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 Hoon Ok
현대무용계에서 비교적 대중들에게 널리 이름이 알려진 단체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다. 그들은 흥겨운 음악과 넘치는 끼, 다채로운 색감의 의상과 조명을 통해 춤의 대중화에 기여해왔다. 그들 작업의 연계선상에서 <홀라당!> 공연이 2월 18-2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있었다. 이번 <홀라당!>은 오늘날의 경향에 부합하며 일반인과 무용가가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었다. ‘어울림’에 대한 앰비규어스의 정의이자 재해석이었던 작품에서 공연을 함께 제작하는 ‘마이리틀앰비규어스’ 프로젝트는 사람, 음악, 춤이 홀라당 어우러져 에너지를 확장시켰다. 일반적인 커뮤니티댄스의 형태에서 전문성의 확보가 용이하지 않았다면, 앰비규어스의 새로운 춤판에서 확인 가능했던 것은 전문가단 뿐만 아니라 일반인 제작진이 각각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이질감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반인 제작진을 ‘곶감’이라고 부르는 연유를 알 수 없었으나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으로 프로젝트를 점령하겠다는 뜻을 알고 나서는 독특한 발상에 웃음 짓게 했다.
공연은 홀(Whole), 라(Like), 당(dankeschon)의 3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초반부 화이트 무대에서 멈춤과 움직임을 반복했다. 이어서 화려한 조명 속에서 앰비규어스 단원들이 특유의 분절적이고 해체된 움직임으로 기선을 잡았다. 반복되는 흥겨운 음악이 연속성을 가지며 또 다른 리듬을 형성했고, 자칫 유치해보일 수 있는 무지개빛 조명에 무용수들이 그림자로 톤다운 되면서 차분해졌다. 각자의 개인들이 8박자로 한정해 스스로의 움직임을 완성해갔고, 같은 움직임구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일반인과 무용수가 섞이며 조화를 이뤘다. 인원수를 조절해가며 반복되는 춤은 점진적으로 속도감을 더하며 흥겨움과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후반부에는 오케스트라 피트를 위로 들어 올려 시선을 위로 분산시키거나 조명 바턴들을 아래로 내려 감각적인 미장센을 연출했다. 무용수들은 춤추고 일반인들은 원형을 이루며 화합의 이미지를 그려냈고, 서사 없이 움직임만으로 그들의 의도를 확연히 밝혔다.
전문무용수들의 춤이 아닌데도 신선한 느낌을 받은 것은 그들의 열정과 노력임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또한 기량적인 측면에서 일면 차이는 있었으나 무용수들과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그들의 모습은 진정성이 느껴졌다. <홀라당!>은 그들만의 독특한 해석과 개성 있는 움직임 어휘들, 음악의 분석적 사용방법, 무용수와 관객과의 감응 등에서 의미가 있었으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집요하게 보여주는 경로에서 밀도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이 과정은 동전의 양면 같았는데, 일반적인 커뮤니티댄스에서 볼 수 있는 비전문성을 벗어나 체계화된 구조와 힘을 시각화 한 측면이 장점이며 앞서 언급한 밀도감의 부족이 단점이었다. 늘 관객들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홀라당!>에서 보여주었던 시도는 온전히 새롭다고 할 수는 없으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중점을 둘 만 했다.
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사진제공_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