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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 이반의 광기와 카리스마, 영혼을 담아낸 역작: 볼쇼이발레단 <이반 뇌제>

 

Photo by Irina Malakhova/ Bolshoi Theatre

 

유리 그리가로비치(Юрий Николаевич Григорович)의 안무작 <이반 뇌제(Иван Грозный; Ivan the Terrible)>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개인적 소회를 간단히 말하고 싶다. 볼쇼이발레단이 우리나라에 처음 내한한 것은 1988년이었다. 그 해 열렸던 제24회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소련과 문화 교류의 물꼬가 트였고 그때부터 꽤 오랜 햇수동안 볼쇼이발레단과 키로프발레단(현 마린스키)이 번갈아가며 내한공연을 가졌다. 그동안 밀렸던 시험공부를 시켜주는 듯이 러시아(소련) 발레의 역사와 우수성, 고유성을 기록하고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들이 TV에서 방영되었고, 열성적 발레팬이었던 나는 그 모든 영상을 보고 또 보았다. 1986년 영국 BBC에서 제작한 〈The Bolshoi Ballet〉는 그 중 하나였다. 소비에트 혁명 이전의 러시아 황실발레의 전통에서부터 혁명 이후 갈리나 울라노바로 대표되는 소비에트 발레의 전설적 인물들과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시대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였다. 개인적으로 <스파르타쿠스(Спартак)> <이반 뇌제> <황금 시대(Золотой век)> 등 그의 대표작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접했다.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된 <이반 뇌제>는 엄청난 광기를 뿜어내는 카리스마와 무척이나 러시아스러운 색채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키로프발레단에서 발레 커리어를 시작한 그리가로비치는 그곳에서 <석화(Каменный Цветок)>(1957)와 <사랑의 전설(Легенда о Любви)>(1961)를 만들고 1964년에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이 되었다. 이후 1995년까지 자그마치 30여 년 간 예술감독을 유지하면서 말 그대로 볼쇼이와 러시아발레의 한 시대를 지배했다. 2000년을 24년이나 지나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그리가로비치의 시대가 벌써 수십 년 전이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볼쇼이발레의 고유한 색채에는 분명 그의 흔적이 묻어있다. 여전히 <스파르타쿠스>는 볼쇼이발레단의 대표작이고 <백조의 호수>, <지젤> 같은 고전 발레들 역시 그리가로비치의 각색 버전으로 공연되고 있다.

 

<이반 뇌제>는 1975년 2월 초연 이후 1990년까지 공연되었다가 소련의 해체와 함께 소비에트 예술을 감추는 시점에서 무대 위에서 잠시 사라졌던 것 같다. 그 후 2001년에는 크레믈린발레에서, 2003년에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초청으로, 이후 크라스노다르에서 리바이벌하여 무대에 올렸다. 볼쇼이발레단에서는 2012년 11월 리바이벌 작업 이후 현재까지 레퍼토리로 공연되고 있으며, 가장 최근 공연은 2024년 2월 10-11일이었다. 이번에 관람한 2월 10일 저녁 공연에는 아르테미 벨랴코프(Артемий Беляков)가 이반을, 스베틀라나 자하로바(Светлана Захарова)가 아나스타샤로 등장하여 케미스트리를 보여주었으며 예고르 게라셴코(Егор Геращенко)가 쿠릅스키를 맡았다.

  

일리야 레핀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 트레찌야코프 미술관 소장

 

<이반 뇌제>는 16세기 러시아의 류리크 왕조의 초대 차르로 불린 이반 4세에 대한 이야기이다. ‘뇌제(雷帝)’란 “무시무시한” “끔찍한” “경외하는” 등의 의미를 가진 러시아어 ‘грозный’에 대응하는 일본식 조어를 그대로 가져온 말이다. ‘грозный’는 폭풍을 뜻하는 ‘гроза’에서 온 단어이다. 러시아 화가 일리야 레핀(Илья Репин)의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1885)을 보면 광기를 참지 못해 아들의 머리를 쳐서 죽이고서 그를 끌어안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이반 4세의 모습이 생생히 묘사되어 있다. 발레 작품 <이반 뇌제>는 이반 4세에 대해 다각도로 조망하여 폭군 혹은 광인이라는 평면적 이미지에 입체감을 주고 공감과 연민을 끌어내었다.


