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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의 예술가들이 풀어낸 페르시아의 전설: 그리고로비치 안무, 볼쇼이발레단의 〈사랑의 전설〉

20세기 이후의 러시아 발레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안무가 중 한 사람으로 유리 그리고로비치(Юрий Григорович, 1927- )를 꼽을 수 있다. 1946년 레닌그라드 안무 학교를 졸업한 후 키로프발레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한 그는 키로프 극장에서 자신의 첫 안무작 〈석화(Каменный цветок)〉(1957)와 두 번째 작품 〈사랑의 전설(Легенда о любви)〉(1961)을 창작했다. 러시아 우랄 지방의 설화를 소재로 만든 〈석화〉가 성공을 거둔 후 그리고로비치는 동양 쪽으로 눈을 돌려 페르시아의 전설을 발레로 가져왔다. 그는 이 두 작품으로 안무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1964년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가로 취임하였다. 이후 30여 년 동안 〈스파르타쿠스〉, 〈이반 뇌제〉, 〈로미오와 줄리엣〉, 〈황금시대〉 등 소비에트 발레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창작하였으며, 〈백조의 호수〉, 〈지젤〉, 〈호두까기 인형〉 등의 클래식 발레들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수정하여 ‘그리고로비치 버전’을 만들었다. 이 작품들은 볼쇼이발레단의 대표작들로서 여전히 관객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의 전설〉을 처음 만들 당시 누레예프가 페르하드 역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초연을 올렸던 1961년 그가 프랑스로 망명을 하는 바람에 알렉산드르 그리보프에게 역할이 갔다는 일화가 있다. 이 작품이 볼쇼이극장에서 초연된 것은 키로프보다 4년 늦은 1965년이었다. 키로프에서 공연했던 작품에서 3막을 보완하여 민중들의 군무 씬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으며, 페르하드가 민중의 영웅이 되어 백성들에게 둘러싸여 끝을 맺는 결말 부분은 민중들을 위해 개인적 사랑을 희생하고 의연히 민중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수정되었다. 현재 마린스키와 볼쇼이발레단에서는 대표적 레퍼토리로서 거의 매년 공연되고 있으며 그 외 러시아 내 몇 개의 발레단이 이 작품을 레퍼토리로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2023-2024 시즌에서 볼쇼이발레단은 지난 5월 4-5일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마흐메네 바누 Photo by Damir Yusupov Bolshoi Theatre

 

발레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여왕 마흐메네 바누에게는 병에 걸려 죽어가는 여동생 쉬린이 있다. 어느 날, 한 이방인이 여왕을 찾아와 동생의 병을 낫게 해주는 대가로 그녀의 아름다움을 요구하고, 여왕은 자신의 희생으로 동생을 살린다. 쉬린과 마흐메네 바누는 궁정화가인 페르하드를 동시에 사랑하지만 페르하드는 아름다운 쉬린과 사랑에 빠진다. 흉측한 외모로 사랑을 포기해야 했던 여왕은 마음의 상처와 질투로 괴로워한다. 신분의 차이로 고민하던 쉬린과 페르하드는 도망을 치고, 이에 화가 난 여왕이 이 둘을 쫓는다. 당시 가뭄에 고통 받고 있는 백성들을 위해, 여왕은 페르하드가 산을 깎아내고 물길을 뚫으면 쉬린과의 사랑을 허락하겠다고 한다. 쉬린과의 사랑을 얻기 위해 페르하드는 산에서 막힌 물길을 뚫고 민중들은 페르하드를 영웅처럼 떠받든다. 마침내 여왕은 페르하드와 쉬린의 사랑을 인정하지만, 페르하드는 백성을 위해 개인의 사랑을 희생하기로 결심하고 산에 남는다.


여기서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다. 남녀간의 사랑(쉬린과 페르하드)과 일방적 짝사랑(페르하드를 향한 마흐메네 바누의 마음), 동생을 위하여 자신의 아름다움을 버리는 언니의 애틋한 마음, 자신이 모시는 여왕에게 복종하는 비지르의 충성심이 제각각 사랑의 형태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아름답고 숭고한 것은 개인을 희생하면서 공공선으로 나아가는 페르하드의 마음이라고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사건과 갈등은 쉬린-페르하드-마흐메네 바누의 삼각관계이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극복하는 민중에 대한 개인의 헌신으로 주제가 귀결된다. 이는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던 소비에트적 도덕성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된다. 작품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정인(情人)에 대한 연모와 갈등의 감정이 무색할 정도로 생각지 못한 이 결말에는 소비에트 혁명을 찬양하는 대본작가 나짐 히크메트(Nazym Hikmet, 1902-1963)의 의지가 배어있다.

