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언덕에서 물고기 한 마리가 퍼덕이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 물을 만날지 알 수 없어 그저 퍼덕이기만 했다. 어느 날 마른하늘에서 빗방울이 듣기 시작했고, 물고기는 빗방울에 몸을 적시고 내를 따라 바다에 이르렀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왔다고 해도 퍼덕이며 살아있지 않았다면 바다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소년, 춤을 추다
2000년대 초 중학생이었던 소년은 비보이 영상에 마음을 빼앗겼다. 소년을 사로잡았던 비보이팀은 ‘오보왕’으로 불렸던 ‘익스트림 크루’로 세계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이름난 팀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얼마 후 다른 학교 친구의 권유로 친구의 선배들이 만든 비보잉팀을 만나게 되는데, 킬라몽키즈이다. 킬라몽키즈는 지금도 부산을 대표하는 비보이 크루로 다른 춤 장르와 협업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팀이다. 킬라몽키즈 양문창 대표는 이때부터 이 소년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면서 소년이 ‘무용가 허성준’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터 주었다. 킬라몽키즈에서 일 년에 360일 정도를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춤에 푹 빠져 지냈다. 메마른 언덕에서 혼자 퍼덕이던 물고기가 드디어 비에 온몸을 적시고, 강에 흘러든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대학 진학은 생각하지 않았다. 집 형편이 나빠서가 아니고 별다른 계획이 없어서였다. 비보잉 외에도 패션디자인을 배우고, 재즈 학원에서 수업하기도 했다. 이즈음 가족 같았던 킬라몽키즈를 떠나게 되었고, 22살 겨울 현대무용 공연에 무용수로 같이 해보자는 권유를 받고, 허종원의 〈오감도〉(2012년 11월 28일 해운대문화회관)에 출연하게 됐다. 이것이 그가 무용계에 내디딘 첫발이었다. 현대무용가 허종원과 만남은 허성준의 춤 여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허종원 역시 스트리트 댄서 출신인지라 허성준의 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공연 후 허종원과 김수현 부부는 같이 활동해 보자고 손을 내밀어주었다. 그렇게 허성준은 판댄스씨어터(이후 ‘판댄스’)의 일원이 되었다. 판댄스는 허종원, 김수현 부부를 중심으로 삶의 근원적 의미를 진중하고 겸허하게 갈구하는 작품으로 일관성 있게 활동하는 부산 무용계의 중요한 무용단이다. 다른 이들처럼 학연으로 끌어 줄 선배도 스승도 없는 그에게 허종원, 김수현 부부와 단원들은 예술의 동지이자, 스승이 되어 주었다.
판댄스가 그를 받아들인 것은 단체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았다. 판댄스 대표인 허종원이 스트리트 댄서였고, 부인 김수현은 대학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다른 장르의 춤을 추다가 뒤늦게 무용과에 다시 입학한 이력이 있었다. 단원들도 대학에서 무용을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무용단 구성원의 특징은 단체가 추구하는 춤이 기존 현대무용의 작법에 크게 얽매이지 않게 하였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자기들만의 작품 색을 확고하게 굳혀 나갈 수 있었다. 허성준은 대표의 배려로 연습실에서 먹고 자면서 혼자 연습할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이 기간에 그의 존재가 부산 무용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다른 단체의 작품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허성준은 여러 안무자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무용수로서 기반을 다지는 한편 공연으로 익힌 무용 작법을 자신의 창작에 필요한 재산으로 축적하기 시작했다. 모티브를 작품으로 풀어 재구성하는 방법, 동작의 개연성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등을 체험하고 익혔다. 제27회 부산무용제 대상을 받았던 김수현 안무 〈Red Door〉(2018), 허종원 안무 〈오감도〉, 제24회 부산무용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수현 안무 〈Left behind(남겨진 자들)〉 등은 허성준의 뇌리에 특별히 각인 된 작품이었다. 판댄스씨어터는 허성준의 활동무대이자 배움터이며 생존의 기반이었다.
허성준의 춤 색깔을 갖추다
2020년 11월 19일 판댄스 정기공연 〈가족의 역사〉(민주공원 소극장)를 끝으로 허종원, 김수현 부부는 단체에서 물러나 자기들이 원했던 삶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판댄스에는 허성준, 김소이, 박은지 세 명이 남게 되는데, 허성준은 대표를 맡은 박은지에게 예술 감독을 맡겠다고 자처했다. 이는 단체에 대한 애정이었고, 책임감으로 스스로를 묶어 앞으로의 활동을 다지려는 일종의 결의이기도 했다. 2022년 6월 3일 허성준의 안무로 정기공연 〈이터널〉을 해운대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렸다. 이 작품은 2021년 제30회 부산무용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을 1시간으로 재구성한 것이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리뷰하였다.
