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공장 바닥소리라는 단체명에는 사회의 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리로 세상에 전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같은 의미는 사회성 짙은 바닥소리의 레퍼토리 작품 목록을 보면 한층 더 피부에 와 닿는다. 분단 현실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통일의 염원을 담은 〈닭들의 꿈, 날다〉,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닥터 2478〉, 5.18 민주화투쟁을 주제로 한 〈방탄철가방-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 해녀들의 항일운동을 다룬 〈해녀탐정 홍설록〉, 전태일 열사의 생애를 모티브로 노동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판소리 〈TALE〉에 이르기까지, 단체명처럼 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눈물과 외침으로 점철되어 있는 작품들이다. 작품 면면마다 과거에는 ‘민초’라고 불리던 사람들, 이른바 ‘민중’의 삶과 투쟁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지난해 초연된 최신작 〈체공녀 강주룡〉에서는 항일 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였던 강주룡을 무대 위로 불러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이 사업의 취지는 다년간 체계적인 개발과정이 필요한 공연예술 창작프로젝트에 대해 리서치·개발·제작·유통 등 창작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데 있다. 선정단체는 최대 3개년 동안 지원을 받게 되어 좀 더 안정적으로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데, 현행 지원체계에서 창작과 발표에 치중해 결과적으로 일회성 신작이 범람하게 된 현실을 돌아보면 앞으로 지원사업의 방향성에서도 이 같은 중장기지원에 보다 힘을 실을 필요가 있다.
지난해 3월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3일간 3회차로 초연을 올린 〈체공녀 강주룡〉은 올해는 같은 공연장에서 3월 8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9회차로 공연기간과 회차를 대폭 늘려 더욱 많은 관객들과 만났다. 공연 개막일인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인 것도 공연 외적으로 의미를 더해주었다.
이 소설이 다른 장르로 만들어진다면, 우리 소리였으면 좋겠다
강주룡은 1931년 평원고무공장 동맹파업을 주도하며 지상 12m 높이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가 공장 노동자의 참상을 알린 노동운동가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사 최초의 고공농성이다. 당대 신문과 잡지에서는 강주룡을 ‘체공녀(滯空女)’라고 명명하며 그의 싸움을 알렸다.
강주룡의 싸움은 1930년 8월 평양고무공업조합이 노동자들에게 종래 임금의 17%를 삭감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노동자들은 이에 반발해 파업을 시작했고, 49명의 파업단은 단식투쟁으로 저항했다. 파업을 주도한 강주룡은 일본 경찰에 의해 공장에서 쫓겨난 뒤 을밀대에 올라가 “여성 해방, 노동 해방”을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후 경찰에 체포되어 일주일의 구류처분을 받았고, 옥중에서도 54시간의 단식을 결행했다. 건강 악화로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출감 두 달 만인 1931년 8월 13일, 평양 빈민굴에서 서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2018년 동명 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박서련 작가는 수상 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80년 전 강주룡의 모습에 우리의 오늘이 겹쳐 있다고 느꼈다”며 “한반도 최초의 고공농성 노동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신선했고, 남들이 쓰기 전에 내가 먼저 그를 소설로 쓰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또한 박서련 작가는 “이 소설이 다른 장르로 만들어진다면, 우리 소리였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바닥소리의 소리극은 이에 대한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응답이 되었다. 속도감 있게 읽히는 소설의 글맛은 소리꾼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한 말맛을 얻어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간다. 〈딸에 대하여〉, 〈우투리: 가공할 만한〉,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 등에서 호흡을 맞춰 온 홍단비 작가와 이기쁨 연출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고, 〈적벽〉에서 화려한 군무를 보여준 김봉순 안무가가 움직임을 담당했다.
