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 2024-05-19 | LG SIGNATURE 홀
김서현
그동안의 매튜 본은 잊고, 우리가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미지도 지워버리고 작품 감상에 임해야 하는 공연이다. 매튜 본은 어떻게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이렇게 파격적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놀라웠다. 기존의 매튜 본의 다른 작품의 '파격'과는 더욱더 다르다고 느꼈던 이유는 프로코피예프 음악과 효과음, 무대세트, 그리고 의상과 조명까지 비교적 가볍게 사용하였는데 안무는 정반대로 무거운 느낌을 공연 내내 풍겼기 때문이다.
2024-04-30 ~ 2024-04-30 | 국립정동극장 세실
염혜규
세실풍류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으로 여섯 남성 안무가들의 컨템러리 한국춤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첫날 봤던 1920년대 이후 등장한 신무용 작품들과 비교가 됐는데, 100여년의 세월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여섯 안무가의 작품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 주면서도, 한편으로 큰 차별성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여러 각도에서 현 시대 컨템포러리 한국춤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한 공연이였다.
2024-04-25 ~ 2024-04-27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곰돌아부지
다소 색채가 강한 주제에 대하여 호불호를 줄이기 위해 도전적인 시도를 덜어내고 신뢰할 수 있는 안정성에 집중한 부분이 제일 아쉬웠다. 이로 인해 레퍼토리로서 가능성이 보인 작품에서 독창성이 어중간해 보였고 컨텐츠가 지닌 힘도 온전하게 표출되지 못하고 제한당한 것처럼 보였는데 국립무용단이 해당 작품을 다시 무대에 소환할 때 좀 더 과감하게 구성해서 이 작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보적인 매력을 살릴 수 있었으면 했다.
염혜규
49일간 망자의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이였다. 다소 무겁거나 난해할 수 있는 철학적인 주제를 관객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한 노력이 보였다. 하지만 그 노력이 너무 지나쳤던 탓일까? 주제가 가진 심오함은 표현의 영역에서 증발돼 버린듯 했고, 결과적으로 작품 자체의 정체성에 의문을 남긴 무대였다.
2024-04-11 ~ 2024-04-14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김예린
국립현대무용단의 심미적인 표현과 퀄리티 높은 연출력이 맞아 떨어져 이들만의 '정글'을 구현해냈다. 문명과 야생, 질서와 무질서와 같은 대비되는 텍스트가 연상되었고, 정제되지 않은 자유를 꿈꾸게 되는 작품이었다. 움직임을 드리우는 그림자로 연출한 중반부 하이라이트 부분은 각각의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며 강력한 서사성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과 대화하며 볼 수 있었던 구조적이고 서사적인 작품. 나 또한 정글을 꿈꾸는 한 명의 문명인이었다.
곰돌아부지
무용수의 움직임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기 보다는 작품을 본 이후에 무엇이 남았는가에 대해 주목하며 보기를 권장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자유로이 정글을 헤쳐 나가는 마음으로 관람했는데 무대를 둥글게 도는 통일된 동작이 점차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각자의 움직임으로 퍼져나감과 동시에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극의 흐름과 은은한 빛이 감합하며 진중하게 끌어간 분위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감을 배가시키고 있었다.
염혜규
조명, 무대장치 같은 춤 이외의 요소들을 최소화하면서도 "정글"이라는 공간성을 지닌 주제를 춤 자체에 집중하여 성공적으로 보여준 작품. 정글의 특징적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단순화시켜 정글의 전형적 이미지를 탈피하면서도 정글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비정형 움직임 리서치 "프로세스 인잇"에 기반한 동작과 안무는 비정형 속의 또 다른 정형성을 보여줬는데, 이들 사이의 대립과 조화를 통해 몸 자체로 변화무쌍한 자연과 도시속의 정글을 만들어냈다.
