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극장이나 공공단체에서 시즌제로 공연을 운영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공연계 풍경이 되었다. 2010년대 초반 국립극장에서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했을 때만 해도 ‘국립’극장이라서 가능한 선진적인 시도였으나 이제 어느 정도의 규모 있는 극장과 단체에서는 시즌제로 안정적인 운영을 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다. 극장과 단체는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공연 운영을 할 수 있고 관객들은 극장과 단체에 신뢰를 가지고 공연을 선택할 수 있다. 덕분에 관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극장과 단체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정동시즌’으로 시즌제를 운영하고 있는 국립정동극장 역시 화려한 공연 라인업으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등 장르별로 다양한 기획공연을 준비하는 한편, ‘창작ing’와 같은 공연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제도화하며 창작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전속단체인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은 전통연희와 무용이 결합된 단체의 정체성에 걸맞은 기획으로 시즌제 안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춘향가〉를 재해석해 레퍼토리 공연으로 안착시킨 〈춘향: 날개를 뜯긴 새〉에 이어 지난해에는 〈암덕: 류(流)의 기원〉을 선보이며 신작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두 편의 신작을 라인업에 올렸는데, 상반기 〈모던정동〉과 하반기에 선보일 〈흥보〉가 그것이다. 〈흥보〉가 〈춘향: 날개를 뜯긴 새〉를 잇는 전통판소리 재해석본이라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반면 백여 년 전 근대 정동을 배경으로 당대의 모던을 조명한 〈모던정동〉은 올해 정동극장 라인업 가운데 가장 궁금증을 유발하는 공연이었다.
‘개화기’라는 뉴트로 유행
‘Retrospect’의 줄임말인 레트로는 ‘회상’, ‘회고’, ‘추억’을 뜻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된 레트로의 유행은 2020년대 들어 뉴트로라는 새로운 파생을 낳았다. 뉴트로는 ‘New’와 ‘Retro’의 합성어로 예전 것을 새롭게 즐긴다는 뜻이다. 복고를 다시 복구하거나 복원해서 그대로 즐기는 레트로와 달리 뉴트로는 현대 사회에 맞는 새로운 복고풍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창조된 복고’라는 특성을 갖는다. 즉, 실제로 경험해본 적 없는 것에 대한 향수가 뉴트로의 핵심이 된다.
식민과 전쟁을 겪은 지독한 황폐 위에서 가난을 극복하는 것만이 절체절명의 과제였던 한국 근대사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복고의 실체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이 ‘실제로 경험해본 적 없는 것에 대한 향수’로서의 강력한 뉴트로 유행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개화기’라는 키워드다. 영화 〈암살〉(2015)이나 〈아가씨〉(2016),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이 흥행에 성공한 뒤 이른바 ‘개화기 콘셉트’의 의상을 대여해 입어보거나 그 시대에 유행했던 소품과 인테리어와 함께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이 같은 콘셉트를 내세운 의상 대여점이나 사진 스튜디오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개화기’의 문화수도로서의 ‘경성’은 서구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와도 같은 상징성을 갖게 됐다.
이러한 ‘개화기’라는 유행은 대체로 모던걸과 모던보이의 화려한 패션이나 당대 부유층의 인테리어 스타일에만 초점을 맞추며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했던 계층이 친일파 조선 귀족이거나 내지인이라 불렸던 일본인 부자들이었다는 사실을 지우고 오히려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맥락을 왜곡하고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개화기’에 대한 향수가 레트로가 아니라 뉴트로로 빠지기 쉬운 이유다.