아주 작은 것에서 아주 큰 것이 난다
소리극은 강주룡의 생애를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분해 보여준다. 1장은 최전빈과 결혼해 항일독립투쟁에 나섰던 시기를, 2장은 최전빈이 죽고 평양으로 가서 고무공장 직공으로 일하던 시기, 3장은 공장의 임금삭감에 반발해 파업을 주도한 시기를 다룬다. 이에 따라 극은 네 명의 배우가 강주룡을 맡는 4인 1역 체제로 구성된다. 각 부마다 새로운 배우가 등장해서 강주룡의 목소리를 일신해 그의 생애를 이어 부르는 형식이다. 1장에서는 김은경, 2장에서는 임지수, 3장에서는 정지혜가 강주룡으로 분하고, 강나현은 도창으로 극 전체를 아우른다. 이 같은 다인 일역 캐스팅은 강주룡이 무대 위 특정 캐릭터나 배우 개인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굴곡 많았던 그 시절을 살아낸 ‘그들’ 모두이자 그 시절을 거쳐 오늘까지 이어지는 ‘우리’ 모두로 인식을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세 명의 배우가 이어달리기를 하듯 무대에 차례로 등장해 강주룡으로 살아가는 동안 강나현은 무대 한쪽 혹은 구조물 위에서 강주룡을 지켜보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거나 그의 내면을 서술한다. 이러한 인물 배치는 강주룡의 목소리로 강주룡의 이야기를 다시 듣는 듯한 착시를 주며 객석과 무대의 거리를 절묘하게 조절한다. 중간 휴식시간이 없는 130분의 공연에서 배우가 교체되는 순간은 일종의 휴지부 역할을 하는데, 관객들은 강주룡의 생애 변곡점에서 다른 배우가 등장할 때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배우의 변화를 따라 자연스럽게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 된다.
1장에서 2장으로, 2장에서 다시 3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강주룡의 세계는 점점 확장된다. 가난한 집에서 긴 겨울 동안 추위와 허기를 면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던 주룡은 전빈과 혼인하며 대한통의부 일원이 되어 항일독립투쟁에 나선다. 전빈이 사망하고 나서 고무공장에 들어간 주룡은 “제 한 몸 재미나게 살면 그만”인 ‘모단 껄’로 살고자 하지만 공장 동무 삼이를 대신해 동맹파업에 참여한다.
그리고 주룡의 걸음이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은 을밀대 지붕 위다. 을밀대에 오르기 전 주룡은 이미 죽음을 각오한 상태다. 서간도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는 동안 독립운동으로, 다시 노동운동으로 확장되어 온 강주룡의 세계는 을밀대 위 ‘체공’을 통해 하늘에 가 닿는다. “아주 작은 것에서 아주 큰 것이 난다. 난다. 난다. 날아오른다”라는 서곡의 노래가사가 을밀대 하늘과 만나는 것이다.
“우리는 49명 파업단의 임금삭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결국은 평양지역 2,300명 고무공장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원인이 될 것이므로 죽기로써 반대하는 것입니다. (중략) 이래서 나는 죽음을 각오하고 이 지붕 위에 올라왔습니다. 나는 평원고무 사장이 이 앞에 와서 임금삭감을 취소하기까지는 결코 내려가지 않겠습니다. (중략) 누구든지 이 지붕 위에 사다리를 대 놓기만 하면 나는 곧 떨어져 죽을 뿐입니다.”
1931년 7월 5일 발행된 잡지 <동광>에 실린 강주룡의 을밀대 연설문 일부다.
평양고무공장 고무직공 강주룡입네다
강주룡을 움직인 것은 애국심이나 노동자 해방 같은 거창한 대의가 아니다. 주룡은 “당신이 좋아서, 당신이 독립된 나라에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했다는 남편 전빈의 진솔한 고백에 감복해 그와 함께 대한통의부에 입단하고, 주룡보다 앞서 동맹파업에 참여한 동무 삼이가 남편에게 이혼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파업단을 나오게 되자 그를 대신해 파업단에 들어간다.
이 같은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동기에서 출발해 ‘타고난 싸움꾼’에 이르는 주룡의 싸움은 독립운동가로, 노동운동가로의 싸움만은 아니다. 주룡은 여자라고 독립군이 되지 말라는 법 있냐며 호기롭게 대한통의부에 입단하고, 여공 주제에 ‘모단 껄’을 꿈꾸냐며 비웃음을 당하자 “구남성의 박해를 받았으니 모단 껄 될 자격 충분하도다”라고 응수한다. 그는 파업에 참여해서도 “조선의 모든 노동하는 여성들의 단결”을 외치며 이것이 여성의 싸움임을 잊지 않는다.
