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발레축제가 어느덧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했다.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초청단체로, 토월극장에서 올려지는 기획공연과 자유소극장을 주 무대로 하는 공모공연으로 기본적인 축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제주와 강원 등 지역으로도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올해는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와 유니버설발레단의 〈더 발레리나〉가, 지역에서는 춘천발레단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초청되었다. 기획공연으로는 안무가 김용걸이 연출을 맡은 〈발레 레이어(Ballet Layer)〉가, 공모공연으로는 유회웅리버티홀의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 서울발레시어터의 〈화양연화〉, 다크서클즈 컨템퍼러리댄스의 〈Foggy 하지마〉, 신현지 B프로젝트의 〈Emotion in Motion〉, 양영은 비욘드발레의 〈국화꽃 향기〉, 코리아발레스타즈의 〈Metro, Boulot, Dodo〉, 아함아트프로젝트의 〈올리브〉, 프로젝트 클라우드나인의 〈황폐한 땅〉이 올려져 축제 무대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본고에서는 세 편의 공연 리뷰를 두 번으로 나누어 게재한다.
무대 뒤 무용수들은 어떤 모습일까
유니버설발레단의 〈더 발레리나〉는 2022년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로 경남문화예술회관, 고양문화재단, 군포문화재단, 영덕문화관광재단, 하남문화재단 5개 지역 문화예술회관과 공동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그해 공동제작 주최인 재단 소재 5개 도시에서 공연을 올린 뒤 지난해 발레축제 참가작으로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할 계획이었으나 당시 〈백조의 호수〉로 작품이 변경되며 서울에서는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공연은 5월 31일과 6월 1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올려졌다.
발레단은 2005년 크리스토퍼 휠든의 안무로 무대 뒤 무용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백스테이지 스토리〉를 올린 바 있다. 주역 무용수와 이제 막 입단한 신인 무용수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그려냈던 당시의 구도가 〈더 발레리나〉에서도 재현된다. 공연은 막이 올려진 채 연습실에서 몸을 풀며 클래스 준비를 하는 무용수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연습실과 실제 무대를 오가는 극중극 형식으로 구성되어 평소에는 완성된 무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퍼포머로만 존재하던 무용수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했다.
발레마스터는 컨템퍼러리 발레 공연이 내일로 다가왔음을 주지시키며 무용수들을 독려하지만 연습 중에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다. 공연의 주역 무용수가 부상을 당한 것이다. 무용수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지고,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하는 마스터는 하루 만에 대체 무용수를 구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니 해당 작품을 제외하고 공연을 진행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연습실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한 무용수가 자신이 해보겠노라며 자원한다. 마스터는 어려운 작품인데 할 수 있겠냐고 의아해하면서도 곧 작품의 동작 순서를 알려주고는 무용수를 테스트해본다. 테스트 결과는 합격. 마스터는 뜻밖에도 준비가 잘되어 있는 무용수에게 감탄하며 매일 늦게까지 남아 연습한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공연 당일 부상으로 무대에 서지는 못하지만 동료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기존 주역 무용수가 목발을 짚은 채 등장하고, 새로운 주역으로 발탁된 대체 무용수는 멋지게 공연을 마치고 기존 주역의 축하를 받으며 기쁨을 나눈다. 공연이 끝나고 무용수들은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연습에 정진한다. 이틀간의 공연에서 홍향기와 한상이가 주역 무용수와 신인 무용수를 번갈아 연기했고, 발레마스터는 이현준과 알렉산드르 세이트칼리예프의 더블캐스팅으로 개성을 더했다.
신인이 기존 주역을 대체하며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는 이야기는 주로 여성의 성공과 경쟁을 다루는 서사에서 인기를 끌며 다양하게 변주된다. 고전영화 〈이브의 모든 것〉에서처럼 주로 ‘여적여’ 형태로 구현되기 십상이나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브로드웨이 42번가〉나 매튜 본의 발레 〈레드 슈즈〉처럼 무대 뒤의 현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실제로 부상은 공연에 캐스팅된 무용수가 교체되는 가장 빈번한 이유인데, 전막 작품 등에서는 언더스터디를 미리 준비시켜놓기도 하지만 〈더 발레리나〉가 보여주듯 준비된 언더가 없어 갑작스럽게 대체자를 구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극중극으로 맥도웰의 〈피아노 콘체르토〉,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랩소디〉, 쇼팽의 〈피아노 스케르초〉, 〈코리아 이모션 精〉 삽입작인 〈미리내길〉과 〈비연〉이 공연된다. 이 가운데 대체 무용수는 맥도웰의 〈피아노 콘체르토〉에서 아름다운 파드되를 펼친다. 극중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 공연을 보러 가는 관객들의 다양한 상황이 펼쳐지며 객석에 웃음을 선사하고, 문훈숙 단장은 대기실의 무용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실제 정기공연에서처럼 무대로 나와 공연에 대한 해설을 하며 극중극의 재미를 더한다.