‘정동’이라는 역사성과 장소성
정동은 19세기 말 청나라와 일본 외에도 조선 정계가 서구 열강의 간섭과 세력 균형으로 일종의 소강상태를 이루고 있던 개화기에 구미 각국의 외교장이었다. 당시 정동 일대를 중심으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각국 영사관 또는 공사관 건물이 다투어 들어섰는데, 특히 프랑스 공사관은 서양 공사관 중 가장 빼어난 외관을 자랑해 외국인들 사이에서 서울의 상징으로 통했다. 당시 정동에는 알렌, 헐버트, 아펜젤러, 스크랜튼 등 선교사들의 저택과 개신교회, 신식 학교, 신문사, 호텔, 다방 등이 자리하였고, 자연스럽게 서양식 복식과 음식, 주택양식이 보급되었다. 그 결과 정동은 근대 문명이 꽃피는 개화의 거리이자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다.
〈모던정동〉의 창작진은 지금으로부터 백여 년 전, 전통예술과 서구문화가 뒤섞이며 근대의 문화적 용광로로 불렸던 ‘정동’이라는 역사성과 장소성에 주목했다. 정동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 위해 현대의 인물이 백 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슬립 콘셉트를 차용해 당대를 재현했다. 2024년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의 인물인 유영은 한국무용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으로, 어느 날 정동길을 혼자 산책하다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1920년대 정동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기생 화선과 연실을 만나 당대의 격동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유영이 살고 있는 현대 정동은 검은색과 회색이 지배하는 무채색 공간이다. 유영이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취업을 준비 중이라는 캐릭터 설정은 관객들이 프로그램북을 읽어야만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모르더라도 극을 관람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유영이 거니는 무채색 정동길은 암울한 그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제시되는 배경이고, 그가 백여 년 전 과거로 돌아가자 정동은 드디어 색채를 부여받아 화사하게 피어난다. 공연의 본론인 ‘개화기 정동’의 진짜 모습이 이제부터 펼쳐지는 것이다.
백 년의 시간을 거슬러 만난 여자들
유영이 떨어진 곳은 정동의 어느 권번으로, 처음에 유영과 기생들 사이에는 투명한 장막이 있는 듯 유영은 기생들을 볼 수 있지만 기생들은 유영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나 이 장막은 금세 걷히고 다른 시대에서 온 유영이 자신과 다른 차림새인 것을 본 기생들은 그에게 한복을 입혀주며 동료로 받아들인다. 〈모던정동〉의 서사를 타임슬립물로 정의한다면 서사 곳곳에 구멍이 숭숭 나 있지만 사실 공연에서 중요한 건 이야기가 아니라 춤과 노래이고, 유영은 극중에서 서사의 주요 축을 맡은 인물이라기보다 당대의 정동 문화를 바라보는 혹은 계승하는 현대인을 대변하는 인물이기에 이 같은 불친절한 서사가 공연의 완성도 저하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생들과 어울리게 된 유영은 그중에서도 화선, 연실과 각별한 사이가 된다. 같은 기생이지만 화선과 연실의 꿈은 다르다. 양반가 출신인 화선은 봉건사회가 요구하는 현모양처상에서 벗어나 자유연애를 꿈꾸고, 극중에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지만 상민 이하의 집안 출신으로 짐작되는 연실은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화선이 일본인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연실을 보고 실망을 표출하는 장면은 극중 갈등이 가장 심화되는 장면으로, 유영이 둘 사이를 중재해보려고 하지만 깊어진 감정의 골은 메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곧 연실이 독립운동 조직에 가담하고 있으며, 일본인들 앞에서의 공연도 독립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화선의 오해도 풀린다.
안경모 연출은 당대의 열망을 보여주는 인물 군상이 여성으로 표현되어야 했던 이유에 대해 전근대에서 근대로 이행하며 여성들은 큰 간극을 경험했고, 그들이 전통적인 유교사회와 가부장제를 벗어난 새로운 꿈을 꾸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생인 화선과 연실이 당대의 열망을 대표하는 인물이 된 이유다.