2024-04-14 ~ 2024-04-14 | 국립국악원 예악
오정은
명가 강선영 탄생 100주년으로 대표적인 레파토리가 한 무대에서 펼친 자리였다. 특히 마지막 무대에서는 한성준-강선영-양성옥으로 이어지는 <태평무>의 맥은 보존과 보전의 노력과 시대적인 어울림(독무 및 군무 구성 등)이 더해진 고민이 담겨져보였다. 명가 강선영을 그리워하는 무대 위 춤꾼들과 악사 그리고 관객석에서 함께 시대를 나누었던 제자, 동료 등의 향수가 펼쳐지는 축제의 장이었다.그리고콜로키움 연계행사까지 언어,텍스트, 영상 등 다채로웠다.
신상아
강선영 탄생 100주년 맞이 공연, <강선영, 불멸의 춤>은 신선무, 승무, 살풀이춤, 한량무, 즉흥무, 훈령무, 경기검무, 태평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태평무>의 무대는 보유자-전수자들의 무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를 오랫동안 전수함으로서 무용계의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태평무에 제일 중요한 발재간이 독보였고 전체적인 무대의 음악 구성이 색다르고 좋았다.
2024-04-09 ~ 2024-04-10 | 포스트극장
오정은
김백봉 <청명심수>를 토대하여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낸 공연이었다. 무용가 '김백봉'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향수를 일으키는 공연이었으며, 아카이브(영상,사진, 안무노트 등) 자료들과 춤의 맥을 이어가는 다짐을 볼 수 있는 연계성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스승과 제자, 모녀의 모습으로 춤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의 모습을 투영하는듯, 만남의 여행이 표현되어보였다.아쉬운 부분은 사회자가 배우의 느낌으로 진행되었으면 흐름이 더 편했을것 같다.
2024-04-04 ~ 2024-04-04 | 국립정동극장
염혜규
신무용의 선구자인 배구자, 조승희, 조택원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이수자들에 의해 변화된 부분을 감안할지라도 세 사람 춤의 각기 다른 개성을 볼 수 있었는데, 백여년이 흐른 지금의 시점에서도 진부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한국적인 요소가 많음에도, 직선적인 혹은 역동적인 동작 등이 전통춤과 확연히 구별됨을 보여줘 "신무용"임을 알게 했다. 당시 근대라는 역사적 배경이 우리춤에 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가져왔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4-03-29 ~ 2024-03-30 |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염혜규
오행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안무가의 공간지배력이 돗보이는 작품이였다. 또한 각 요소들은 현상적 측면보다 인간내면에서 작동하는 요소로서 잘 표현되었다. 특히 "금"의 프로젝션 맵핑 영상과 맥박소리를 연상케하는 음향, 느림과 여백의 미로 구성 된 안무의 성공적인 조합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금속성의 차가움과 이성이라는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앞장들의 장점들을 찾기 힘들었고, 마지막 "토"는 다소 상투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2024-03-16 ~ 2024-03-17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곰돌아부지
비슷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상대방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진 채 획일화를 강요받고 있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며 모노톤으로 드리워진 오늘날의 사회에서 개개인이 지닌 정체성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후에 다양한 색상과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무용수들을 통해 각자가 추구하는 인간상에 도달하기 위한 최종 목적지에 대한 모두의 고민에 힌트를 제안하고 있었다.
염혜규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속에서 소홀히 하기 쉬운 우리 내면의 정돈과 성장을 다양한 구성과 분위기로 풀어내고자 한 작품이다. 도입부의 빠른 리듬의 음악과 함께 시작하는 감각적인 군무는 낯설지 않았지만, 나름의 새로움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안무였다. 특히나 남성무용수들의 뛰어난 기량이 잘 뒷받침 돼 주었다. 하지만 다양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다소 정형적인 무대를 확인해야 했고, 안무가만의 색깔을 느끼기 힘들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2024-02-17 ~ 2024-02-24 | 모므로살롱
한성주
전통과 현대 콜라보의 좋은 예시. 전통과 현대성이 서로 충돌하고 어우러지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및 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판소리의 깊이 있는 감정 표현과 현대음악의 실험적 요소 그리고 현대무용의 동적인 움직임이 결합되어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의 예술이 하나의 무대 위에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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