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창단 공연 〈한여름밤의 꿈〉을 성공적으로 마친 서울시발레단이 이번에는 두 편의 초연작으로 돌아왔다. 현대무용가 차진엽의 신작 〈백조의 잠수〉와 국내 무대에 처음 선보이는 네덜란드 안무가 한스 반 마넨의 95년 작 〈캄머발레〉다. 사전 공연과 창단 공연을 통해 단체의 방향성과 공연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되자 다음 공연인 더블 빌에 쏟아지는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 4일간 5회차의 공연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되며 공연과 단체에 대한 기대감을 엿보게 했다.
점점 느려지고 작아지는 세계, 차진엽의 〈백조의 잠수〉
백조 이미지는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인 〈백조의 호수〉를 통해 발레 혹은 발레리나에 대한 시그니처로 널리 통용된다. 발레리나들은 섬세한 포르 드 브라와 파 드 부레로 백조의 처연한 날갯짓을 표현하고, 강렬한 푸에떼로 흑조의 유혹을 완성하며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땀을 흘리고 있다. 〈백조의 호수〉라는 작품을 떠나 이 같은 발레리나의 노력을 백조의 움직임에 빗대기도 하는데, 백조는 물 위에서 별다른 움직임 없이 우아한 자태로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쉼 없이 발을 놀리며 그와 같은 자태를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발레 무용수에게 친숙하다 못해 운명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 이 백조 모티브를, 차진엽은 물속으로 데려가 백조 본연의 모습을 탐색한다. 물속으로 들어간 백조들은 우리가 무대에서 보듯이 물 위에 떠 있는 우아한 모습이 아니라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바로 〈백조의 잠수〉다.
무대 뒤쪽에 있던 방파제 같은 구조물이 앞쪽으로 전진하면서 무대의 공간감도 조금 달라진다. 물속으로 완전히 들어가게 된 것이다. 무용수들의 의상에도 변화가 있다. 우선 백조의 깃털을 변형한 것 같은 흰색 헤드피스가 사라지고, 피아노 건반 같던 직사각형 천을 걷어내고 바지 의상으로 갈아입고 나온 무용수들은 좀 더 자유롭고 자연스러워진 움직임을 선보인다. 발레단의 시즌 무용수들은 물론 최수진, 임샛별, 성창용, 임종경, 노예슬, 박민영 등 현대무용수들이 프로젝트 무용수로 합류하며 움직임의 질감이 더욱 풍부해진 것도 공연의 인상을 결정지은 중요한 부분이다.
차진엽은 작품의 영어 제목을 ‘리타데센도(Ritardscendo)’라고 붙였는데, 이는 음악용어에서 ‘점점 느리게’를 의미하는 ‘ritardando’와 ‘점점 작게’를 의미하는 ‘decrescendo’를 합성한 안무가의 신조어다. ‘ritardando’는 비슷한 용어인 ‘rallentando’와 달리 조금 갑작스럽게 느려지는 것을 의미하며, 소리의 크기와 관계되는 ‘decrescendo’는 소리가 점점 작아져 조용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속도와 소리의 변화는 한국어 제목으로 돌아가 ‘잠수’와 연결된다. 즉, 잠수 이후의 변화인 것이다.