한국무용의 춤사위를 기반으로 한 창작춤에 찰스턴 스윙, 신민요춤, 레뷰 댄스까지 다양한 춤의 향연은 잠시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공연의 진짜 주인공이다. 안무가 정보경은 당대의 춤을 재현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각각의 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제목에 걸맞은 ‘모던’한 매력을 새롭게 부여했다. 이 같은 춤의 매력은 세 주인공의 역량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데, 유영 역의 조하늘은 빠르게 전환되는 다양한 춤을 안정적으로 소화했고, 화선 역의 나래는 유려하고도 고운 춤선을 보여주었다. 극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캐릭터인 연실 역의 김민선은 폭발하는 에너지로 무대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사의 찬미’, ‘봄맞이’, ‘처녀총각’, ‘그대와 가게 되면’ 등 근대 가요와 신민요, 만요 등 당대에 유행했던 음악이 그 시절을 재현하며 춤과 절묘한 어울림을 만들어낸다. 중심인물들 외에 ‘무용풍경’, ‘음악풍경’, ‘소리풍경’으로 명명된 앙상블 출연자들이 춤으로, 연주로, 노래로 당대를 재현해내는데, 특히 ‘소리풍경’으로 분한 김유리와 윤제원은 공연의 적재적소마다 노래와 소리와 재담을 들려주며 무대와 객석의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조율했다.
유럽의 벨 에포크 시대와 달리 우리나라 개화기를 진정한 의미의 근대로 바라볼 수 있느냐는 여전히 논쟁적인 질문이다. 그러나 〈모던정동〉은 무대 위로 불러낸 과거가 ‘창조된 복고’가 아니라 우리가 거쳐 온 역사이자 지금도 곳곳에 흔적이 남은 채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는 현재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다음 백 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현재의 정동에는 어떤 열망이 담겨 있으며, 연희는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유영이 그랬듯이 정동 돌담길을 걸으며 답을 찾아볼 일이다.
글_ 윤단우(공연칼럼니스트)
사진제공_ 국립정동극장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Going to meet Jeong-dong from a hundred years ago: National Jeong-dong Theater Arts Group 〈Modern Jeong-dong〉
Operating seasonal performances at public theaters or public organizations has become a familiar scene in the performing arts industry. When the National Theater of Korea introduced the repertory season system in the early 2010s, it was an advanced attempt possible because it was a ‘national’ theater, but now it has become natural for theaters and organizations of a certain size to seek stable operation through the season system. Theaters and organizations can operate performances with a more long-term perspective, and audiences can choose performances with trust in theaters and organizations. Thanks to this, the competition between theaters and organizations to attract audiences is becoming more heated.
The National Jeongdong Theater, which operates a seasonal system called ‘Jeongdong Season’, also entices audiences with a spectacular lineup of performances. While preparing various planned performances by genre such as plays, musicals, dance, and music, we are expanding the creative stage by institutionalizing performance incubation systems such as ‘creating.’ The National Jeongdong Theater Arts Group, an exclusive organization, is helping to stabilize the season system with a plan that fits the organization's identity, which combines traditional entertainment and dance. Following 〈Chunhyang: A Bird with Torn Wings〉 which reinterpreted 〈Chunhyangga〉 one of the five pansori pieces, and became a repertoire performance, the company is accelerating the development of new works by presenting 〈Amdeok: The Origin of Ryu〉 last year.
This year, two new works were added to the lineup: 〈Modern Jeongdong〉 in the first half of the year and 〈Heungbo〉 to be shown in the second half of the year. While 〈Heungbo〉 is a reinterpretation of traditional pansori that follows 〈Chunhyang: A Bird with Torn Wings〉, it can be expected to some extent, while 〈Modern Jeongdong〉, which illuminates the modern times of the time against the backdrop of modern Jeongdong over a hundred years ago, is among the Jeongdong Theater lineup this year. It was the performance that aroused the most curiosity.