허성준은 뛰어난 춤꾼이고, 몸과 움직임에 천착한 작품을 꾸준하게 안무해 왔다. 주제의 서사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편은 아니지만, 그만의 은유와 상징으로 내용을 전달하는데, 〈이터널〉의 구성도 그렇다. 각 장의 관계가 긴밀하지는 않지만, 느슨한 연결은 관객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제공한다. (…) 판댄스는 언제나 단단한 춤으로 요란스럽지 않게 그들만의 작품을 보여주었다. 〈이터널〉은 허성준식 은유와 상징이 판댄스 특유의 풍성한 춤과 성실함을 입어 춤의 추상성이 현실성과 만나는 접점을 보여주었다.
2022년 6월 14일 〈댄스포스트코리아〉 공연리뷰 중
〈이터널〉은 허성준 안무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주기에도 충분한 작품이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한 가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주제를 표현할 때 이성적인 것과 감정적인 것 사이에,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사이에, 추상적인 것과 구상적인 것 사이에 작품을 존재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은 제가 만드는 대부분의 작품이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것이 많기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터널〉이 그런 작품이었다. 구상적인 표현이 힘든 무용 작품의 특징 때문에 추상적 표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는 추상과 구상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이 작품 이전까지 허성준은 〈Back to black〉(2015), 〈도착〉(2016), 〈벙어리〉(2017), 〈사막을 건너는 히치하이커〉(2018), 〈비오는 날의 수채화〉(2018), 〈좋아보여〉(2019), 〈꽃꽂이〉(2020), 〈The land of silence〉(2021) 등의 작품을 꾸준히 창작했다. 또한 무용수로 손영일 무용단, 줄라이 댄스, 에게로, 무용단 Redstep과 함께했고, 판댄스씨어터 야외춤 〈자전거 타는 할아버지〉(2017), 다원예술 프로젝트 〈Body of Projecyions〉(2015), 국제레지던시사업 영국 〈Crossing over part2〉(2016), 원도심 거리춤 축전(2017), 다원예술 〈감만기억〉(2018) 등에도 출연하였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부산의 중요한 공연에 허성준이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삶에서 바로 건져 낸 춤
허성준은 춤을 추고 있었던 20대 후반부터 목수 일을 하였고, 지금은 풀타임으로 판넬 일을 하면서 춤을 춘다. 적응하기 아주 힘들었지만, 춤을 놓을 수는 없어서 지금도 5월에 있을 경연에 참여할 작품을 만들고 있다. 많은 무용가가 학교예술강사나 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허성준은 춤과 관련이 없는 노동으로 생활했다. 이러한 환경의 영향이 그의 작품 기저에 깔려있다. 쉽게 가벼워지지 않고,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느낀 감정을 적당한 위트를 곁들여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사막을 건너는 히치하이커〉(2018)가 대표적이다. 익숙한 은유를 자기 방식으로 뒤틀어 적절한 깊이를 주었던 자기 고백적 작품이었다. 주제를 찾기 위해 색다른 의미를 찾기보다 삶에서 바로 건져 올린 모티브를 작품화하였다. 그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허종원이 “사람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을 때 서로를 가리고 찌른다. 그래서 그 날카로움을 깎아내어야 한다.”라고 한 말을 듣고 〈꽃꽂이〉(2000)를 만들었다. 여자 친구와 다툼이 잦았을 때 만든 작품이었다. 〈벙어리〉(2017)는 “벙어리가 말한다면 그것은 춤이어야 한다”라는 현대무용가 김윤규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작품이다. 이처럼 그는 살면서 부딪히는 모든 상황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발견하고, 발굴한다.
모두에서 말한 물고기 이야기처럼 마른 언덕에서 혼자 퍼덕이기만 했던 소년이 지금은 자기 춤의 기반이 되었던 무용단의 다음 세대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것이 자기를 품고 배움을 주었던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점차 아카데믹한 무용으로는 세상의 변화를 담아내기에 벅찬 현실이 되었다. 이런 현실의 변화 때문에 무용가로 진입하는 다양한 통로가 필요했고, 그의 여정이 마침 그 흐름을 잘 탔다고도 볼 수 있다. 허성준은 스트리트 씬에서 시작해 기성 무용판에 안착한 좋은 사례이다. 요즘 스트리트 씬 출신을 제법 만날 수 있지만, 그의 경우처럼 기성 무용계가 인정하는 안무가로 안착한 사례는 흔치 않다. 무용계에서 지내 온 환경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얽매일 것이 별로 없었고, 받아들이는 기준을 스스로 세울 수 있어서다. 다른 사람이 가진 기반이 없이 시작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자유를 주었고, 능동적으로 춤을 갈구할 수 있었던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그는 남들이 세운 울타리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바다를 찾아 헤엄쳤다. 그런 삶에서 건져 낸 펄떡이는 춤으로 가득한 그의 작품은 언제나 자유이며 능동일 수밖에 없다.