주룡은 부대장 백광운과 함께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도 전빈의 질투와 의심에 시달리며 상처와 원망을 쌓고 전빈이 죽은 뒤에는 시어머니에 의해 남편 살인범으로 몰려 중국 경찰서에 구금되었다가 풀려나기도 한다. 또 파업단에서 계급투쟁과 관련된 교육을 받은 뒤 조선노동당 당원 정달헌에게 남성 지식인들이 노동자가 으뜸이고 근본이라고 입으로 말하는 것과 달리 노동자를 계도와 계몽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비판을 가한다. 극은 치열한 전장 안에서 여성이면서 조선인으로 또 노동자로 두 겹의 싸움을 해야 했던 주룡의 현실을 에둘러 가지 않고 직시하게 만든다.
“존경하는 인민 여러분, 평양고무공장 고무직공 강주룡입네다”라는 주룡의 자기 선언은 공연 마지막에 이르러 “저기 사람이 있다”라는 외침으로 완성된다. 주룡은 여성, 조선인, 노동자, 그리고 사람이었다. 90년 전 을밀대 위 강주룡의 외침은 소리극 〈체공녀 강주룡〉 무대 위에서 우리의 현재와 공명한다.
대한조선공사(현 HJ중공업)의 마지막 해고노동자인 용접공 김진숙은 1986년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징계해고를 당했다. 이후 그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국내 최장기 해고노동자라는 타이틀과 함께 37년간의 기나긴 복직투쟁을 이어간다. 2011년에는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측의 노동자 400명 정리해고 결정에 반발하여 309일간의 크레인 고공농성으로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했다.
김진숙의 37년간의 길고도 길었던 싸움은 지난 2022년 2월 명예복직 후 퇴직이라는 상징적인 행사로 막을 내렸지만 지금도 ‘체공’을 통해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치는 현재의 강주룡‘들’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LCD 핵심 부품인 편광판을 만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생산직 노동자 소현숙과 박정혜는 사측의 일방적인 기업 청산에 반발하며 올해 1월 8일부터 현재까지 100여 일이 넘는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사람이 있다. 여기에도, 또 저기에도. 사방 곳곳에 강주룡‘들’이 있다. ‘바닥’의 ‘소리’를 부르는 무대 위 강주룡의 목소리가 더욱 큰 울림을 주는 이유다.
글_ 윤단우(공연칼럼니스트)
사진제공_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There are people, then and there and now and here: Pansori factory Badaksori 〈Hanging Girl Kang Ju-ryong〉
The name of the group, Pansori Factory Badaksori, contains the meaning of conveying the stories of people at the bottom of society to the world through sound. This meaning becomes even more evident when we look at the list of repertoire works with deeply social floor sounds. 〈Dreams of Chickens, Fly〉, which once again reminds us of the reality of division and contains the wish for unification, 〈Doctor 2478〉, which deals with a case of spy manipulation, 〈Bulletproof Iron Bag - The Man Who Became a Delivery God〉, which deals with the theme of the May 18 democratization struggle, and the resistance of the female divers against Japan. From 〈Hong Seol-rok〉, which deals with the movement, to 〈TALE〉, a documentary pansori that tells the story of the labor site based on the life of Jeon Tae-il, these works are filled with the tears and cries of people on the floor, as the name of the group suggests. Every aspect of the work is filled with heavy messages about the lives and struggles of the so-called ‘people’, people who were called ‘the grassroots’ in the past.
The latest work, “Kang Ju-ryong,” which premiered last year, brought Kang Ju-ryong, an anti-Japanese activist and labor activist, to the stage. This work was selected for the Korea Arts Council's Performing Arts Mid- to Long-Term Creation Support Project. The purpose of this project is to support the entire creative process, including research, development, production, and distribution, for performing arts creative projects that require a systematic development process over many years. Selected organizations will receive support for up to three years, allowing them to focus on creation in a more stable manner. Looking back on the reality that the current support system focuses on creation and presentation, resulting in a flood of one-off new works, the direction of support projects in the future should also be this. There is a need to put more emphasis on mid- to long-term support.
〈Kang Ju-ryong〉, which had its premiere in 3 performances over 3 days at the Daehakro Arts Theater in March last year, was performed 9 times over 9 days from March 8 to 17 at the same venue this year, greatly increasing the performance period and number of performances, attracting even more audiences. met with people The fact that March 8th, the opening day of the performance, was International Women's Day also added meaning outside of the performance.