백조들이 물속으로 완전히 잠수한 후반부에서 차진엽은 귀에 익은 〈백조의 호수〉의 음악을 편곡해 사용했다. 그러나 〈백조의 호수〉에서는 주인공이 마법에 의해 백조로 변하게 된 비극적인 인물이고 백조가 왕자를 만나는 호숫가는 그와 같은 비극을 견뎌야 하는 암울한 공간인 것과 달리 〈백조의 잠수〉 속 인물들은 물속에서 점점 느려지고 고요해지는 움직임을 통해 자기 자신과의 합일 상태에 다다른다. 차진엽은 최근 몰두하고 있는 프리다이빙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는데, “물속 깊이 있다 보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뱃속 시절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라는 그의 말은 물속에 잠수한 무용수들이 도달한 지점을 은유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은 방 안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스 반 바넨의 〈캄머발레〉
네덜란드 안무가 한스 반 마넨은 명성에 비해 국내에 작품이 많이 알려진 안무가는 아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이 1989년 작 〈블랙 케이크〉를 2008년과 2013년 공연하며 그의 이름을 국내 무대에 알렸지만 클래식 전막 위주로 운영되는 발레 무대에서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볼 기회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았다. 서울시발레단의 이번 더블빌 무대는 〈캄머발레〉로 반 마넨의 그 수많은 작품 가운데 드디어 두 번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잠시 프랑스로 건너가 롤랑프티발레단에서 활동한 적도 있지만 반 마넨은 무용수로서 또 안무가와 예술감독으로서 인생 대부분을 네덜란드댄스시어터와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서 보냈다. 반 마넨의 길고 긴 안무작 목록은 안무가로서 그의 긴 생명력과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준다. 아직 20대이던 1955년 발표한 첫 안무작 〈Ole, Ole, la Margarita〉를 시작으로 2014년 작 〈일상〉과 〈하프와 함께 춤을〉에 이르기까지 60여 년 동안 무려 150편의 작품을 만들었다.
네덜란드는 물론 유럽에서 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은 매우 각별하다. 2007년에는 그의 탄생 75주년을 맞아 유럽의 내로라하는 10여 개의 발레단이 한데 모여 그에게 헌정하는 ‘한스 반 마넨 페스티벌’을 3주간 개최했고, 다시 10년이 지나 2017년에는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서 그의 탄생 85주년을 기념해 ‘한스 반 마넨에 대한 오마주’라는 타이틀로 〈은유〉(1965), <아다지오 하머클라비어>(1975), <프랭크 브리지 변주곡>(2005)을 공연했다. 생존해 있는 예술가에게 이 같은 헌정 공연이 바쳐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인데, 그의 안무가로서의 위상을 짐작게 하는 일화다.
2013년부터는 모든 공식 직위를 내려놓고 네덜란드 국립발레아카데미의 후원자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그에 대한 발레단의 애정은 여전하다. 24-25시즌에도 발레단의 공연 라인업에서는 그의 작품 가운데 〈슈만의 네 가지 작품〉(1975)과 〈찰나의 환영〉(1990)을 만날 수 있다.
1995년 작 〈캄머발레(Kammerballett)〉는 이번 공연이 한국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이다. 반 마넨 작품의 안무적 특징은 ‘관계성’, ‘단순성’, ‘음악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캄머발레〉는 그의 이 같은 특징이 매우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제목의 ‘kammer’는 영어의 ‘chamber’에 해당하는 단어로 ‘방’을 의미하며, ‘캄머발레’는 제목처럼 대형 클래식 발레와 대비되는 ‘작은 방에서 벌어지는 실내적인 발레’로 완성된다.
공연은 열두 명의 여성과 남성 무용수가 짝을 이루어 전개되며, 이들이 앉거나 들어 옮기는 열두 개의 스툴이 소품으로 사용되어 닫혀 있는 공간을 완성한다. 무대 바닥에는 흰색 원이 그려져 있고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대부분 이 원 안에서 이루어지거나 벗어나더라도 원에 근접해서 이루어진다. 이 제한되어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공간 안에서 무용수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연기하며, 스카를라티, 케이지, 카라예프 등 시대도, 나라도, 문화도, 사상도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이 콜라주되어 움직임과 결합한다.
반 마넨은 〈캄머발레〉를 1994년 홀란드 페스티벌을 위해 만든 〈콤포지티〉의 후속작으로 처음 구상했다. 하지만 몬드리안의 추상회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무용계의 몬드리안’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전작보다 노란색, 주황색, 갈색, 검정색 등 선명하게 대비되는 컬러와 몸에 달라붙는 단순한 디자인의 의상을 입고 더 간소화된 소품 사이에서 음표처럼 움직이는 이 작품이 몬드리안의 작품에 좀 더 가까워 보인다.
