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 시대의 역사가 담긴 작품
작년 11월, 볼쇼이 극장 앞을 지나다가 이번 시즌의 신작 리스트를 보고는 가장 손꼽아 기다렸던 작품이 있었다. 레오니드 라브로프스키(Леонид Михайлович Лавровский, 1905-1967)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Ромео и Джульетта)〉이 그것이다. 오늘날 많은 안무가들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번 공연은 조금 특별했다. 볼쇼이극장에서 초연했던 당시의 무대를 고증하여 되살린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안무가의 아들이자 볼쇼이발레단의 주역으로 이 작품에서 로미오를 춤추기도 했던 미하일 라브로프스키(Михаил Лавровский)가 복원 작업에 참여했다. 재공연의 첫 막은 지난 4월 4일 올랐으며 4월 7일까지 5회의 공연이 있었다. 오는 7월에 또 한 번의 공연 계획이 있다.
레오니드 라브로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키로프발레단(현 마린스키발레단)에서에서 1940년에 초연되었으며, 볼쇼이에서는 라브로프스키의 예술감독 부임(1944)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1945) 후 1946년이 돼서야 초연 무대를 가졌다. 1979년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자신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볼쇼이 무대에 올린 이후(초연은 1978년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라브로프스키 버전은 서서히 볼쇼이에서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볼쇼이발레단은 그리가로비치 버전과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버전(2011년작, 볼쇼이에서는 2918년 초연)을 공연해 왔다(라트만스키 버전은 러-우 전쟁 이후 안무가의 거부로 공연이 중단됨). 한편 마린스키발레단에서는 현재까지 라브로프스키의 안무 그대로의 작품을 공연하고 있으나 무대나 의상이 리뉴얼된 상태이기에 초연했을 당시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번 복원 공연은 1930-40년대의 소비에트 발레의 모습을 재현하여 더욱 의미가 있었다. 무대를 가득 채운 웅장함과 화려함을 보는 순간 이 작품만의 특별함이 그대로 전해지며, 마치 역사의 한 장면으로 시간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라브로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기억될 가치가 있다. 우선, 모든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의 원조 격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1956년 냉전의 장벽을 뚫고 볼쇼이발레단이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이 작품을 공연했을 때 관객들은 무척 놀랐다고 한다. 소련의 발레 수준이나 규모, 작품성도 감탄했을 뿐 아니라 영국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먼저 다루었다는 점에서 부러움이 있었다. 당시 서구 유럽은 디아길레프가 이끌었던 발레 뤼스(Ballets Russes)의 연장선에서 짧은 단막 형식의 발레 작품들이 성행하고 있었기에 이와 같은 장편의 서사 발레가 오히려 낯설었다. 이 작품에 자극을 받아 1958년에는 존 크랑코가, 1965년에는 케네스 맥밀란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창작하였고, 서구의 발레 역사에 새로운 경향의 발레 형태를 유행시켰다. 초연 때부터 줄리엣을 춤추었으며 20세기 최고의 발레리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갈리나 울라노바(Галина Уланова)가 이 원정공연에서도 줄리엣을 맡았는데, 46세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극적인 표현력으로 사랑에 빠진 10대 소녀의 내적 갈등을 탁월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드라마 발레의 정수(精髓)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 후 소련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분야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였다. 발레도 예외는 아니어서 황실과 부르주아 계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이 인민 대중을 위한 예술이 되었다. 1920년대까지 매우 실험적이거나 형식주의 발레 작품이 창작되기도 하였으나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예술의 기조가 된 1930년대부터는 그 외의 작품 경향은 배제되었다. 드라마 발레(Драматический балет; dramatic ballet), 줄여서 드람발레(Драмбалет)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요구에 발맞추어 만들어진 발레 경향이다. 드람발레에서는 고전 발레에서 형식적으로 사용되던 약호화된 발레 언어보다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판토마임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또한 이야기와 상관없이 으레 등장하는 형식적인 춤 구성을 피하고 서사에 집중하는 움직임으로 춤을 구성한다. 드람발레에서는 생생한 표현력의 구사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졌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동작을 동원하여 호소력 있는 감정 표현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당시의 무용수들은 스타니슬라프스키의 메소드 연기를 학습하였다.