If this novel is made in a different genre, I hope it will be our sound
Kang Ju-ryong was a labor activist who led the allied strike at the Pyeongwon Rubber Factory in 1931 and climbed onto the roof of Eulmildae, 12 meters above the ground, to publicize the tragic conditions suffered by factory workers. He was the first high-altitude sit-in protester in the history of our country's labor movement. Newspapers and magazines of the time named Kang Ju-ryong ‘Che Gong Nyeo (滯空 Woman)’, and she publicized his fight.
Kang Ju-ryong's fight began in August 1930 when the Pyongyang Rubber Industry Association unilaterally notified workers that they would cut 17% of their regular wages. Workers started a strike in protest, and 49 strikers resisted through a hunger strike. After Kang Ju-ryong, who led the strike, was kicked out of the factory by Japanese police, she continued her protest by climbing to Eulmildae and shouting, “Women’s liberation, labor liberation.” She was later arrested by the police and was detained for a week and fasted for 54 hours while in prison. Released on bail due to poor health, he died at the age of 30 in a slum in Pyongyang on August 13, 1931, two months after being released from prison.
Author Park Seo-ryun, who won the Hankyoreh Literary Award for a novel of the same name in 2018, said in an interview with the Hankyoreh after winning the award, “I felt that our today overlaps with the image of Kang Ju-ryong 80 years ago,” and “It is refreshing that the first high-altitude sit-in worker on the Korean Peninsula was a woman.” “I wanted to write him in a novel first before others did,” he said, explaining his motivation for writing.
In addition, author Park Seo-ryeon expressed her wish, “If this novel is made in another genre, I hope it will be our sound,” and Badaksori’s sound play was the perfect response to this. The novel's writing style, which is read at a rapid pace, takes on a new dimension by gaining the vivid taste of words through the singer's voice. Writer Hong Dan-bi and director Lee Ki-ppeum, who have worked together on 〈About My Daughter〉, 〈Uturi: Formidable〉, and 〈I Am a Funny Camel〉, teamed up once again, and choreographer Kim Bong-soon, who showed off a spectacular group dance in 〈Red Cliff〉 was in charge of the movement.
From something very small, something very big emerges
The sound play divides Kang Ju-ryong’s life into three major chapters. Chapter 1 covers the period when she married Choi Jeon-bin and participated in the anti-Japanese independence struggle, Chapter 2 covers the period when Choi Jeon-bin died and went to Pyongyang to work as a worker at a rubber factory, and Chapter 3 covers the period when she led a strike in protest against wage cuts at the factory. Accordingly, the play is composed of four actors playing Kang Joo-ryong. In each part, a new actor appears and renews Kang Ju-ryong's voice, continuing his life. In Chapter 1, Kim Eun-kyung plays Lim Ji-su in Chapter 2. In Chapter 3, Jeong Ji-hye plays Kang Joo-ryong, and Kang Na-hyeon plays Do-chang throughout the play. This casting of multiple people in one role expands the perception that Kang Joo-ryong exists not only as a specific character or actor on stage, but as all of 'them' who survived those turbulent times and all of 'us' who have lived through those times and continue to this day. It plays a role.
While the three actors appear on stage one after another as if running in succession and live as Kang Ju-ryong, Kang Na-hyun watches Kang Ju-ryong from one side of the stage or from a structure and explains the situation at the time or describes his inner self. This arrangement of characters gives the illusion of hearing Kang Ju-ryong's story again in his voice and exquisitely adjusts the distance between the audience and the stage. In a 130-minute performance with no intermission, the moment when an actor is replaced serves as a kind of pause, and whenever a different actor appears at an inflection point in Kang Ju-ryong's life, the audience takes a moment to catch their breath and naturally moves on to the next chapter by following the actor's change. I will go.
As the story unfolds from Chapter 1 to Chapter 2, and from Chapter 2 to Chapter 3, Kang Ju-ryong's world gradually expands. Joo-ryong, whose biggest concern was to avoid cold and hunger during the long winter in a poor family, marries Jeon Bin, becomes a member of the Korean Council, and embarks on an anti-Japanese independence struggle. Joo-ryong, who went to work at a rubber factory after Jeon Bin's death, wants to live as a 'modan keul' who "just wants to have fun", but participates in an alliance strike on behalf of his factory comrade Sam-i.