이 작품에서 제1의 인물이자 작품의 분위기 전체를 좌우하는 캐릭터는 단연코 차르 이반이다. 1막에서 보야르(боярин; boyar, 러시아의 봉건 귀족)들과 쿠릅스키 대공의 다이내믹한 군무가 한 차례 지나간 후, 정적과 함께 등장하는 이반 4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위엄’이다. 무대의 가운데 세워진 단상 위 황금빛 차르의 의자에 핀 조명이 떨어진다. 그 위에는 이반 4세가 다소 거드름을 부리며 앉아있다. 그 누구도 올라갈 수 없는 권력의 절정을 외로이 차지하고 있는 이 남자는 느리게 성호를 긋고 천천히 신하와 귀족들을 내려다보며 매우 큰 보폭으로 느릿느릿 걸어 내려온다. 첫 등장 씬으로 모든 사람들의 흐트러진 시선을 끌어당긴다. 무대 위로 내려온 이반은 부리부리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보야르들은 그 앞에서 벌벌 떤다. 과장된 동작과 표정은 소비에트 드라마 발레의 전통을 보여준다. 그리가로비치는 이 작품을 위해 프로코피예프(Сергей Прокофьев)의 다양한 음악을 편집하여 사용하였는데, 이반을 상징하는 모티프는 러시아의 영화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쉬쩨인(Сергей Эйзенштейн)의 영화 <이반 뇌제>를 위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테마곡을 끌어왔다. 이반은 곧이어 무대의 모든 영역이 자신의 것임을 천명하듯 자신의 테마에 맞추어 무대의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를 가로지르며 힘 있게 점프를 한다. 이 모티프는 카잔 칸국과 아스트라한 칸국에서 타타르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 때에도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Photo by Irina Malakhova/ Bolshoi Theatre

 

용맹하고도 위엄 있는 이반은 사랑하는 아내 아나스타샤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믿음직하며 순정적인 남편의 모습으로 변한다. 실제로도 이반 4세가 각별히 사랑했던 것으로 알려진 아나스타샤는 천사 혹은 성녀와 같은 아름다움의 극치로 묘사된다. 이반과 아나스타샤의 사랑의 이인무는 여러 번 등장하는데, 매 장면이 한 편의 시와 같다. 왕후로 처음 선택받았을 때는 그 둘의 사랑의 맹세가 성스럽게 표현되며, 타타르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오랜만의 해후에서는 재회의 기쁨에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러시아의 민속적 리듬과 어우러진다. 이반이 원인모를 병에 걸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할 때는 아나스타샤 역시 그 괴로움을 통감하며 안타까움의 춤을 춘다.


작품에서 숨이 멎을 정도로 슬프고도 아름다운 부분은 보야르들의 계략으로 아나스타샤가 독을 마시고 살해당한 후의 장면이다. 이때부터 이반이 점점 괴팍해지고 망상에 시달리며 광기에 시달리게 된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비통함과 아내에 대한 그리움, 늘 자신의 목숨과 권력을 노리는 귀족들에 대한 견제와 믿었던 쿠릅스키에 대한 배신감 등이 뒤섞인 감정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이 발작적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하늘을 향해 성호를 긋다가도 저주를 퍼붓고 아내의 죽음에 애통함을 울부짖는다. 아나스타샤를 너무도 그리워한 나머지 수의를 입고 염포로 묶인 아나스타샤가 환영으로 나타나 둘은 사랑과 이별의 이인무를 춘다. 교회당의 석조 관으로 보이는 단상에서 이반의 등에 실려 고요히 내려와 추는 이 이인무에서 아나스타샤는 공기처럼 가벼우며 유령처럼 은밀하고 투명해 보인다. 이 춤이 끝나갈 때 즈음, 유일하게 이반의 광기를 잠재울 수 있었던 아나스타샤가 사라지고 나면 곧이어 불어 닥칠 피바람과 숙청이 예견된다. 이반의 생애에서도 이 작품에서도 대단한 전환점이 되는 지점이다.

  

Photo by Irina Malakhova/ Bolshoi Theatre

 

아나스타샤를 독살했던 보야르들을 처단하고 자신의 친위 군대인 오프리치니키(опричники) 체제를 구축하여 봉건 제도에서 전제 군주제로 왕권을 확립하는 클라이맥스와 결말까지 이반의 광기는 절정에 달한다. 스스로 어릿광대로 변장하여 보야르를 죽이는 장면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극한의 상태가 될 때까지 도약을 하고 빠르게 턴을 하면서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신들린 듯한 광기를 내뿜는 이반의 카리스마는 독보적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객석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권력을 과시하려는 이반의 몸짓이 잔상에 오래 남는다.