대표적인 드람발레로는 〈바흐치사라이의 분수(Бахчисарайский фонтан)〉(1934, 자하로프 안무, 아사피예프 음악), 〈파리의 불꽃(П́лама Парижа)〉(1932, 바이노넨 안무, 아사피예프 음악),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을 수 있다.
라브로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대 세트와 의상에서부터 영화를 보는 듯 세밀하다. 베로나의 광장, 분수대, 중세와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과 다리, 가구와 그림, 커튼, 성당의 모습과 지하 무덤, 무덤으로 가는 비탈길까지 사건의 장소와 배경을 친절하게 보여준다. 특히 중세 이탈리아의 피타고라스 타일 문양 바닥은 16세기 이탈리아를 고스란히 옮겨온 양 화려했다. 라브로프스키는 이 작품의 창작 당시, 시대상의 고증을 위해 매일같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쥐 미술관을 들락거렸다고 한다.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이행하던 시기에 유행하던 벽화, 초상화, 건물 양식을 재현하고자 했다. 줄리엣의 의상은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La Primavera)〉를 연상시킨다. 무대와 의상, 소품까지,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1968년 작 영화를 보는 것처럼 사실적이었다. 여느 발레 작품이라면 모든 것이 삭제되어도 무방할 정도로 무대를 가득 채운 것 어느 하나도 이 작품에서는 전혀 거추장스럽지 않고 작품에 흡수되고 있다.
작품을 통틀어 드라마 발레의 전형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부분은 2막의 마지막 결투 이후 머큐시오와 티볼트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장면일 것이다. 미처 통제하지 못한 감정의 휘몰아침으로 인해 벌어진 우연적 사건과 그로 인한 충격과 슬픔이 무대 전체를 압도한다. 운명을 좌우해버리는 과오를 저지른 로미오의 자기혐오적 심정과 연인에 대한 사랑과 원망이 줄리엣을 뒤덮고 지나가면, 충격에 사로잡힌 캐퓰릿 백작과 부인이 티볼트의 죽음을 애도하며 증오심에 이글이글 불타는 연기를 한다. 티볼트의 시신을 운반하는 들것에 함께 올라탄 캐퓰릿 부인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팔을 휘저으며 비탄에 빠져 몸부림친다. 캐퓰릿 백작과 그의 가신들이 칼을 들고 캐퓰릿 부인의 뒤를 따라 행렬을 하는데 무대를 사선으로 가로질러 계단을 오르는 행렬의 동선과 움직임 구도가 그 자체로 감정의 고조를 시각화하고 있다. 별다른 춤 없이 움직이는 과장된 몸짓과 표정이 마치 무성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이 같은 매우 사실적인 결투 장면과 연기의 대목은 훗날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에서 모두 아크로바틱한 움직임과 춤 동작으로 대체된다. 그리가로비치는 무대 세트를 간소화하고 판토마임과 사실적 연기를 춤 움직임으로 구현하면서 드람발레의 양식을 거부하였다. 단적으로 2막 마지막의 결투 장면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데, 이야기를 풀어나감에 있어서 무용수들은 ‘연기’를 하지 않고 리드미컬하고 역동적인 ‘춤’을 춘다. 예술가와 비평가들 사이에 드람발레에 대한 여러 논쟁이 있었으나 시대의 흐름은 거부할 수 없었고 예술에 있어서도 ‘스탈린 격하 운동(De-Stalinization)'이 확산되면서 결국 드람발레의 시대는 지나갔다.