  

쉬린과 페르하드 Photo by Damir Yusupov ⓒBolshoi Theatre

 

촘촘치 못한 스토리를 발레적 환상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 것은 오롯이 이 작품에 참여한 예술인들의 공(功)이었다. 터키 시인이자 극작가인 나짐 히크메트가 대본을 맡았으며, 아제르바이잔 바쿠 출신의 작곡가 아리프 멜리코프(Ариф Меликов, 1933-2019)가 발레 음악을 작곡했다. 그리고로비치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함께 한 조지아 트빌리시 출신의 무대미술가 시몬 비르살라제(Симон Вирсаладзе, 1909-1989)가 무대와 의상을 디자인하였다. 


각 캐릭터들은 자신의 성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시그니처 동작을 갖고 있다. 마흐메네 바누는 여왕의 카리스마와 위엄을 나타냄과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상처와 시련, 갈등, 외로움 등을 표현하는 복합적인 인물로, 유연하면서도 곡예적이고 뾰족한 움직임을 구사한다. 손가락을 모두 붙여 쫙 펴고 손바닥을 위로 하는 팔 동작은 이국적 느낌을 풍기면서 강한 성격을 보여준다. 한편, 부드럽고 밝은 기운의 쉬린은 묵직한 마흐메네 바누와는 다르게 가볍고 발랄하며 아름답다. 여왕의 춤을 낮은 금관악기와 찢어지는 듯한 현악기로 표현했다면, 쉬린의 춤은 새가 지저귀는 듯한 높은 멜로디의 악기로 표현된다. 쉬린은 마치 작은 종을 잡고 흔드는 듯한(혹은 파르르 떠는 잠자리나 나비의 날갯짓과 같은) 손동작을 하며 춤을 춘다. 여왕이 검정, 노랑, 빨강색의 의상으로 고통, 황금의 고귀함, 질투 등을 나타냈다면 쉬린은 흰 의상으로 깨끗함과 순결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청년 페르하드는 건장한 남성성을 과시하는 듯 양팔을 벌리고 어깨를 흔드는 움직임을 한다. 에너지 넘치는 점프로 매력을 어필하고 쉬린과의 이인무(혹은 여왕의 상상 속에서 그 둘의 이인무)를 부드럽게 이어간다.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구사하고 서로의 몸을 교차하며 유연한 움직임으로 사랑을 춤추는 이인무는 프리기아-스파르타쿠스, 로미오-줄리엣, 이반-아나스타샤의 이인무에서도 볼 수 있는 그리고로비치 특유의 표현 방식이다. 왕실 군대를 통솔하는 근위대장 비지르는 절도 있는 동작으로 여왕에게 복종적인 충성심을 표현한다.

  

마흐메네 바누 Photo by Damir Yusupov ⓒBolshoi Theatre

 

인물들 각자가 무척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 특징을 얼마나 잘 소화하는가가 작품 성공의 잣대가 될 것이다. 내가 관람했던 5월 4일 낮 공연에는 엘레노라 세베나르드(Эленора Сеенард)가 마흐메네 바누로 데뷔하는 자리였고, 쉬린 역은 마리아 비노그라도바(Мария Виноградова)가 춤췄으나 2막이 끝난 후 부상으로 인해 3막에서는 아나스타샤 스타슈케비치(Анастасия Сташкевич)로 교체가 되었다. 페르하드는 예고르 게라셴코(Егор Геращенко)가, 비지르는 알렉산드르 보도페토프(Александр Водопетов)가 맡았다. 클래식 작품보다 모던 발레에 잘 어울리는 체형과 표현력을 가진 세베나르드는 생각보다 안정적인 마흐메네 바누를 춤추었다. 느리지만 강한 포인트가 인상적인 솔로에서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살려냈다. 그러나 2015년에 보았던 마리아 알라쉬(Мария Аллаш)의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나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었던 만큼, 그것을 잊을만한 내공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마야 플리세츠카야, 니나 티모페예바, 니나 세미조로바, 갈리나 메젠체바 등이 마흐메네 바누의 역을 맡았던 계보에서 캐릭터의 분위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쉬린은 언니 마흐메네 바누의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와 매우 대조적으로 산뜻한 햇살과 같은 캐릭터이다. 비노그라도바와 스타슈케비치 모두 요정과 같은 가벼움으로 우아한 춤을 추었다. 나탈리아 베스메르트노바, 이리나 콜파코바, 루드밀라 세멘냐카, 나데즈다 파블로바 등이 역대 쉬린을 춤췄던 것을 보면 서정적 아름다움의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볼 때마다 페르하드에게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2015년 마린스키의 게스트 댄서로 왔던 티무르 아스케로프(Тимур Аскеров)도 그랬지만 이번 게라셴코도 궁정화가에 어울리지 않는 피지컬과 무거운 몸놀림, 다소 호흡이 맞지 않는 춤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마린스키의 수석 발레리노 김기민은 한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면서도 힘든 역이 페르하드라고 했다. 그만큼 테크닉과 표현력을 요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일 것이다.

