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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비평

유쾌한 상상력의 발현-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의 〈공상물리적 춤〉

  춤을 향한 열정과 노력, 자신만의 춤 색깔과 어휘를 명확히 해오면서 꾸준한 작업을 이어나가는 일은 지극히 어렵다. 이를 현실화하고 있는 이가 밝넝쿨이며 그의 단체이다. 2006년 현대무용가 밝넝쿨과 인정주가 창단해 밝넝쿨을 대표로 춤의 정신과 실천을 병행하며 영역을 확장시켜온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의 <공상물리적 춤>이 아르코 소극장에서 118~19일에 있었다. 이 작품은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2018SPAF 공연작, 2019 서울문화재단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선정된 바, 그 기초는 이미 탄탄한 것으로 서울 2020 아시테지 겨울축제의 일환으로 열렸다. 국내최대 아동청소년 예술공연 축제인 아시테지의 프로그램에 포함된 만큼, 조금은 더 아이들을 위해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브제들, 유쾌하면서도 온 가족 모두가 편히 즐길 수 있는 움직임들로 구성되었다. 그럼에도 그 이면에 담긴 주제와 풀어가는 방법론은 가볍지 만은 않다.

 

 

ⓒ FOTOBEE_양동민

 

  <공상물리적 춤>은 감각적 영역의 뿌리이며 상상력의 원천인 공상(Fantasy)과 신체 메커니즘과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인 물리적(Physical) 그리고 물리적 힘과 공상(판타지)의 공존인 춤(Dance)에 근간을 두었다고 한다. 이에 판타지 영화, 애니메이션, 유머, 극단적 변형, 언어와 움직임의 조화 등이 합쳐진 다채로운 이미지들의 펼쳐짐은 하나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았다.

 

 

ⓒ FOTOBEE_양동민

 

  공연이 시작되면, 페트병으로 만든 구형의 대형 오브제가 빛을 받아 빛나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서 6명의 무용수들(주하영, 김은경, 박명훈, 박유라, 김승록, 밝넝쿨)은 온갖 장난감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물체로 가득 찬 공간에서 신체의 물리적 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몸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화려한 색상의 조명과 장난감들은 이색적인 공간감을 제공했고, 각각 개성 있는 움직임과 자신의 행위를 드러내는 소리와 문장들은 변형을 거듭했다. 피지컬하지만 온전히 전문적인 테크닉이 아니라 일상 속 친근한 움직임 어휘로 관객들에게 대화를 시도했기에 불통의 시점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고 있었다.

 

 

ⓒ FOTOBEE_양동민

 

  움직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의 사용은 상대적으로 몸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고 몸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리고 웃음을 짓게 하는 직설적이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소리와 대화는 다소 과학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제목과 주제에서 무장해제 시켰다. 각자의 개성을 확실하게 살린 무용수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 했다. 특히 무용수들의 신체에 대한 획일화된 혹은 고정관념에 박힌 모습에서 탈피해 뚱뚱하거나 마르거나 작거나 큰 다양한 신체가 보여주는 움직임 어휘들은 조화를 이루며 완성도에 기여했다.

 

 

ⓒ FOTOBEE_양동민

 

  <공상물리적 춤>은 일반관객들에게 의미파악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이해와 공감의 순간을 경험토록 한 것이 하나의 수확이었다. 비록 대극장 무대가 아닌 관계로 혹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출로 무게감이 다소 반감되긴 했지만 현대무용의 난해함을 극복하려는 자세와 직관적인 움직임으로 한층 관객층에게 다가간 것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어른들을 위한 혹은 가족 모두를 위한 춤 공연으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

 

 

 

_ 장지원(무용평론가)

사진제공아시테지 코리아(ASSITEJ KOREA) / 작가 ⓒ FOTOBEE_양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