푸릇한 청초함에서 성숙한 완성미까지, 각자의 개성으로 풀어낸 로미오와 줄리엣
이 발레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에 더하여 권위적인 구세대에 저항하는 새로운 세대의 모습을 강조하며 작품 곳곳에서 그려내었다. 가령, 캐퓰릿가의 무도회 장면에서 귀족들의 춤으로 유명한 ‘쿠션 댄스’와 대조적으로 줄리엣과 친구들이 추는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춤이 있다. 장중한 음악에 맞춰 위엄 있는 걸음걸이로 시작하는 쿠션 댄스는 큰 움직임이 없음에도 그 자체로 고귀함을 드러낸다. 무게감 있는 귀족의 춤이 이미 지나간 중세의 잔재, 기성세대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자유롭고 가벼운 젊은이들의 춤은 르네상스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 대립 구도는 교만하고 권위적인 티볼트와 장난기 가득한 머큐시오 사이의 긴장 넘치는 갈등에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다혈질의 티볼트는 몬태규 가문의 누구와 옷깃만 스쳐도 칼부터 빼들고 달려드는데 그의 앞에서 장난을 치고 뒤로 빠지며 성질을 살살 긁어 싸움을 붙이는 자가 바로 머큐시오다. 무겁고 내리누르는 음악과 함께 어두운 기운을 뿜으며 움직이는 티볼트와 달리 머큐시오는 높은 멜로디의 빠른 음악에 통통 튀는 점프와 빠른 턴을 구사하며 익살을 부린다. 티볼트로 대표되는 귀족의 춤 대 머큐시오로 대표되는 민중의 춤이다. 철천지원수 지간이라는 가족 질서의 전통을 깨고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구시대의 표상에 저항하는 새로운 시대의 희망이라는 혁명 정신을 상징적으로 녹여낸 캐릭터로 해석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소비에트의 사회주의의 강령을 예술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한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번 복원 공연이 진행된 4일간, 5회에 걸친 무대에서 다섯 커플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춤을 추었다.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엘리자베타 코코레바(Елизавета Кокорева)와 다닐 포타프쩨프(Даниил Потапцев)가 스타트를 끊었으며 이어서 예브게니아 오브라쪼바(Евгения Образцова)와 아르쫌 오브차렌코(Артем Овчаренко), 엘레노라 세베나르드(Элеонора Севенард)와 데니스 로드킨(Денис Родькин), 스베틀라나 자하로바(Светлана Захарова)와 아르테미 벨랴코프(Артемий Беляков), 예카테리나 크리사노바(Екатерина Крысанова)와 블라디슬라프 란트라토프(Владислав Лантратов)가 각 공연의 주역을 맡아 자신만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여주었다. 이들 뿐 아니라 다른 메인 캐릭터들 모두 각자의 해석으로 개성을 살려 캐릭터를 표현하여 변주의 즐거움을 주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자하로바-벨랴코프 커플과 코코레바-포타프쩨프 커플의 무대에 대해 언급을 하고 싶다. 그 두 커플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아름다운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여주었다.
자하로바와 벨랴코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매 장면마다 흠 잡을 데 없는 깔끔함으로 서정성을 우아하게 표현했다. 40세를 훌쩍 넘긴 자하로바의 줄리엣은 코벤트 가든 공연에서의 울라노바를 생각나게 했다.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사랑에 빠진 순수한 줄리엣부터 로미오의 죽음에 오열하고 그를 뒤따르는 절망적 슬픔의 줄리엣까지 감정의 스펙트럼을 아름답게 춤췄다. 벨랴코프의 로미오는 무척 세련되고 기품이 있었다. 발코니 씬에서의 환희에 가득 찬 점프, 만투아로 추방당하기 전 줄리엣과의 침실 장면, 마지막의 죽음 장면까지 엄청난 파워와 안정적 움직임으로 로미오를 소화했다. 자하로바-벨랴코프 커플은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여주었다. 움직임이 깔끔하기 그지없고 너무나 안정적이어서 시련과 결함이 있는 캐릭터라기보다 모든 것을 가진 ‘왕자와 공주’를 보는 것 같았다는 점이 오히려 아쉬운 점이랄까. 그러나 이는 연륜과 경험에서 비롯되어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안정성과 우아함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관객들은 모든 불안한 감정을 내려놓고 그들의 춤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한편, 코코레바-포타프쩨프는 이번 초연에서 젊고 유망한 댄서 커플로 주목을 받았다. 코코레바는 1970-80년대 볼쇼이발레단의 주역이었던 나데즈다 파블로바를 상기시킨다는 평을 받으며 현재 떠오르고 있는 신예 발레리나이다. 풍부한 감정 표현과 재기발랄한 움직임으로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는데, 이번 줄리엣으로 그 매력을 한껏 발산시켰다. 포타프쩨프와의 이인무는 자하로바-벨랴코프의 것만큼 완벽하거나 깔끔하다는 느낌은 없었으나 오히려 그 매끈함을 뚫고 나올 만큼의 감성적 울림이 있었다. 자하로바-벨랴코프가 세공된 보석이라면 코코레바-포타프쩨프는 원석 그 자체였다. 그들은 실제로 오늘 처음 만나 첫눈에 반해서 사랑에 빠진 젊은이처럼 처음 손을 잡고 처음 입을 맞추고 주체할 수 없는 심장 박동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환희의 움직임을 구사했다. 나는 배역의 선정에 있어서 무용수의 물리적 나이나 외형적 특징은 모두 극복될 수 있는 것이라 믿고 있지만, 코코레바-포타프쩨프가 전달한 사랑스러움과 폭발적인 감정 표현은 물리적 젊음에서 비롯된 축복이었던 것 같다.