안무가는 이반의 대척점에 있는 젊고 준수한 장군으로 쿠릅스키 대공을 설정하였다. 그는 실제로 이반 4세의 참모였지만 무차별적 숙청에 위기감을 느끼고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인물이다. 발레 작품에서는 약간의 픽션을 가미하여 아나스타샤가 왕후가 되기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인물로 등장한다. 보야르들의 틈에서 이반을 질투하다가 결국 아나스타샤를 독살하는 것을 방관하고 괴로워하면서 러시아를 탈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쿠릅스키는 이반의 광적이고 과시적인 춤과 대비되는 깔끔하면서도 신사적이지만 힘 있는 움직임을 구사한다.

  

Photo by Irina Malakhova/ Bolshoi Theatre

 

그리가로비치 특유의 안무나 음악적 해석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스파르타쿠스>에서 익히 보았듯이, 역동적인 남성 군무는 그 자체로 관객들의 심장을 울릴 정도로 원초적이다. 오케스트라의 악기 연주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춤을 절묘하게 배열하는 음악적 표현은 춤의 청각화, 음악의 시각화를 구현한다. 늘 권모술수를 꾀하며 이반의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도사리고 있는 보야르들이나 러시아를 침략한 타타르인들은 비굴하고 구부정한 자세와 다리를 벌리고 야만적으로 움직이기에 ‘악’의 그룹임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민중들의 춤, 보야르들의 춤, 타타르들의 춤, 승리의 여신과 죽음의 신을 상징하는 캐릭터와 함께 회오리처럼 쉴 새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며 무대를 가득 채우는 움직임들로 인해 작품은 한 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역사적 내러티브를 극적으로 풀어내는 데에 무대와 의상 일체를 디자인한 시몬 비르살라제(Симон Вирсаладзе)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어둡고 추운 러시아의 중세 풍경을 보여주는 듯 모스크바 크레믈린 궁의 성당과 러시아 정교회의 이콘화를 배경으로 하여 세 개의 검은 색 원통 망사막이 세워진 무대는 어두침침하다. 인물이 등장하거나 이야기를 진행할 때마다 망사막에 조명을 넣어 인물들의 움직임을 보여주거나 원통이 돌아가면서 무대가 열리는 식으로 내러티브를 전개시켰다. 조명이 비추고 꺼지는 효과만으로 인물들간의 논쟁과 갈등을 표현하는 연출이 탁월하다. 물리적 등퇴장뿐 아니라 원통의 여닫음으로 화제를 전환시키고 무대 위 집중 포인트를 부각시켰다. 또한 크레믈린의 ‘이반의 종루’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종을 무대 위에 달아 결혼이나 전투, 승리 등 장면이 전환할 때마다 종지기들이 등장하여 이 종을 울린다. 이는 차르의 왕권의 상징이자 곧 러시아의 운명을 상징하는 장치이다.


<이반 뇌제>는 러시아의 역사, 인물, 문화, 예술을 매우 러시아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그리가로비치의 다른 작품들만큼 외국에서 공감을 자아내기 힘든 작품이 아닐까, 공연을 보기 전에는 섣부른 짐작을 했었다. 러시아의 역사나 문화를 자국민들만큼 알지 못하기에 외국인 관객으로서 민족적 동질성을 갖지는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들을 초월할 만큼의 호소력과 예술성이 이 작품에는 담겨있다. 과거에는 다분히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민중들에게 어필했을 법한 작품이 오늘날 그 메시지의 의미가 무력해질 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작품이 메시지를 뛰어 넘는 미학적 예술성을 보여줄 수 있다면 관객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여전히 작품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반 뇌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Photo by Irina Malakhova/ Bolshoi Theatre

 


글_ 이희나(춤평론가)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A masterpiece that captures the madness, charisma, and soul of Tsar Ivan: Bolshoi Ballet's  〈Ivan the Terrible〉



Before talking about Yuri Grigorovich's choreography , I would like to briefly share my personal memory. The first time the Bolshoi Ballet came to Korea was in 1988. The 24th Seoul Olympics held that year opened the way for cultural exchanges with the Soviet Union, and from then on, the Bolshoi Ballet and the Kirov Ballet (now the Mariinsky) took turns in performing in Korea for quite a long time. Documentaries recording and introducing the history, excellence, and uniqueness of Russian (Soviet) ballet were aired on TV, as if to help me study for exams, and as a passionate ballet fan, I watched all the videos over and over again. “The Bolshoi Ballet,” produced by the BBC in 1986, was one of them. It was a documentary that shed light on the traditions of Russian imperial ballet before the Soviet Revolution, the legendary figures of Soviet ballet represented by Galina Ulanova, and the era of Yuri Grigorovich after the Revolution. Personally, I first encountered his representative works such as 〈Spartacus〉〈Ivan the Terrible〉 and 〈The Golden Age〉 through this program. 〈Ivan the Terrible〉, introduced in the documentary, aroused curiosity with its charisma that exudes tremendous madness and its very Russian-like coloring.