글_ 이상헌(춤평론가)
사진제공_ 허성준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Dancer Heo Seong-jun explores the intersection between reason and emotion, abstraction and figuration
A fish was fluttering about on a dry hill. I didn't know where to go to find water, so I just flapped around. One day, raindrops began to fall from the dry sky, and the fish soaked itself in the raindrops and followed me to the sea. No matter how much it rained, if you weren't flapping and alive, you wouldn't have been able to see the sea.
A boy dances
As a middle school boy in the early 2000s, his heart was stolen by B-boy videos. The B-boy team that captivated the boy was the ‘Extreme Crew’, also known as the ‘King of Misinformation’, a famous team that even won a world championship. Shortly after entering high school, at the recommendation of a friend from another school, he met a b-boying team formed by his friend's seniors, the Killa Monkeys. Killa Monkeys is still a B-boy crew representing Busan and is actively engaged in collaboration with other dance genres. From then on, Killa Monkeys CEO Yang Mun-chang maintained a close relationship with the boy, paving the way for the boy to grow into ‘dancer Heo Seong-jun.’ With Killa Monkeys, I spent about 360 days a year living in the practice room, completely immersed in dance. The fish that had been flopping alone on the dry hill finally got wet with rain and flowed into the river.
Even after graduating from high school, he did not think about going to college. It wasn't because my family was in bad shape, but because I didn't have any plans. In addition to b-boying, he also studied fashion design and took classes at a jazz academy. Around this time, I left Killa Monkeys, who were like family, and at the age of 22, I was invited to join a modern dance performance as a dancer in the winter, and appeared in Heo Jong-won's 〈Five Senses〉 (November 28, 2012, Haeundae Cultural Center). This was his first step into the dance world. Meeting modern dancer Heo Jong-won became an important milestone in Heo Seong-jun's dance journey. Heo Jong-won was also a former street dancer, so he was able to understand Heo Seong-jun's dance better than anyone else. After the performance, Heo Jong-won and Kim Soo-hyun reached out to them to work together. In this way, Seongjun Heo became a member of Pan Dance Theater (later ‘Pandance’). Pandance is an important dance troupe in the Busan dance world that consistently works with works that earnestly and humbly seek the fundamental meaning of life, centered around the couple Heo Jong-won and Kim Soo-hyun. Heo Jong-won, Kim Soo-hyun, and their members became artistic comrades and teachers for him, who had no seniors or teachers to lead him to the academy like others.
The fact that Pandance accepted him was not unrelated to the nature of the group. Heo Jong-won, the CEO of Pandance, was a street dancer, and his wife, Kim Soo-hyun, danced in a different genre as a club member in college, but later re-entered the dance department. Many of the members also started dancing in college. These characteristics of the dance troupe members made it possible for the dance pursued by the group to not be greatly tied to existing modern dance techniques. Although they were not too different, they were able to solidify their own unique style of work. Thanks to the CEO's consideration, Seongjun Heo was able to have a lot of time to practice alone while eating and sleeping in the practice room. During this period, his presence began to become known in the Busan dance world, and he began appearing in other groups' works. Heo Seong-jun solidified his foundation as a dancer by appearing in the works of several choreographers, while also beginning to accumulate the dance writing techniques he learned through his performances as assets necessary for his own creations. He experienced and learned how to interpret and reconstruct motifs into works and how to create probability of movement. Kim Soo-hyun's choreography 〈Red Door〉 (2018), which won the grand prize at the 27th Busan Dance Festival, Heo Jong-won's 〈Five Senses〉, and Kim Soo-hyun's choreography 〈Left behind〉, which won the Excellence Award at the 24th Busan Dance Festival, are all in Seong-jun Heo's mind. It was a specially engraved work. Pan Dance Theater was Heo Seong-jun's stage of activity, learning center, and foundation for survival.
Seongjun Heo's dance colors
On November 19, 2020, after the regular Pan Dance performance “Family History” (Minju Park Small Theater), Heo Jong-won and Kim Soo-hyun resigned from the group and returned to the life they wanted. And there are three people left in Pandance: Heo Seong-jun, Kim So-i, and Park Eun-ji, and Heo Seong-jun offered to take on the role of artistic director to Park Eun-ji, who served as the CEO. This was affection for the organization, and it was also a kind of determination to bind oneself with a sense of responsibility and solidify future activities. On June 3, 2022, the regular performance 〈Eternal〉, choreographed by Heo Seong-jun, was performed on the stage of the Haeundae Cultural Center Grand Theater. This work was a one-hour reconstruction of the work that won the Excellence Award at the 30th Busan Dance Festival in 2021. I reviewed it as follows.