연습실에서 시작해 실제 무대를 거쳐 연습실로 돌아가는 구성은 무용수들에게 인간미를 부여하고, 발레단의 실제 레퍼토리 작품으로 짜여 있는 갈라 공연은 극중극 형식이지만 최선을 다한 무용수들의 수행으로 실제 공연 못지않은 생생한 박진감이 넘친다. 내가 본 6월 1일 공연에서는 강미선이 브누아 드 라 당스 수상작인 〈미리내길〉을 이현준과 함께 다시 한 번 선보이며 극중극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작품은 무대의 위와 아래 곳곳을 세심하게 조명하지만 공연을 기대하는 관객들의 반응이나 공연 전 해설은 다소 오버스럽다. 연습실에서 발레마스터의 입을 통해 ‘컨템퍼러리 발레’로 공연의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관객들의 대화나 공연 전 해설에서 프랑스 루이 14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발레의 역사나 발목을 가리는 치렁치렁한 드레스에서 클래식 튀튀까지의 의상의 변천사는 생략하고 극중극 공연의 레퍼토리에만 집중해도 좋았을 것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았다.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등 클래식 발레 레퍼토리를 정착시키고 〈오네긴〉, 〈로미오와 줄리엣〉 등 드라마 발레 작품들을 레퍼토리에 추가했다. 〈심청〉, 〈춘향〉 등 한국 고전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발레 작품을 만들어 단체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는 한편 이어리 킬리언, 윌리엄 포사이드, 나초 두아토, 한스 반 마넨, 오하드 나하린 등 현대 발레를 대표하는 안무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코리아 이모션 精〉과 같은 신작을 개발하며 컨템포러리로 레퍼토리를 확장했다.
〈더 발레리나〉는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무용수들의 무대 아래의 모습을 엿보게 하며 40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발레 무대를 만들어온 발레단의 창작 에너지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짐작케 한다.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연습실로 돌아간 무용수들의 무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글_ 윤단우(공연칼럼니스트)
사진제공_ 유니버설발레단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Korea Ballet Festival part I. The performance continues behind the scenes: Universal Ballet’s 〈The Ballerina〉
The Korea Ballet Festival has already celebrated its 14th anniversary this year. The two major ballet companies, the Korea National Ballet and the Universal Ballet, are invited as invited groups, and the basic festival lineup consists of special performances held at the Towol Theater and contested performances with the Jayu Small Theater as the main stage. Starting in 2022, the stage is being expanded to regions such as Jeju and Gangwon.
This year, the National Ballet Company’s 〈Don Quixote〉 and the Universal Ballet Company’s 〈The Ballerina〉 were invited, and the Chuncheon Ballet Company’s 〈The Barber of Seville〉 was invited locally. The planned performance is 〈Ballet Layer〉 directed by choreographer Kim Yong-geol, and the contested performances include 〈Life of Ballerino〉 at Yoo Hoe-woong Liberty Hall, 〈In the Mood for Love〉 at Seoul Ballet Theatre, and 〈Don't Be Foggy〉 by Dark Circles Contemporary Dance. 〉, Hyunji Shin's B Project's 〈Emotion in Motion〉, Yang Young-eun's Beyond Ballet's 〈The Scent of Chrysanthemums〉, Korea Ballet Stars' 〈Metro, Boulot, Dodo〉, Aham Art Project's 〈Olive〉, Project Cloud Nine's 〈Desolate Land〉 was raised to enrich the festival stage. In this paper, reviews of three performances are published in two parts.
What do the dancers look like behind the scenes?
Universal Ballet's 〈The Ballerina〉 is a work produced jointly with five local culture and arts centers: Gyeongnam Culture and Arts Center, Goyang Cultural Foundation, Gunpo Cultural Foundation, Yeongdeok Culture and Tourism Foundation, and Hanam Cultural Foundation, hosted by the Korea Culture and Arts Center Association in 2022. am. It was planned to be performed at the Seoul Arts Center as part of last year's Ballet Festival after performing in five cities located by the foundation, which hosted the co-production that year, but at the time, the work was changed to 〈Swan Lake〉 and it was only now seen in Seoul. The performance was held at the Seoul Arts Center Towol Theater on May 31st and June 1st.
In 2005, the ballet company uploaded 〈Backstage Story〉 which depicts the stories of dancers behind the stage with choreography by Christopher Wheeldon. The composition of the time, which contrasted the appearance of the main dancer and the new dancer who had just joined the company, is also reproduced in 〈The Ballerina〉. The performance begins with the curtain raised and shows the dancers warming up and preparing for class in the practice room. It is structured in the form of a play within a play that goes back and forth between the practice room and the actual stage, showing the human nature of the dancers who normally only existed on the completed stage and who only existed as performers. illuminated the figure.