반 마넨의 움직임은 클래식 발레의 기본 테크닉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무용수들이 작품 안에서 구현해내는 움직임은 음악에 대한 이해를 넘어 관계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정신적 멘토로 삼은 조지 발란신과도 차별화된다. 〈캄머발레〉의 무용수들 역시 서로를 탐색하고 긴장감 속에서 갈등하고 대립하며 주장하고 설득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관계를 정돈해나간다. 이 관계 속에는 여성과 남성 간의 이성적 관계도 물론 포함되지만 〈블랙 케이크〉처럼 명확한 성역할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공연은 국립발레단에서 주역 커플로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던 김지영과 이동훈이 특별출연해 여전한 기량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지난 〈한여름밤의 꿈〉에서 부상으로 하차해야 했던 김민경도 안정적인 무대로 안도감과 기대감을 안겼다.
반 마넨은 〈블랙 케이크〉의 국내 초연 무대에 내한했을 당시 인터뷰에서 컨템퍼러리 발레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파했다. 발레의 발전은 관객의 발전과 관계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수준 높은 작품을 계속해서 새롭게 내놓아야 하고, 관객의 니즈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 클래식 발레 이상의 단계를 기대하게 될 때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이 같은 진단은 이렇다 할 무용 전통이 없는 나라였던 네덜란드가 이미 1940년대 후반부터 컨템퍼러리 댄스를 시작해 반세기가 넘는 노력으로 세계 정상급 위상에 도달한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다.
사전 공연과 창단 공연, 그리고 본격 정기공연의 첫발을 내디딘 ‘더블빌’까지 서울시발레단은 주목도에 걸맞은 결과물을 내놓으며 ‘지금 여기’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막 첫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단체라고 하기엔 놀라운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예술감독 부재, 지도위원 부족, 시즌 무용수와 프로젝트 무용수의 불균형 같은 것은 여전한 불안 요소로 남아 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단체가 받는 기대가 확인되고 2026년까지 활동할 시즌 무용수들이 확정된 만큼 이들의 역량과 매력을 최대로 출력해 공연 퀄리티를 유지하고 시즌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글_ 윤단우(공연칼럼니스트)
사진제공_ 서울시발레단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The Answer to Ballet in the ‘Here and Now’: Seoul City Ballet Double Bill 〈Swan Diving〉 & 〈Kammerballet〉
After successfully completing its inaugural performance 〈A Midsummer Night’s Dream〉 last August, Seoul City Ballet has returned with two premieres this time. The new work 〈Swan Diving〉 by contemporary dancer Cha Jin-yeop and the 1995 work 〈Kammerballet〉 by Dutch choreographer Hans van Manen, which will be performed for the first time on a domestic stage. As the direction and performance level of the group could be gauged through the pre-performance and inaugural performances, the interest in the next performance, the Double Bill, was very hot. The 5th performance over 4 days from October 9 to 12 at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M Theater sold out early, giving a glimpse into the expectations for the performance and the group.
Slowing Down and Shrinking World, Cha Jin-yeop's 〈Swan's Diving〉
The image of the swan is widely used as a signature for ballet or ballerinas through the classic ballet masterpiece 〈Swan Lake〉. Ballerinas express the swan's mournful wingbeats with delicate port de bras and pas de bourrée, and complete the seduction of the black swan with intense fouetté, constantly sweating to prove themselves. Leaving aside the work called 〈Swan Lake〉 the efforts of ballerinas are sometimes likened to the movements of swans. Although swans appear to float gracefully on the water without much movement, they constantly move their feet underwater and make invisible efforts to maintain that form.
Cha Jin-yeop takes this swan motif, which is so familiar to ballet dancers that it almost feels like fate, into the water to explore the true form of swans. What kind of appearance will the swans show when they enter the water, rather than the elegant appearance we see on stage? This is 〈The Swan’s Diving〉.