이미 수십 개의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볼쇼이발레단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레퍼토리 개발을 위해 노력한다. 전 세계 어느 발레단에서나 공연하고 있는 고전 발레 작품들은 자신들만의 안무 버전으로 특이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창작 작품들을 매 해 선보이고 있다. 작품 어느 하나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간혹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 복원 작업과 같은 귀한 프로젝트가 계획될 때면 관심도와 흥미가 몇 배는 집중된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 발레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증명할 수 있는 작품임에도 소비에트 연합의 해체와 그리가로비치의 장기 집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볼쇼이발레단에서는 맥이 끊긴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작품은 화려하게 부활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프로코피예프의 기념비적인 음악에 안무된 수많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존재하고 있지만 ‘처음’이 갖는 특별한 아우라는 분명히 있다. 이번 공연은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글_ 이희나(춤평론가)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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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flowing, but never too much: Bolshoi Ballet’s 〈Romeo and Juliet〉 choreographed by Lavrovsky
A Ballet with the history of the Soviet era
Last November, while passing by the Bolshoi Theater, I saw the list of new works for this season and there was one I was looking forward to the most. This is 〈Romeo and Juliet〉 choreographed by Leonid Lavrovsky (1905-1967). Today, many choreographers’ 〈Romeo and Juliet〉 exist, but this performance was a bit special. This is because it was a performance that was revived based on historical research of the stage when it was first performed at the Bolshoi Theater. Mikhail Lavrovsky(Михаил Лавровский), the son of Leonid and a principal of the Bolshoi Ballet who also danced Romeo in this work, participated in the restoration work. The first act of the revival took place on April 4th, and there were five performances until April 7th. More performances are scheduled in July.
Leonid Lavrovsky's 〈Romeo and Juliet〉 premiered at the Kirov Ballet (now the Mariinsky Ballet) in 1940, and at the Bolshoi in 1946 after Lavrovsky took over as artistic director of Bolshoi ballet in 1944 as well as after the end of World War II in 1945. We had a premiere stage. After Yuri Grigorovich staged his 〈Romeo and Juliet〉 at the Bolshoi in 1979 (premiered at the Paris Opera Ballet in 1978), Lavrovsky’s version gradually disappeared from the Bolshoi's Repertoire. Until recently, the Bolshoi Ballet had performed the Grigorovich version and the Alexei Ratmansky version (2011, first performed at the Bolshoi in 2918) (Ratmansky denied to stage his ballet any more at Bolshoi because of Russo-Ukrainian War). Meanwhile, the Mariinsky Ballet is still performing the piece with Lavrovsky's choreography, but the stage and costumes have been renewed, so it looks quite different from the atmosphere at the time of the premiere. This restoration performance was even more meaningful because it recreated the Soviet ballet of the 1930s and 1940s. The moment I saw the grandeur and splendor that filled the stage, the uniqueness of this work was conveyed, and I felt as if I was traveling through time to a scene from history.
Lavrovsky's 〈Romeo and Juliet〉 is worth remembering for several reasons. First of all, it is the original version of all 〈Romeo and Juliet〉 ballets. It is said that when the Bolshoi Ballet performed this work at Covent Garden in London in 1956, breaking through the barriers of the Cold War, the audience was very surprised. Not only was I impressed by the level, scale, and quality of Soviet ballet, but I was also envious of the fact that the work of Shakespeare, a British writer, was handled first. At the time, short one-act ballet works were prevalent in Western Europe as an extension of the Ballets Russes led by Diaghilev, so a full-length narrative ballet like this was rather unfamiliar. Inspired by this work, John Cranko created Romeo and Juliet in 1958 and Kenneth Macmillan in 1965, popularizing a new ballet form in the history of Western ballet. Galina Ulanova (Галина Уланова), who has danced Juliet since the premiere and is considered one of the best ballerinas of the 20th century, also played Juliet in this expedition performance. She is a teenage girl in love with dramatic expressiveness that belies her age of 46. It is said that the internal conflict was expressed excellently.