The ballet master encourages the dancers by reminding them that the contemporary ballet performance is coming tomorrow, but an unexpected accident occurs during practice. The main dancer of the performance was injured. The dancer is urgently taken to the hospital, and the master, who has to deal with the situation, decides that it is impossible to find a replacement dancer and put it on stage in one day, so the performance should proceed without the piece in question.
While the atmosphere in the practice room was chaotic, one dancer volunteered to try it herself. Although the master wonders if he can do it because it is a difficult piece, he soon explains the movement sequence of the piece and tests the dancer. The test result was passing. The master is unexpectedly impressed by the dancer's well-preparedness and praises him for staying up late every day, saying that the results are showing.
On the day of the performance, the existing leading dancer appears on crutches to watch the performance of his colleagues, although he is unable to stand on stage due to an injury, and the replacement dancer who was selected as the new leading role finishes the performance with flying colors and shares in the joy of receiving congratulations from the existing leading role. After the performance, the dancers return to their daily lives and devote themselves to practice again. In the two-day performance, Hong Hyang-gi and Han Sang-i alternated between leading dancers and new dancers, and the ballet master added personality through the double casting of Lee Hyun-jun and Aleksandr Seitkaliev.
The story of a new star replacing an existing protagonist and emerging as a new star is popular and has many variations, mainly in narratives that deal with women's success and competition. As in the classic film 〈All About Eve〉 it is often implemented in a ‘left-behind-the-scenes’ form, but the behind-the-scenes reality is reflected in the reality behind the scenes, such as in 〈42nd Street〉 or Matthew Bourne’s ballet 〈Red Shoes〉, which was also made into a musical thanks to the success of the movie. It also reflects. In fact, injuries are the most frequent reason why dancers cast in a performance are replaced. In previous works, understudies are prepared in advance, but as shown in 〈The Ballerina〉 there are times when there is no understudy ready and an awkward situation arises where a replacement must be found suddenly. do.
The plays within the play include McDowell's 〈Piano Concerto〉, Rachmaninoff's 〈Paganini Rhapsody〉, Chopin's 〈Piano Scherzo〉, and 〈Mirinae-gil〉 and 〈Biyeon〉, which are inserts from 〈Korea Emotion 精〉. Among them, the substitute dancer performs a beautiful pas de deux in McDowell's 〈Piano Concerto〉. Before the performance in the play begins, various situations of the audience going to see the performance unfold, bringing laughter to the audience. Director Hoon-sook Moon greets the dancers in the waiting room and comes out on stage to give commentary on the performance as in an actual regular performance.
The structure of the performance, which starts in the practice room, goes through the actual stage, and returns to the practice room, gives the dancers a sense of humanity, and the gala performance, which is composed of works from the ballet company's actual repertoire, is in the form of a play within a play, but the performance of the dancers who did their best is as vivid and exciting as an actual performance. In the performance I saw on June 1, Kang Mi-seon performed the Benois de la Danse award-winning work 〈Mirinae-gil〉 once again with Lee Hyeon-jun, raising the level of the play-within-a-play to a higher level.
The work carefully illuminates everything above and below the stage, but the reactions of the audience anticipating the performance and the commentary before the performance are somewhat overdone. As the identity of the performance is specified as a 'contemporary ballet' through the words of the ballet master in the practice room, the history of ballet dating back to France's Louis It would have been better to skip the changes in costumes and focus only on the repertoire of the play-within-a-play performance.
The Universal Ballet celebrates its 40th anniversary this year. Classical ballet repertoires such as 〈Swan Lake〉, 〈Don Quixote〉 and 〈La Bayadere〉 were established, and drama ballet works such as 〈Onegin〉 and 〈Romeo and Juliet〉 were added to the repertoire. While maintaining the group's originality by creating new ballet works based on Korean classics such as 〈Shimcheong〉 and 〈Chunhyang〉 it also created new ballet works by choreographers representing modern ballet such as Jiri Killian, William Forsyth, Nacho Duato, Hans van Maanen, and Ohad Naharin. He expanded his repertoire to contemporary by presenting his works and developing new works such as 〈Korea Emotion 精〉.
〈The Ballerina〉 gives us a glimpse into the dancers' understage scenes that are not usually seen easily, and lets us guess where the creative energy of the ballet troupe, which has been creating ballet stages consistently for 40 years, comes from. The performance has ended, but the performance of the dancers who returned to the practice room is still in progress.
Written by Danwoo Yoon (Performing Arts Columnist)
Photo provided by Universal Bal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