Seongjun Heo is an outstanding dancer, and has consistently choreographed works that focus on his body and movement. Although he does not clearly show the narrative of the subject, he conveys the content through his own metaphors and symbols, and the composition of 〈Eternal〉 is also similar. Although the relationship between each chapter is not close, the loose connection provides room for the audience to interpret arbitrarily. (…) Pan Dance has always presented its own work with solid dance without being loud. 〈Eternal〉 shows the point where the abstraction of dance meets reality by wearing Heo Seong-jun's metaphors and symbols with the rich dance and sincerity unique to pandance.
Dance Post Korea, review on June 14, 2022
〈Eternal〉 was a work that clearly showed Heo Seong-jun's choreography style and was enough to raise expectations for his next work. In an interview, he said, “One more thing I think is important is that when expressing a subject, I try to make the work exist between the rational and the emotional, between the material and the spiritual, and between the abstract and the concrete. “This seems to come naturally because most of the works I create deal with the inner world of humans.” 〈Eternal〉 was such a work. Due to the characteristics of dance works where figurative expression is difficult, there are many cases where there is an over-reliance on abstract expression, but he tried to strike a balance between abstraction and figuration, with some success. Before this work, Heo Seong-jun had created 〈Back to black〉(2015), 〈Arrival〉(2016), 〈Mute〉(2017), 〈Hitchhiker Crossing the Desert〉(2018), 〈Watercolor on a Rainy Day〉(2018), 〈He has consistently created works such as 〈It Looks Good〉(2019), 〈Flower Arrangement〉(2020), and 〈The land of silence〉(2021). In addition, as a dancer, he worked with the Son Young-il Dance Company, July Dance, Egero, and the dance company Redstep, and participated in the Pan Dance Theater outdoor dance 〈Grandpa Riding a Bicycle〉 (2017), the interdisciplinary arts project 〈Body of Projecyions〉(2015), and the international residency project UK 〈Crossing over part2〉(2016), the original downtown street dance festival(2017), and the multi-disciplinary arts 〈Gamman Memory〉(2018). It can be seen that Heo Seong-jun has not been absent from important performances in Busan since 2015.
Dance taken straight from life
Heo Seong-jun has been working as a carpenter since his late 20s when he was dancing, and now he dances full-time while working on panel work. It was very difficult for him to adapt, but he couldn't give up dancing and is still creating a piece to participate in a competition in May. Many dancers make a living as school art instructors or teaching students at academies, but Heo Seong-jun made a living through work unrelated to dance. The influence of this environment underlies his work. It doesn't get lighter easily, but it's not heavy either. He calmly talks about his feelings in the situation he finds himself in, with appropriate wit. A representative example is 〈Hitchhiker Crossing the Desert〉(2018). It was a self-confessional work that twisted familiar metaphors in his own way and gave them appropriate depth. Rather than looking for a different meaning to find a theme, he turned motifs taken straight from life into works of art. Heo Jong-won, who had a great influence on him, said, "When people are too close together, they block and stab each other. So I created 〈Flower Arrangement〉(2000) after hearing someone say, “I need to shave off that sharpness.” It was a work I made when I had frequent fights with my girlfriend. 〈Mute〉(2017) is a work created by taking a cue from the words of modern dancer Kim Yun-gyu, who said, “If a dumb person speaks, it must be dance.” In this way, he discovers and excavates motifs for his works in every situation he encounters in life.
Like the fish story everyone told, the boy who used to flutter alone on a dry hill is now making plans for the next generation of the dance troupe that formed the basis of his dance. I believe that it is a way to repay the people who embraced me and taught me. Gradually, it has become a difficult reality to capture the changes in the world through academic dance. Because of this change in reality, various paths into becoming a dancer were needed, and it can be said that his journey coincided with that trend. Seongjun Heo is a good example of starting from the street scene and settling into the established dance scene. These days, you can meet quite a few people from the street scene, but it's rare to see someone like him who has established himself as a choreographer recognized by the established dance world. Although the environment in the dance world may be considered relatively unfavorable, in the end, it actually served as an advantage. There was not much to be tied down to, and I was able to set my own standards for acceptance. Although I started without the foundation that others had, it actually gave me freedom and became a strong foundation that allowed me to actively pursue dance. He refused to be confined by the fences built by others and swam in search of the sea on his own. His works, full of fluttering dances rescued from such a life, are always free and active.
Written by Lee Sang-heon (dance critic)
Photo provided by Seongjun H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