The essence of Drambalet
After the socialist revolution occurred, all areas of politics, economy, society, and culture in the Soviet Union moved with the direction of building a new society. Ballet was no exception, and what was considered the exclusive preserve of the imperial family and the bourgeois class became an art for the masses. Until the 1920s, very experimental or formalist ballet works were created, but from the 1930s, when socialist realism became the keynote of art, other artistic trends were excluded. Dramatic ballet, or drambalet for short, is a ballet trend created in line with the demands of socialist realism. In dram ballet, the story is told through specific and direct pantomime rather than the coded ballet language used formally in classical ballet. In addition, the dance is composed of movements that focus on the narrative and avoids the formal dance composition that usually appears regardless of the story. In Drambalet, the use of vivid expression was considered the most important virtue, and all movements from head to toe were mobilized to focus on expressing appealing emotions. For this purpose, the dancers of the time studied Stanislavsky's method acting.
Representative drambalets include 〈Bakhchisarai's Fountain〉 (1934, choreography by Zaharov, music by Asafyev) and 〈Flames of Paris〉 (1932, choreography by Vainonen, music by Asafyev), and 〈Romeo and Juliet〉.
Lavrovsky's 〈Romeo and Juliet〉 is as detailed as if you were watching a movie, starting with the stage set and costumes. The location and background of the event are carefully presented, including Verona's square, fountain, medieval and Renaissance-style buildings and bridges, furniture, paintings, curtains, the cathedral, the underground tomb, and the slope leading to the tomb. In particular, the Pythagorean tile pattern floor from medieval Italy was gorgeous, as if it had been transported directly from 16th-century Italy. Lavrovsky said that at the time of creating this work, he visited the Hermitage Museum in St. Petersburg every day to research the period. We sought to reproduce the murals, portraits, and building styles that were popular during the transition from the Middle Ages to the Renaissance. Juliet's costume is reminiscent of Botticelli's 〈La Primavera〉. The stage, costumes, and even props were as realistic as watching a 1968 film directed by Franco Zeffirelli. In this work, none of the things that fill the stage are intrusive at all and are absorbed into the work, to the extent that everything could be deleted in any other ballet work.
Throughout the work, the part that clearly shows the typical form of drama ballet is the scene leading to the deaths of Mercutio and Tybalt after the final duel in Act 2. An accidental incident that occurred due to a flurry of emotions that could not be controlled and the resulting shock and sadness overwhelm the entire stage. When Romeo's self-loathing feelings and his love and resentment toward his lover, who made a mistake that determines his fate, overtake Juliet, the shocked Count and Lady Capulet mourn Tybalt's death and smoke burning with hatred. do. Lady Capulet, on the stretcher carrying Tybalt's body, lets down her hair and waves her arms, writhing in grief. Count Capulet and his vassals hold swords and march behind Lady Capulet, and the movement and composition of the procession, which crosses the stage diagonally and climbs the stairs, visualizes heightened emotions in itself. The exaggerated movements and facial expressions without any particular dance made it seem like a scene from a silent movie.
These very realistic fight scenes and acting parts were later replaced with acrobatic movements and dance movements in Grigorovich's version. Grigorovich simplified the stage set and implemented pantomime and realistic acting with dance movements, rejecting the style of drambalet. The difference is clearly evident when comparing the duel scene at the end of Act 2. In telling the story, the dancers do not ‘act’ but dance rhythmically and dynamically. There were many controversies about Drambalet among artists and critics, but the trend of the times could not be rejected, and as the ‘De-Stalinization’ spread in art, the era of Drambalet eventually passed.
