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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수준에 적합한 연출력이 필요한 때 - <제12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12회를 맞이한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이 7월 10일~1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졌다. 1부와 2부로 진행된 이번 공연에서는 올해 초청된 해외무용수로 하은지(핀란드 국립발레단), 최유희(영국 로열발레단), 양은지(독일 하겐발레단), 원진호(미국 올랜드발레시어터), 원진영(미국 Ceder Lake 컨템포러리발레단)이 파트너 무용수들과 함께 국내 무대에 처음 소개되는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컨템포러리 댄스와 클래식발레 작품을 선사했다. 이와 함께 이번 공연의 예술감독인 김용걸댄스씨어터의 작품도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의 관심 속에 펼쳐진 공연은 발레 스타들의 클래식 작품이 노련하게 연기된 반면, 이와 함께 선보인 컨템포러리 댄스는 클래식 작품에 비해서 약간은 어색하면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각각의 무용수가 클래식발레 작품과 컨템포러리 댄스를 같은 공연무대에서 연기한 것으로 인한 대조성, 발레무용수들이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성, 발레리나와 컨템포러리 댄스에 대한 관객으로서의 편견, 현대작품에 대한 관객 수준의 향상 등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댄스의 공존의 시간을 통해서 무용수들의 또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었고 대조적인 작품 속의 색다름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남녀무용수의 호흡이 눈에 띄었던 하은지 팀으로 완벽한 테크닉, 과한 듯 과하지 않은 연기 속의 절제미, 안정된 남자무용수의 서포트(support)로 작품을 완벽하게 보여주었고, 발레를 마치 서커스와 같은 묘기로 연출하되 예술성을 잃지 않으며 관객을 매료시켰다.




 발레스타들의 공연과 함께 외국 발레콩쿨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여 해외진출이 유력한 영스타 무용수들의 작품도 같은 무대에서 공연되었는데, 작품에서의 둔탁한 스텝과 관객에게 불안감을 조성한 동작, 무거운 점프력 등으로 매끄럽지 못한 무대였다. 앞으로의 수련을 통해 발레스타로서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 본다. 2부에서 선보인 김용걸댄스시어터의 군무 작품은 빠른 리듬에 쉴 틈 없이 움직이는 무용수들을 통해서 발레동작을 뛰어넘은 기교와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으나, 부담스러운 무용수의 풍만함이 작품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발레 작품과 컨템포러리 댄스의 결합 무대로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취지의 공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작품 감상의 흐름을 부자연스럽게 하는 공연의 순서와 발레 콩쿨장을 연상하게 한 무대 구성은 운동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12회를 맞이하는 해외스타 공연의 무대 수준에 적합한 새로운 연출력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글_ 전주현(발레전문 리뷰어,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사진_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사진 최시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