  

 쉬린 Photo by Mikhail Logvinov  ⓒBolshoi Theatre

 

페르하드 Photo by Mikhail Logvinov  ⓒBolshoi Theatre

 

작품에서 가장 시선을 강탈하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은 쉬린과 페르하드가 도망을 치고 마흐메네 바누와 비지르가 이를 쫓는 부분이다. 무대 위에서 인물들이 빠르게 등퇴장을 하며 점프와 턴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장면은 장관이다. 마치 영화의 필름이 무대 위에서 돌아가는 것 같은 효과를 연출한다. 이와 같은 장면은 〈이반 뇌제〉의 한 장면인 타타르와의 쫓고 쫓기는 전투씬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된다. 빠른 흐름과 다이내믹한 에너지 속으로 관객들이 정신없이 빨려 들어가도록 하는데 여기서 오는 흥미진진한 쾌감이 상당하다. 이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멜리코프의 음악과 만나 역동성을 배가시킨다. 시각과 청각이 더해져 발산하는 시너지는 매우 강렬해서 공연이 끝나고도 뇌리에 계속 남았다.


비르살라제의 무대와 의상 디자인은 언제나 그렇듯 특별하다. 몇 개의 무대 장치와 소품으로 포인트만 주는 그의 무대는 작품을 세련되게 만들어주면서 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사랑의 전설〉에서는 어두컴컴한 무대 한가운데에 세워진 사각 구조물이 전부이다. 이 구조물은 양쪽으로 열리는 그림책으로, 표지에는 아랍어가 쓰여 있다. 촛대를 연상시키는 기다란 조명이 마치 사막의 밤을 비추듯 무대 양 옆에 서 있으며 몇 개의 조명은 하늘의 별처럼 공중에 떠 있다. 책이 열리면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마흐메네 바누의 첫 등장 씬이 시작한다. 3D로 눈앞에 펼쳐지는 구전 설화처럼 대형 그림책은 배경을 바꿔가며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시하고, 무용수들은 책의 가운데 뚫려있는 사각 프레임에서 등장하며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같은 느낌을 준다. 이야기는 페르하드가 산 속으로 들어간 후 책이 닫히며 끝을 맺음으로써 2시간 여 동안의 환영이 막이 내렸음을 알려준다. 무용수들의 의상은 지역색을 짙게 드러냈다. 발레리나들이 입은 긴 팔의 유니타드, 베일, 망토는 차도르를 연상시키며 남성무용수들의 여러 가지 종류의 터번 역시 그러했다. 온 몸을 꽁꽁 싸맨 발레리나들의 의상에 보석 몇 개를 포인트로 장식함으로써 에로틱함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마흐메네 바누와 페르하드 Photo by Damir Yusupov ⓒBolshoi Theatre


그리고로비치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다이내믹함과 드라마틱한 전개는 몇 십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구현해내기가 쉽지 않다. 엄청난 규모의 군무 씬은 스케일도 대단하거니와 그 독특한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 균등한 테크닉을 요한다.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방식과 군무의 리드미컬한 움직임, 독무-이인무-삼인무의 적절한 구성은 흥미진진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처음 무대에 올린 지 벌써 60여 년이 지난 작품임에도 〈사랑의 전설〉은 진부하거나 구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관객들이 여전히 다음 세대의 마흐메네 바누와 쉬린, 페르하드를 기다리고 있는 이유이다. 



글_ 이희나(춤평론가)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Persian legends told by Soviet artists: Bolshoi Ballet’s 〈The Legend of Love〉 choreographed by Grigorovich



One of the most influential choreographers in Russian ballet since the 20th century is Yuri Grigorovich (1927-). After graduating from the Leningrad Choreographic School in 1946, he worked as a dancer at the Kirov Ballet. He performed his first choreographic work 〈The Stone Flower〉 (1957) and his second work 〈The Legend of Love〉 (1961) at the Kirov Theater was created. After the success of 〈The Stone Flower〉 which was based on a folktale from Russia’s Ural region, Grigorovich turned to the East and brought Persian legends into ballet. With these two works, he solidified his position as a choreographer, and in 1964 he took over as artistic director and principal choreographer of the Bolshoi Ballet. Over the next 30 years, he created representative works of Soviet ballet, including 〈Spartacus〉, 〈Ivan the Terrible〉, 〈Romeo and Juliet〉 and 〈The Golden Age〉. He also modified classical ballets such as 〈Swan Lake〉, 〈Giselle〉 and 〈The Nutcracker〉 to suit his own style and created the 'Grigorovich version'. These works are Bolshoi theater's major repertoires and are still enthusiastically loved by audiences.