The performance begins with a dancer walking out in a traditional swan movement of classical ballet, a pas de bourrée, even though she is not wearing pointe shoes. The number of dancers increases from one to three, then to five, filling the stage. All of the dancers, wearing white underwear, cover their bodies with a white rectangular cloth that extends from their chests to their thighs. Because of this costume, the dancers’ movements look like the white keys of a piano being pressed, creating a synesthesia with the music, and the front of the cloth is decorated with dizzying curved patterns, so when the dancers gather together to perform a corps dance, it looks like a water vortex. A video image like a water vortex is projected on the backdrop at the back of the stage, and the dancers are gradually sucked into the water.
The sense of space on the stage changes slightly as the breakwater-like structure at the back of the stage moves forward. They have completely entered the water. The dancers’ costumes also change. First, the white headpiece that looked like a modified swan feather disappeared, and the dancers, who had changed into pants costumes after removing the rectangular cloth that looked like piano keys, showed more free and natural movements. The fact that the texture of the movements was enriched by the addition of the ballet company's seasonal dancers as well as modern dancers such as Choi Soo-jin, Lim Saet-byeol, Seong Chang-yong, Lim Jong-gyeong, Noh Ye-seul, and Park Min-young as project dancers was also an important factor that determined the impression of the performance.
Cha Jin-yeop gave the work the English title ‘Ritardscendo’, which is a new word coined by the choreographer by combining the musical term ‘ritardando’, meaning ‘gradually slowing down’, and ‘decrescendo’, meaning ‘gradually smaller’'. ‘Ritardando’, unlike the similar term ‘rallentando’, means slowing down a little suddenly, and ‘decrescendo’, which is related to the size of the sound, means the sound gradually becomes smaller and quieter. This change in speed and sound is connected to the Korean title, ‘submersion’. In other words, it is the change after submersion.
In the latter part, where the swans completely submerged in the water, Cha Jin-yeop arranged and used the familiar music from Swan Lake. However, unlike Swan Lake, where the main character is a tragic figure who has been transformed into a swan by magic, and the lakeside where the swan meets the prince is a dark space where he must endure such tragedy, the characters in Swan Submersion reach a state of unity with themselves through their movements that gradually slow down and become quieter underwater. Cha Jin-yeop was inspired by freediving, which he has recently been engrossed in, and his words, “When I am deep underwater, I think of the time when I was in my mother’s womb that I don’t remember,” may be a metaphor for the point reached by the dancers who have submerged in the water.
What Happens in a Small Room? Hans Van Manen's 〈Kammerballet〉
Dutch choreographer Hans Van Manen is not a choreographer whose works are widely known in Korea despite his fame. Although Universal Ballet made his name known on the Korean stage by performing his 1989 work 〈Black Cake〉 in 2008 and 2013, there were no more opportunities to see his other works on ballet stages that mainly consist of full-length classical pieces. Seoul Ballet’s double bill stage this time is 〈Kammerballet〉 which is finally the second of Van Manen's many works.
Although he briefly moved to France to work for the Roland Petit Ballet, Van Manen spent most of his life as a dancer, choreographer, and artistic director at the Netherlands Dance Theater and the Dutch National Ballet. Van Manen's long list of choreographic works demonstrates his long life and creative power as a choreographer. Starting with his first choreographic work, 〈Ole, Ole, la Margarita〉 which he announced in 1955 when he was still in his 20s, and continuing with 〈Daily Life〉 and 〈Dancing with the Harp〉 in 2014, he created a whopping 150 works over 60 years.
He is highly respected and loved in the Netherlands and Europe. In 2007, to commemorate the 75th anniversary of his birth, 10 leading ballet companies in Europe gathered together to hold the “Hans van Manen Festival” for three weeks in tribute to him. Ten years later, in 2017, the Dutch National Ballet celebrated the 85th anniversary of his birth by performing 〈Metaphor〉(1965), 〈Adagio Hammerklavier〉(1975), and 〈Frank Bridge Variations〉(2005) under the title 〈Homage to Hans van Manen〉. It is very rare for a living artist to be honored with such a tribute performance, and this anecdote gives us an idea of his status as a choreographer.