Grigorovich, who began his ballet career at the Kirov Ballet, created 〈Stone Flower〉(1957) and 〈Legend of Love〉(1961) there, and became the artistic director of the Bolshoi Ballet in 1964. Afterwards, he remained artistic director for about 30 years until 1995, literally dominating an era in the Bolshoi and Russian Ballet. As of now, 24 years have passed since 2000, Grigorovich's era has already passed several decades ago, but his traces are still evident in the unique color of the Bolshoi Ballet. 〈Spartacus〉is still the Bolshoi Ballet's representative work, and classic ballets such as 〈Swan Lake〉 and 〈Giselle〉 are also performed in Grigorovich's adapted versions.


〈Ivan the Terrible〉 was performed from its premiere in February 1975 until 1990, and seems to have disappeared from the stage for a while when Soviet art was hidden with the dissolution of the Soviet Union. Afterwards, it was staged at the Kremlin Ballet in 2001, at the invitation of the Paris Opera Ballet in 2003, and later in Krasnodar in a revival. The Bolshoi Ballet has been performing it as part of its repertoire since its revival in November 2012, and the most recent performance was February 10-11, 2024. At the evening performance on February 10th that I watched this time, Artemy Belyakov(Артемий Беляков) appeared as Ivan, Svetlana Zakharova(Светлана Захарова) appeared as Anastasia and showed chemistry, and Egor Gerashchenko(Егор Геращенко) took charge of Kurbsky. .


〈Ivan the Terrible〉 is the story of Ivan IV, who was called the first Tsar of the Rurik Dynasty of Russia in the 16th century. ‘Thunder Emperor’ is a word derived directly from the Japanese equivalent of the Russian word ‘грозный’, which has meanings such as “terrible” and “reverent.” ‘грозный’ comes from the word ‘гроза’ which means storm. In 〈Ivan the Terrible and His Son〉(1885) by the Russian painter Ilya Repin, the image of Ivan IV, unable to bear his madness, kills his son by striking his son on the head, and then hugs him in shock, is vividly depicted. The ballet 〈Ivan the Terrible〉 looked at Ivan IV from various angles, giving a three-dimensional feel to the flat image of a tyrant or a madman and eliciting empathy and compassion.


The most important character in this work and the character that influences the entire atmosphere of the work is by far Tsar Ivan. In Act 1, after the dynamic group dance of the boyars and the Prince Kurbsky, the sight of Ivan IV appearing with his political opponents is a ‘majesty’ in itself. A pin light falls on the golden Tsar's chair on the platform erected in the center of the stage. On it sits Ivan IV, looking rather pompous. This man, who alone occupies the peak of power that no one can climb, slowly makes the sign of the cross and slowly walks down with very long strides, looking down at his subjects and nobles. In his first appearance, he attracts everyone's distracted attention. Ivan, who has come down to the stage, looks around him with his beaky eyes, and the boyars tremble before him. The exaggerated movements and facial expressions reflect the traditions of Soviet drama ballet. Grigorovich edited and used various pieces of Prokofiev's music for this work, and the motif symbolizing Ivan was composed by Prokofiev for the film 〈Ivan the Terrible〉 by Russian film director Sergei Eisenstein. A theme song was brought out. Ivan then vigorously jumps from one end of the stage to the other to his theme, as if declaring that all areas of the stage are his. This motif is also used repeatedly in the victorious battles against the Tatars in the Kazan Khanate and Astrakhan Khanate.


The brave and dignified Ivan changes into an infinitely gentle, trustworthy, and pure husband in front of his beloved wife, Anastasia. In fact, Anastasia, who is known to have been especially loved by Ivan IV, is depicted as the pinnacle of beauty, like an angel or a saint. The love dance between Ivan and Anastasia appears several times, and each scene is like a poem. When she is first chosen as queen, the oath of love between the two is sacredly expressed, and after a long time since she won the battle against the Tatars, the process of moving from joy of reunion to happiness is harmonized with Russian folk rhythm. When Ivan suffers from an illness of unknown origin and is in so much pain that he cannot control his body, Anastasia also feels the pain and dances her sorrowful dance.


