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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역사기록학회 제1회 무용포럼 - ‘무용 전공생들의 취업과 진로’

 



 

  지난 2015년 4월 18일 무용역사기록학회(공동회장 김운미․조기숙)가 주최하는 제1회 무용포럼(제 104차 월례특강)이 ‘무용 전공생들의 취업과 진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한국무용기록학회와 한국무용사학회가 통합된 이후 실질적으로 춤계를 이끌어 갈 무용 전공생들이 맞닥뜨린,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발제자로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장승헌 상임이사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김가진 씨가 참석했고, 무용 전공자이면서 무용 이외의 진로를 선택한 3인(김도연, 위슬기, 하혜림)의 토론자, 춤비평가인 이지현이 사회자로 심도 깊은 질의와 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무용 전공생들은 대학 교육을 마친 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보통 국공립 무용단, 직업 무용단, 또는 독립 춤 단체 등에 소속되어 예술 활동을 한다. 독자적으로 개인 작업을 행하는 이들도 있다. 모두 무용과 관련된 창작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칠천여 명의 무용수가 있고 삼천여 명이 센터의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지원센터는 전문적으로 공연 활동을 하고 있는 무용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2014년 예술의전당 공연기획아카데미와 협력해 직업전환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충무아트홀과 무용인 직업개발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결과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단계다. 

 

  경제적으로, “예술인의 65퍼센트가 예술 활동으로 얻는 월수입이 백만 원 이하”라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김가진 씨는 말했다. 여기에 무용인도 포함되는 것이다. 일반 근로자와 달리 4대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수입이 있다 해도 강의 등 다른 업무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예술인 가운데 다른 직종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문학, 연극, 무용 등 총 11개 예술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이들을 위해 예술인 의료비 지원, 예술인 파견 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지난 4월 13일 재단에서는 ‘2015 예술인 일자리 박람회’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최한 바 있지만, 사실상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지원에 불과한 것 또한 현실이다. 
  대학의 타 학과와 마찬가지로 전공이 아닌 방향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토론자 가운데 김도연은 아카이빙 쪽으로(공연예술박물관), 위슬기는 한 기업의 상품기획담당으로(아모레퍼시픽), 하혜림은 체육 교사로(부천고등학교) 직업을 전환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학에서 취업에 관한 교육이나 정보가 부족했고 진로 선택에 조언을 해줄 멘토가 없었으며 무용 예술 활동에 대한 동기 부여나 확신이 없었다. 그리고 직업을 전환할 때도 별다른 지원 없이 개인이 판단하고 경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학의 커리큘럼 자체가 무용이론과 실기 위주로 짜이다 보니 무용 외적인 부분을 접할 기회가 없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교육할 기회를 갖는 것 또한 어렵다. 대학 졸업 이후 창작 활동을 한다 해도 부상의 위험 등 다른 예술인보다 은퇴 시기가 이른 탓에 불안 요소가 많으며 직업인으로서의 의식 또한 미미하다.
물론,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순간이 무용을 했던 순간이며 그때 배운 것들이 사회생활과 관계있었다는 한 토론자(위슬기)의 말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무용 전공생은 무용 예술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무용 전공의 장점을 살려 다른 분야로의 직업 전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용인마저 ‘열정페이’에 허덕일 수는 없는 일이다. 무용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제도가 지속되고 무용교육 측면에서 다각도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아니할 수 없다. 

 

 

글_ 이찬주(이찬주춤자료관대표&관장, 춤이론연구소 소장)
사진_ 무용역사기록학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