Romeo and Juliet, danced with each uniqueness
In addition to the fateful and tragic love story of Romeo and Juliet, which everyone is familiar with, this ballet emphasizes the new generation's resistance to the authoritarian old generation, and is portrayed throughout the work. For example, in the Capulet ball scene, there is a lively and free-spirited dance performed by Juliet and her friends, in contrast to the famous ‘cushion dance’ danced by nobles. The cushion dance, which begins with a dignified gait to the solemn music, reveals its nobility despite the lack of significant movement. If the weighty dance of nobles symbolizes the remnants of the bygone Middle Ages and the older generation, the free and light dance of young people symbolizes the new era of the Renaissance. This confrontational structure was also reflected in the tense conflict between the proud and authoritarian Tybalt and the playful Mercutio. The hot-tempered Tybalt lunges at anyone from the Montague family with his sword drawn if he even touches his collar, but it is Mercutio who jokes around in front of him, retreats, and gets into a fight with his temper. Unlike Tybalt, who moves with heavy, downbeat music and exudes dark energy, Mercutio is humorous, using bouncy jumps and quick turns to fast music with a high melody. It is the dance of the nobles, represented by Tybalt, and the dance of the people, represented by Mercutio. Romeo and Juliet, who break the tradition of family order and fall in love, are also interpreted as characters that symbolically embody the revolutionary spirit of hope for a new era that resists the symbols of the old era. In this respect, this work is considered to be a work that artistically and brilliantly embodies the Soviet socialist program.
During the four days of this restoration performance, five couples of Romeo and Juliet danced on stage five times. Elizaveta Kokoreva and Daniil Potaptsev, representing the younger generation, started, followed by Evgenia Obratsova and Artem Ovcharenko, Eleanora Sevenard and Denis Rodkin, Svetlana Zakharova and Artemy Belyakov. Ekaterina Krysanova and Vladislav Lantratov respectively. They took on the lead role in the performance and presented their own version of Romeo and Juliet. Other main characters also expressed their personalities with their own interpretations, giving the pleasure of variation. In this performance, I would like to especially mention the performances of the Zakharova-Belyakov couple and the Kokoreva-Potaptsev couple. The two couples presented the beautiful Romeo and Juliet in very different ways.
Zakharova and Belyakov elegantly expressed lyricism with impeccable neatness in every scene. Zakharova's Juliet, well over 40, reminded me of Ulanova in her Covent Garden performance. She beautifully danced the spectrum of her emotions, from the innocent Juliet who fell in love with a heart full of excitement to the desperate Juliet who sobbed over Romeo's death and followed him with despair. Belyakov's Romeo was very refined and elegant. From the jubilant jump in the balcony scene, to the bedroom scene with Juliet before being exiled to Mantua, to her final death scene, he portrayed Romeo with tremendous power and stable movements. The Zakharova-Belyakov couple showed a Romeo and Juliet that was already complete in itself. The movement was so neat and stable that it was rather disappointing that it felt like watching a ‘prince and princess’ who had everything rather than a character with trials and flaws. However, I thought that this could only be the stability and elegance that naturally comes from age and experience. Thanks to this, the audience was able to let go of all their anxious feelings and completely immerse themselves in their dance.
Meanwhile, Kokoreva and Potaptsev attracted attention as a young and promising dancer couple at this premiere. Kokoreva is said to remind her of Nadezhda Pavlova, who was a star ballerina of the Bolshoi Ballet in the 1970s and 1980s. Kokoreva is recognized as a rising star. She has a charm that attracts attention with her rich expression of emotions and witty movements, and this charm was fully revealed in her Juliet. Her dance with Potaptsev did not feel as perfect or clean as Zakharova-Belyakov's, but it had enough emotional resonance to break through the smoothness. If Zakharova-Belyakov was a crafted gem, Kokoreva-Potavtsev was the rough stone itself. They danced as if they actually met for the first time and fell in love at first sight, held hands for the first time, kissed for the first time. They made uncontrollable movements of joy as their hearts beat uncontrollably. I believe that a dancer's physical age or external characteristics can all be overcome when selecting a role, but it seems that the loveliness and explosive emotional expression that Kokoreva-Potavtsev conveyed was a blessing that came from physical youth.
Although it already possesses dozens of repertoires, the Bolshoi Ballet strives to develop the repertoire through new attempts. Classical ballet works performed by ballet companies around the world have their own unique choreographic versions, and large and small creative works are presented every year. Although no work of art is precious or special, sometimes when a precious project such as the restoration work of 〈Romeo and Juliet〉 is planned, the level of interest and excitement is several times higher. That's because, although it was a work that could prove the glorious past of Russian ballet, it was a work that was discontinued by the Bolshoi Ballet for various reasons, including the dissolution of the Soviet Union and Grigorovich's long-term reign. The work was splendidly revived and the result was successful. Although there are numerous 〈Romeo and Juliet〉 choreographed to Prokofiev’s monumental music, the special aura of the ‘first’ surely exists.
Written by Heena Lee (Dance Cri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