A breathtakingly sad yet beautiful part of the work is the scene after Anastasia is killed by the boyars' trickery by drinking her poison. From this point on, Ivan becomes increasingly eccentric, suffers from delusions, and suffers from madness. He appears to be suffering from a mixture of emotions, including the grief of losing his beloved wife, his longing for her, the check against the nobles who always aim for his life and power, and the sense of betrayal towards Kurupski, whom he trusted, and so on. He makes the sign of the cross toward the sky, but then curses and cries out in sorrow over the death of his wife. He misses Anastasia so much that Anastasia, dressed in a shroud and tied with salt cloth, appears as her illusion and the two dance a dance of love and separation. In this two-person dance, in which Anastasia quietly descends and dances on Ivan's back from a platform that appears to be a stone coffin in a church, Anastasia appears as light as air and as secret and transparent as a ghost. At the end of this dance, when Anastasia, who was the only one who could calm Ivan's madness, disappears, she foresees the bloodshed and purges that will soon follow. It is a great turning point in Ivan's life and in this work.


Ivan's madness reaches its peak until the climax and ending, when he punishes the boyars who poisoned Anastasia and establishes his own personal army, the Oprichniki (опричники) system, establishing royal authority from a feudal system to a despotic monarchy. The scene where he disguises himself as a clown and kills the boyar is even gruesome. Ivan's charisma is unrivaled as he jumps to the limit, turns quickly, and moves across the stage, exuding a maniacal madness. Even after the performance is over, Ivan's gesture of widening his eyes towards the audience and showing off his power remains in the afterimage for a long time.


The choreographer set the Prince Kurbsky as a young and respectable general who is the opposite of Ivan. He was actually a member of Ivan IV's staff, but felt threatened by the indiscriminate purges and went into exile in Lithuania. The ballet, with a touch of fiction, presents the character that Anastasia had in mind even before she became queen. The story unfolds as he becomes jealous of Ivan amidst the boyars, and eventually tolerates the poisoning of Anastasia and escapes from Russia in agony. Kurbsky uses clean, gentlemanly yet powerful movements that contrast with Ivan's manic and ostentatious dancing.


Grigorovich's unique choreography and musical interpretation are so excellent that they need no further mention. As we have seen in 〈Spartacus〉, the dynamic male group dance itself is so primitive that it touches the hearts of the audience. The musical expression of exquisitely arranging women's and men's dances according to the orchestra's instrumental performance realizes the auralization of dance and the visualization of music. The boyars, who are always plotting intrigues and lurking around to usurp Ivan's power, or the Tatars who invaded Russia, are intuitively revealed to be an 'evil' group due to their servile, stooped posture and spread legs and barbaric movements. The dance of the people, the dance of the boyars, the dance of the Tatars, the characters symbolizing the goddess of victory and the god of death, and the movements that fill the stage, appearing and disappearing continuously like a whirlwind, make it impossible to take your eyes off the work. .

  

In dramatically unfolding this historical narrative, the role of Simon Birsaladze (Симон Вирсаладзе), who designed all the stage and costumes, cannot be left out. The stage is gloomy, with three black cylindrical curtains erected against the background of the Moscow Kremlin cathedral and the icon painting of the Russian Orthodox Church, as if showing the dark and cold medieval landscape of Russia. Each time a character appeared or the story progressed, the narrative was developed in such a way that lights were added to the mesh curtain to show the characters' movements or the cylinder rotated to open the stage. The directing is excellent, expressing arguments and conflicts between characters using only the effects of lighting on and off. Not only did the physical entrance and exit, but also the opening and closing of the cylinder changed the topic and highlighted the point of focus on the stage. In addition, a huge bell reminiscent of the Kremlin's ‘Ivan's Bell Tower’ is hung on the stage, and bell ringers appear and ring this bell whenever the scene changes, such as a wedding, battle, or victory. This is a symbol of the Tsar's sovereignty and a device that symbolizes the fate of Russia.


〈Ivan the Terrible〉 is a work that embodies Russian history, characters, culture, and art in a very Russian way. So, before seeing the performance, I had a hasty guess that this work would be as difficult to evoke sympathy in foreign countries as Grigorovich's other works. Since they do not know Russian history or culture as much as their own citizens, they may not have ethnic homogeneity as foreign audiences. However, this work contains enough appeal and artistry to transcend them. How can a work that may have contained a political message and appealed to the public in the past survive when the meaning of that message has become meaningless today? If a work can show aesthetic artistry that goes beyond its message, audiences can still enjoy the work in a new way. And you can experience this through 〈Ivan the Terrible〉.


  

Written by Heena Lee (Dance cri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