Newtro trend called ‘enlightenment period’
Retro, an abbreviation for ‘Retrospect’, means ‘recollection’, ‘retrospection’, and ‘memory’. The retro trend that began in earnest in the mid-2000s gave birth to a new derivative called newtro in the 2020s. Newtro is a compound word of ‘New’ and ‘Retro’ and means enjoying old things in a new way. Unlike retro, which is restored or restored and enjoyed as is, newtro has the characteristic of ‘created retro’ in that it creates a new retro style that fits modern society. In other words, nostalgia for something that has never actually been experienced becomes the core of Newtro.
In Korea's modern history, where overcoming poverty was a desperate task amidst the terrible devastation of colonialism and war, there was no real restoration to evoke nostalgia, and this 'nostalgia for something that has never actually been experienced' is leading the powerful newtro trend. What is being done is the keyword ‘enlightenment period’. After the box office success of the movies 〈Assassination〉 (2015), 〈The Handmaiden〉 (2016), and the drama 〈Mr. Sunshine〉 (2018), you can rent and try on the so-called 'Enlightenment Concept' costumes or try on the props and interior design that were popular at the time. Actions such as taking pictures together quickly spread through social media, and costume rental stores and photo studios promoting this concept began to spring up. Before we knew it, ‘Gyeongseong’ as the cultural capital of the ‘enlightenment period’ had acquired the same symbolism as Paris during the Western Belle Epoque era.
This 'enlightenment period' trend generally focuses only on the extravagant fashions of modern girls and modern boys or the interior styles of the wealthy class of the time, erasing the fact that the class that was able to achieve this lifestyle were pro-Japanese Joseon aristocrats or rich Japanese people called naijin. It is also criticized for distorting and glorifying the historical context of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This is why nostalgia for the ‘enlightenment period’ tends to fall into newtro rather than retro.
The history and place of ‘Jeongdong’
In addition to the Qing Dynasty and Japan, Jeongdong was the diplomatic post of various European and American countries in the late 19th century, during the enlightenment period when Joseon politics was in a lull due to the intervention and balance of power of Western powers. At that time, consulates or legations from various countries, including the United States, Russia, the United Kingdom, and France, were built around the Jeongdong area. The French legation in particular boasted the most outstanding exterior among Western legations, making it a symbol of Seoul among foreigners. At that time, Jeongdong was home to the residences of missionaries such as Allen, Hulbert, Appenzeller, and Scranton, as well as Protestant churches, new schools, newspaper offices, hotels, and coffee shops, and Western clothing, food, and housing styles were naturally spread. As a result, Jeongdong became a street of enlightenment where modern civilization blooms and a representative tourist attraction in Seoul.
The creative team of 〈Modern Jeongdong〉 focused on the history and placeness of ‘Jeongdong’, which was called the cultural melting pot of modern times, where traditional art and Western culture mixed a hundred years ago. In order to connect Jeongdong's past and present, the time-slip concept of a modern character going back in time of 100 years was adopted to recreate the contemporary period. Yu Yeong, a modern-day character living in the present in 2024, is a job seeker who majored in Korean dance. One day, while walking alone along Jeongdong-gil, a supernatural force takes her to Jeongdong in the 1920s. There, she meets gisaeng Hwa-seon and Yeon-sil, and becomes involved in the turbulence of the time. Get caught up inside.
Modern Jeongdong, where Yu Yeong lives, is a colorless space dominated by black and gray. The character setting that Yu Yeong majored in Korean dance and is preparing for a job is a fact that the audience can only know by reading the program book, but there is no major problem in watching the play even if they do not know that fact. The colorless Jeongdong-gil that Yu Yeong walks along is the background presented to show his bleak current situation, and when he returns to the past a hundred years ago, Jeongdong is finally given color and blooms brightly. From now on, the true appearance of ‘Enlightenment Period Jeongdong’, the main point of the performance, will unfold.