Since 2013, he has stepped down from all official positions and is only listed as a patron of the Netherlands National Ballet Academy, but the ballet company’s affection for him remains strong. In the 24-25 season, you can also see his works in the ballet company’s lineup, including 〈Four Schumann Works〉(1975) and 〈A Momentary Apparition〉(1990).
This performance of 〈Kammerballett〉 from 1995 is the first in Korea and Asia. The choreographic characteristics of Van Manen’s works can be summarized as “relationship,” “simplicity,” and “musicality,” and 〈Kammerballett〉 is a work in which these characteristics are beautifully harmonized. The word ‘kammer’ in the title corresponds to the English word ‘chamber’, meaning ‘room’, and 〈Kammerballett〉 is completed as ‘indoor ballet in a small room’, as opposed to large-scale classical ballet, as in the title.
The performance unfolds with twelve female and male dancers paired up, and twelve stools that they sit on or carry around are used as props to complete the closed space. A white circle is drawn on the stage floor, and most of the dancers’ movements are within this circle, or even if they leave it, they are close to the circle. In this limited and ‘simple’ space, the dancers act out all the situations that can occur in the ‘relationship’ between people, and the ‘music’ of composers from different eras, countries, cultures, and ideologies, such as Scarlatti, Cage, and Karajev, is collaged and combined with the movements.
Van Manen first conceived of 〈Kammerballett〉 as a follow-up to 〈Composity〉, which he created for the 1994 Holland Festival. However, this work, which was inspired by Mondrian's abstract paintings and earned the nickname of 'Mondrian of the dance world', is closer to Mondrian's work, with vivid contrasting colors such as yellow, orange, brown, and black, and simple designs that cling to the body, and moves like musical notes between more simplified props.
Van Manen's movements are rooted in the basic techniques of classical ballet, but the movements that the dancers implement in the work go beyond understanding music and contain an exploration of relationships, which differentiates him from George Balanchine, who was his spiritual mentor. The dancers in 〈Kammerballett〉 also explore each other, conflict and confrontation in tension, argue and persuade, and sort out messy and confusing relationships. This relationship includes the rational relationship between women and men, but it does not reveal clear gender roles like 〈Black Cake〉.
The performance featured special appearances by Kim Ji-young and Lee Dong-hoon, who showed great chemistry as a leading couple at the National Ballet, and received cheers from the audience for their continued skills. Kim Min-kyung, who had to step down from the previous 〈A Midsummer Night’s Dream〉 due to an injury, also brought relief and anticipation with her stable performance.
In an interview when Van Manen visited Korea for the domestic premiere of 〈Black Cake〉 he preached the importance of contemporary ballet. He said that the development of ballet is related to the development of the audience, and in order to do so, we must continue to present new, high-quality works and prepare for the time when the audience’s needs are somewhat met and they expect a level higher than classical ballet. His diagnosis makes us look back on the present, when the Netherlands, a country without a notable dance tradition, began contemporary dance in the late 1940s and has reached a world-class status through more than half a century of effort.
From the pre-performance and inaugural performance to the first step toward full-fledged regular performance, “Double Bill,” the Seoul Metropolitan Ballet has presented results worthy of its attention and presented its own answer to the question of “here and now.” It is surprising that a group that is just entering its first season is doing so well, but the absence of an artistic director, lack of instructors, and the imbalance between seasonal dancers and project dancers still remain as concerns. However, with this performance confirming the expectations placed on the group and the confirmed seasonal dancers who will be active until 2026, they will maximize their capabilities and charms to maintain the quality of the performance and operate the season with a long-term perspective. We need to put more effort into building a system that can do that.
Written by Danwoo Yoon (Performing Arts Columnist)
Photo provided by Seoul City Bal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