There is an anecdote that when 〈The Legend of Love〉 was first made, Nureyev was preparing for the role of Ferkhad, but in 1961, when it premiered, he defected to France and the role went to Aleksandr Gribov. This work was premiered at the Bolshoi Theater in 1965, four years later than Kirov's. In the work performed in Kirov, the third act was supplemented to enrich the people's group dance scene, and the ending part where Ferkhad becomes a people's hero and is surrounded by the people sacrifices his personal love for the people and resolutely serves the people. The scene was modified to go into the mountains to serve. Currently, the Mariinsky and Bolshoi Ballet companies perform it almost every year as a representative repertoire, and several other ballet companies in Russia have this work in their repertoire, but it is a work that has not been introduced well in Korea. In the 2023-2024 season, the Bolshoi Ballet staged this work on May 4-5.


The story of the ballet is simple. Queen, Makhmene Banu, has her younger sister, Shirin, who is sick and dying. One day, a stranger comes to her queen and asks for her beauty in exchange for curing her brother's illness, and her queen saves her brother's life with her own sacrifice. Shirin and Makhmene Banu both love the court painter Ferkhad, but Ferkhad falls in love with the beautiful Shirin. Forced to give up her love due to her hideous appearance, the Queen is tormented by her heartache and jealousy. Shirin and Ferkhad, troubled by the difference in status, run away, and the angry queen chases after them. For the sake of her people, who were suffering from drought at the time, the queen said she would grant Ferkhad her love with Shirin if he would cut down the mountain and open a water channel for her. In order to win Shirin's love, Ferkhad clears the blocked waterway in the mountains and the people look up to Ferkhad like a hero. Finally, the queen acknowledges Ferkhad and her Shirin's love, but Ferkhad decides to sacrifice his personal love for his people and remains in the mountains.


Here, the forms of ‘love’ are diverse. Love between men and women (Shirin and Ferkhad) and one-sided unrequited love (Makhmene Banu's heart for Ferkhad), the affectionate heart of her older sister who gives up her beauty for her younger brother, and the vizier's obedience to the queen he serves. Each type of loyalty is a form of love. However, this work says that what is ultimately beautiful and noble is Ferkhad's heart that moves toward the public good while sacrificing the individual. The incident and conflict that develops the story is the love triangle of Shirin, Ferkhad, and Makhmene Banu, but in the end, the theme boils down to the individual's devotion to the people that overcomes it all. This is thought to reflect the Soviet morality that prioritized the group over the individual. This ending, which is so unexpected that it overshadows the feelings of conflict and love for the lover that dominate most of the work, is imbued with the will of librettist Nazym Hikmet (1902-1963) to praise the Soviet revolution.


The ability to persuasively tell a loose story through ballet-like fantasy was entirely the credit of the artists who participated in this work. Turkish poet and playwright Nazim Hikmet wrote the libretto, and Arif Melikov (1933-2019), a composer from Baku, Azerbaijan, composed the ballet music. Simon Virsaladze (1909-1989), a stage artist from Tbilisi, Georgia, who worked with Grigorovich in almost all of his works, designed the stage and costumes.


Each character has a signature move that effectively reveals their personality. Makhmene Banu is a complex character who represents the charisma and majesty of a queen while also expressing the wounds, trials, conflicts, and loneliness of an impossible love. She uses flexible, acrobatic, and sharp movements. The arm movement of putting all fingers together and palms up gives off an exotic feel and shows a strong personality. Meanwhile, Shirin, with its soft and bright energy, is light, lively and beautiful, unlike the heavy Makhmene Banu. While the Queen's dance is expressed with low brass instruments and tearing string instruments, Shirin's dance is expressed with instruments with a high melody that resembles birds chirping. Shirin dances while making hand movements as if she is holding a small bell and shaking it (or like a fluttering dragonfly or the flapping of a butterfly's wings). While her queen expressed her pain, golden nobility, and jealousy with her black, yellow, and red costumes, Shirin expressed her cleanliness and pure beauty with her white costumes. Her young man, Ferkhad, who falls in love with her, spreads her arms and makes a shaking movement of her shoulders, as if to show off his sturdy masculinity. She appeals her charm with energetic jumps and smoothly continues her dual dance with Shirin (or their dual dance in the queen's imagination). The dual dance, which uses acrobatic movements, crosses each other's bodies, and dances love with flexible movements, is Grigorovich's unique expression method that can also be seen in the dual dances of Phrygia-Spartacus, Romeo-Juliet, and Ivan-Anastasia. Vizier, the captain of the guard who commands the royal army, expresses his submissive loyalty to the queen through his restrained movements.