And the final destination of Joo-ryong's steps is on the roof of Eulmildae. Before ascending to Eulmildae, Juryong had already prepared for his death. Kang Ju-ryong's world, which expanded into the independence movement and the labor movement while moving from West Jiandao to Pyongyang, reaches the sky through 'hanging' on Eulmildae. “From something very small, something very big emerges. It flies. It flies. The lyrics of the overture, “I’m soaring,” meet the sky at Eulmildae.
“We do not consider the wage cut of the 49 strikers to be important. This will ultimately lead to a cut in the wages of 2,300 rubber factory workers in Pyongyang, so we are opposing it to the death. (omitted) This is why I came up on this roof, prepared to die. I will never come down until the president of Pyeongwon Rubber comes here and cancels the wage cut. (omitted) If anyone puts a ladder on top of this roof, I will fall to my death.”
This is part of Kang Ju-ryong’s Eulmildae speech published in the magazine
This is Kang Ju-ryong, a rubber worker at the Pyongyang Rubber Factory
What moved Kang Ju-ryong was not a grand cause such as patriotism or workers' liberation. Joo-ryong was moved by her husband Jeon Bin's sincere confession that he devoted himself to the independence movement because "I like you and want you to live in an independent country," and joined him in the Korean Unification Ministry. Sam-i, a comrade who participated in the strike before Joo-ryong, When her husband leaves the strike team out of fear that he might divorce her, she joins the strike team in his place.
Joo Ryong's fight, which starts from such personal and humanistic motivations and progresses to becoming a 'natural fighter,' is not just a fight as an independence activist or labor activist. Joo-ryong curiously joins the Daehan Tonguibu, asking if there is a law that prohibits women from becoming independent soldiers. When a female worker ridicules her by asking if she dreams of becoming a 'Modan Gkeul', she responds by saying, "I was persecuted by the old male sex, so I am fully qualified to become a Modan Gkeul." . Even when participating in strikes, she never forgets that this is a women's fight, calling for "unity of all working women in Joseon."
Even though Joo-ryong successfully carries out the operation with his unit commander, Baek Kwang-woon, he suffers from Jeon Bin's jealousy and suspicion, accumulating hurt and resentment. After Jeon Bin's death, his mother-in-law accuses him of her husband's murder and is detained at a Chinese police station before being released. I pray. After receiving education related to class struggle at the strike group, he criticized Jeong Dal-heon, a member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 saying that he views workers as objects of guidance and enlightenment, unlike male intellectuals who say that workers are the best and fundamental. The play makes us face the reality of Joo-ryong, who had to fight twice as a woman, a Korean, and a worker in a fierce battlefield, without going around it.
Ju-ryong’s self-declaration, “Respected people, I am Kang Ju-ryong, a rubber worker at the Pyongyang Rubber Factory,” is completed at the end of the performance with the cry, “There is a person over there.” Joo Ryong was a woman, a Korean, a worker, and a person. Kang Ju-ryong’s cry from Eulmildae 90 years ago resonates with our present on the stage of the sound play “Kang Ju-ryong”.
Kim Jin-sook, a welder who was the last laid-off worker at the Korea Shipbuilding Corporation (now HJ Heavy Industries), was taken to the Daegong branch office in 1986 for her labor union activities, was tortured, and was subject to disciplinary dismissal. Afterwards, he claimed her unfair dismissal and continued his long 37-year struggle for reinstatement, along with the title of the longest-term laid-off worker in the country. In 2011, she protested Hanjin Heavy Industries (now HJ Heavy Industries)'s decision to lay off 400 workers and stood in solidarity with the laid-off workers through a 309-day high-altitude crane sit-in.
Kim Jin-sook's long, 37-year fight ended with the symbolic event of honorable reinstatement and retirement in February 2022, but the fight of the current Kang Joo-ryongs, who still shout "there are people here" through "hangover," is It's still going on. So Hyun-sook and Park Jeong-hye, production workers at Korea Optical Hi-Tech, which manufactures polarizers, a key component of LCDs, have been protesting against the company's unilateral liquidation of the company and have been holding a high-altitude protest for over 100 days since January 8 of this year. Still, there are people. Here and there. There are Kang Ju-ryong ‘s’ all over the place. This is why Kang Joo-ryong’s voice on stage singing the ‘sound’ of ‘floor’ resonates even louder.
Written by Danwoo Yoon(Dance Columnist)
Photo provided by Pansori Factory Badaks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