Women I met a hundred years ago
The place where Yu Yeong fell is a certain Gwonbeon in Jeongdong. At first, there seems to be a transparent curtain between Yu Yeong and her gisaengs, and although Yu Yeong can see her gisaengs, her gisaengs do not notice her presence. However, this curtain is quickly lifted, and the gisaeng, who see that Yu Yeong, who came from another era, is dressed differently from themselves, dress her in a Hanbok and accept her as her companion. If the narrative of 〈Modern Jeongdong〉 is defined as a time slip, there are many holes throughout the narrative, but in fact, the important thing in the performance is not the story but the dance and song, and Yu Yeong is not a character who plays the main axis of the narrative in the play, but rather a representative of the affective culture of the time. Because he is a character representing modern people who look at or succeed, such an unkind narrative does not lead to a decrease in the quality of the performance.
Yu Yeong, who hangs out with her gisaengs, becomes especially close with Hwa-seon and Yeon-sil. Although he is the same gisaeng, Hwa-seon and Yeon-sil have different dreams. Hwa-seon, who comes from an aristocratic family, dreams of free love, escaping from the image of a wise mother and good wife demanded by feudal society, while Yeon-sil, who is presumed to be from a family below the rank of commoner, although it is not clearly revealed in the play, is secretly engaged in an independence movement. The scene in which Hwa-seon expresses disappointment upon seeing Yeon-sil performing in front of the Japanese is the scene in which the conflict deepens the most. Although Yu Yeong tries to mediate between the two, the deepening emotional gap cannot be bridged. However, it soon turns out that Yeon-sil is participating in the independence movement organization and that her performance in front of the Japanese is to raise funds for independence, and Hwa-seon's misunderstanding is resolved.
Director Ahn Kyung-mo explains that the reason why the group of characters who showed the aspirations of the time had to be expressed as women was because women experienced a huge gap during the transition from pre-modern times to modern times, and they dreamed new dreams outside of the traditional Confucian society and patriarchy. This is why the gisaeng Hwa-seon and Yeon-sil became characters representing the aspirations of the time.
The feast of various dances, including original dances based on the dance moves of Korean dance, Charleston swing, new folk song dance, and revue dance, is the real star of the performance that makes you unable to take your eyes off the stage even for a moment. Choreographer Jeong Bo-kyung did not stop at reproducing the dances of the time, but reorganized each dance in a modern way, giving it a new ‘modern’ charm befitting the title. The charm of this dance relies entirely on the capabilities of the three main characters. Jo Ha-neul, who plays Yu Yeong, was able to stably perform a variety of fast-changing dances, and Na-rae, who played Hwa-seon, showed elegant and elegant dance moves. Kim Min-seon, who plays the role of Yeon-sil, the most dramatic character in the play, raised the heat on the stage to the fullest with her explosive energy.
Modern songs such as ‘Praise of Death’, ‘Welcoming Spring’, ‘The Bachelorette’, and ‘If I Go With You’, as well as music popular at the time such as Shin folk songs and many songs, recreate the times and create an exquisite match with dance. In addition to the central characters, ensemble performers named 'Dance Scenery', 'Music Scenery', and 'Sound Scenery' recreate the contemporary era through dance, performance, and song. In particular, Kim Yu-ri and Yoon Je-won, who played the role of 'Sound Scenery', performed well. He freely adjusted the atmosphere of the stage and audience by providing songs, sounds, and jokes at every right time and place.
Unlike the Belle Epoque era in Europe, it is still a controversial question whether Korea's enlightenment period can be viewed as modern times in the true sense of the word. However, 〈Modern Jeongdong〉 shows that the past brought to the stage is not a 'created restoration', but the history we have passed through and the present that still lives and breathes with us, with traces left everywhere, and is a reflection on the next hundred years. Ask a question. What aspirations are contained in the current affect, and how far will the entertainment expand? Just like Yu Yeong, we need to find the answer by walking along the stone wall road in Jeongdong.
Written by Danwoo Yoon (Dance Columnist)
Photo provided by National Jeongdong The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