Since each character has a very unique personality, how well they portray their characteristics will be the criterion for the success of the work. In the matinee performance on May 4th that I watched, Eleanora Severnard made her debut as Makhmene Banu, and the role of Shirin was danced by Maria Vinogradova, but after the end of the second act, she was replaced by Anastasia Stashkevich due to injury. Ferkhad was danced by Yegor Gerashenko and Vizir was danced by Aleksandr Bodopetov. Sevenard, who has a body type and expressiveness better suited to modern ballet than her classical works, danced Makhmene Banu more stable than she expected. The slow but strong point brought out the unique dark atmosphere in her impressive solo. However, as the stage-overwhelming charisma of Maria Alash, which I saw in 2015, remained strongly in my mind, I was disappointed that I did not have the courage to forget it. It is easy to guess the mood of the character from the lineage of Maya Plisetskaya, Nina Timofeeva, Nina Semizorova, Galina Mezentseva, etc., who played the role of Makhmene Banu. Shirin is a character like a refreshing ray of sunshine, in sharp contrast to the heavy and dark atmosphere of her older sister, Makhmene Banu. Both Vinogradova and Stashkevich danced gracefully with fairy-like lightness. You can get a sense of the lyrical beauty by looking at Natalia Bessmertnova, Irina Kolpakova, Lyudmila Semennyaka, Nadezhda Pavlova and others who have danced Shirin in the past. Personally, every time I see this work, I always feel sorry for Ferkhad. This was the case with Timur Askerov, who came as a guest dancer at the Mariinsky in 2015, but this time Gerashenko also showed an uneasy appearance due to his physical and heavy movements unbefitting a court painter and a somewhat uncoordinated dance. Mariinsky principal ballerino Kim Kimin said in an interview that his favorite yet most difficult role was Ferkhad. This may be because he is a character that requires technique and expressiveness.


The most eye-catching and tense scene in the work is the part where Shirin and Ferkhad run away and Makhmene Banu and Vizir chase after them. The scene where the characters quickly enter and leave the stage and jump and turn one after another is spectacular. It creates an effect as if a movie film is running on stage. This same scene unfolds similarly in the chase and chase battle scene with the Tartar, which is a scene from Ivan the Terrible. The audience is absorbed into the fast flow and dynamic energy, and the exciting pleasure that comes from this is considerable. This rhythmic movement combines with Melikov's music to double the dynamism. The synergy created by the combination of sight and hearing was so powerful that it remained in my mind even after the performance was over.


Virsaladze's stage and costume design is, as always, special. His stage, which only highlights a few stage sets and props, serves to make the work more sophisticated and make the dance stand out. In 〈The Legend of Love〉, all there is is a square structure erected in the middle of a dark stage. This structure is a picture book that opens on both sides, with Arabic written on the cover. Long lights reminiscent of candlesticks stand on both sides of the stage as if illuminating the desert night, and several lights float in the air like stars in the sky. When the book opens, people pour out and the scene where Makhmene Banu first appears begins. Like an oral folk tale unfolding before your eyes in 3D, the large picture book visually displays the story by changing the background, and the dancers appear in a square frame in the middle of the book, giving the feeling of living characters. The story ends with the book closing after Ferkhad enters the mountain, marking the end of the two-hour illusion. The dancers' costumes vividly revealed local colors. The long-sleeved unitards, veils, and capes worn by ballerinas are reminiscent of the chador, as are the various types of turbans worn by male dancers. A drop of eroticism was added by decorating the ballerinas' costumes with their entire bodies tightly covered with a few jewels.


The unique dynamics and dramatic development seen in Grigorovich's works are not easy to embody even today, decades later. The enormous scale of the group dance scene is not only huge in scale, but also requires even technique to pull off the unique choreography. The way music is expressed with the body, the rhythmic movements of the group dance, and the appropriate composition of solo dance, double dance, and triple dance give the joy and emotion of watching an exciting movie. Although it has already been over 60 years since it was first performed on stage, 〈The Legend of Love〉 does not feel stale or outdated. This is why audiences are still waiting for the next generation of Makhmene Banu, Shirin, and Ferkhad.



Written by Heena Lee (Dance Cri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