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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평론가 장지원의 ‘님과 함께’ - 한국무용가 송영인님과 ‘수요춤전’을


 한국전통예술의 보고를 표방하며 국립국악원이 기획한 2015 상반기 공연(1월~6월)들이 대중적 인기를 얻는 동시에 예술성을 갖추며 활발하게 공연되고 있다. 무용 외에도 어린이극, 종묘제례악, 국악콘서트, 창극, 절기공연 등 요일별로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재미와 미적향유라는 이중적 정서로 친근하게 다가간다. 본 공연과 관련해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음악과 무용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송영인 님과 만나 해외공연 당시 무용뿐만 아니라 우리 음악에 대해서도 짧은 담화를 나눠봤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A. 가족 중 서울시문화재 <한량무> 예능보유자인 큰어머니(고선아)와 사촌언니들이 무용전공이라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춤을 접했다. 국립국악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에서 예술사,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졸업 후 그들과 함께 ‘춤아리 무용단’을 운영하며 타악기를 이용한 전통, 민속 무용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다수 했다. 이후로도 전통예술원 출신들로 구성된 ‘춤, 하나 댄스컴퍼니’(2010년 대표 역임)에서 전통을 재해석하는 안무를 했다. 국악계 선․후배, 선생님들과도 친분을 쌓은 관계로 음악팀 공연출연과 안무도 하며 춤 이상의 큰 세상도 보게 됐다. 전통예술원 졸업 후, 종묘제례악 일무 전수조교 김영숙 선생님께 공부하며 현재 국립국악고등학교 무용 강사와 중요무형문화재 제 1호 종묘제례악 일무 이수자, 정재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Q. 국립국악원 2015 상반기 공연은 요일별로 다양한 기획이 돋보인다. 오늘 수요춤전은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
A. 국립국악원에서 2015년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인 것으로 안다. 명인, 명창, 명무부터 젊은 예술인들의 무대 뿐 아니라 전통과 창작의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대담형식의 무대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춤이 중심인 수요춤전은 정악단과 민속악단의 협력이 있다. 이것은 무용공연에서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풍류사랑방은 울림 그대로, 땀방울 숨소리까지 보고 듣고 느끼도록 자연의 공간을 추구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관객의 입장에서 눈과 귀가 열리는 듯 했다. 객석에 있지만 방에서 춤과 음악을 동시에 보고 듣는 것 같았다. 풍류사랑방의 장점이 이것이구나 생각했다. 공연장의 장점을 극대화한 수요춤전을 보니 큰 무대의 화려한 조명을 통한 명무가 아쉽지가 않았다.


Q. 오늘은 배정혜 선생의 공연을 보았다. 춤적인 부분에서 기존과 달랐던 점이나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A. 솔직히 안무하시는 모습으로만 알고 있었고 전통춤 추시는 것을 처음 보았다. 춤사위가 기존과 다른 면도 있었다. 특히 발디딤이 사뿐사뿐하였고, 장단에 따른 호흡의 변화를 달리 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전통이 내재되어 있으면 전통이 보이기 마련”이라고 후반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과 일치했다. 특히 <산조춤>에서는 무대사면에 연주자가 자리했다. 무대화가 아닌 방에서 추어지던 춤 그대로 재현하듯 즉흥연주의 악사들과 교감하였고, 창작무 <율곡>에서는 남창과 어우러졌는데 감정조절과 시선처리, 표현력이 작품의 이해를 크게 도왔다. 춤을 아는 사람 혹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연스럽게 작품에 동요 되도록 관객과 소통한 무대가 인상 깊다.


Q. 수요춤전이나 다른 국립국악원 공연을 어떤 측면에서 추천하고 싶은가?
A. 국악이나 무용공연을 관람하고 싶으나, 어디서 어떠한 공연을 봐야하는지 고민된다면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면 되겠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되어있다. 시설도 쾌적하고 티켓가격도 부담 없을 것이다. 게다가 국립국악원의 공연은 대부분 최정상급 예술가의 무대다. 무대와 공연자의 완성도가 높고 쉽사리 보기 힘든 무대도 있으니, 관람의 기회가 좋다.


Q. 최근 영국에 공연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좀 자세히 듣고 싶다.
A. 영국 더람대학교의 사이먼 교수님과 박성희 선생님의 초청으로 이화여자대학교 김선옥 교수님(거문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악장 김영길 선생님(아쟁)과 동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중국과 일본도 참여했다. 한국의 음악을 영국에 소개하기 위해 매년 공연을 주최하고 음악가들을 초청하는데 올해는 무용도 요청하셔서 함께 다녀왔다. <춘앵전>과 시나위에 맞추어 <입춤>도 추었다. 외국인들이 국악기의 생김과 연주방법에 따라 나오는 소리를 상당히 좋아한다.


Q. 그들이 특히 관심을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면?
A. 손에 술대를 쥐고 연주하는 거문고 소리를 신비하게 듣고, 아쟁을 보고는 질문이 쇄도한다. 악기를 가로로 내려놓고 나무활로 긁어내리는 모습 자체가 흥미로운데 거친 음색이 나니 굉장히 신기한 것이었다. 연주방법을 물어보기도 하고 녹음도 하더라. 또 그 악기들이 내뿜는 장단과 선율에 맞추어 움직이는 춤에도 관심을 보이며 빠른 발동작, 접었다 펴는 부채, 오색 한삼을 날리는 모습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무용가 문일지 선생님이 오셨었다는 말을 하며 한국춤은 매우 아름답다고 큰 박수를 받았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우선 6월 4일에 '류별로 본 우리춤' 공연에 <무산향>을 올리기 위해 연습중이다. 또한, ‘춤하나 댄스컴퍼니’와 ‘율 프로젝트’ 가 2015년 공연을 준비 중이다. 5월 3일 종묘대제부터 2015년 일무행사가 이어지는데 국립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이 일무를 봉행한다. 열심히 지도해야한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종묘제례악와 일무가 많은 관심을 받으면 좋겠다. 국악고등학교 후배이자 제자들에게 궁중무용과 일무를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