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소 김천흥 선생님은 조선의 마지막 무동으로, 99세로 영면하기 직전까지 국립국악원 원로사범,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과 제39호 <처용무>의 예능보유자로 활동하였다. 전통예술의 보존과 살아있는 전통을 발전시키는 일에 지대한 역할을 했던 그의 정신을 기리며 사)아악일무보존회(김영숙 회장)에서 마련한 ‘심소 김천흥 무악예술보존회 김천흥 컬렉션 기념전시실’을 방문하였다. 이번에는 춤, 하나 댄스컴퍼니 대표인 오정은 님을 만나 심소 김천흥 선생님과 춤, 하나 댄스컴퍼니 대표로서 그녀의 무용작업에 관해 알아보았다. |
Q. 조만간 있을 춤, 하나 댄스컴퍼니의 공연계획을 들었다. 대표로서 간단한 근황과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한국무용 전공으로, 서울국악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술사, 국민대학교 공연영상학과 무용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2009 문화관광체육부· (사)아트컴 판· 정재연구회 인턴, (사)한국춤문화자료원 사무국장 및 연구원, 한누리무용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구술채록사업 보조연구원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다. 현재는 ‘춤, 하나 댄스컴퍼니’ 대표이며, 무용역사기록학회 사무국장,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 일무 전수자이기도 하다. 근황으로는 2015 서울시 국악활성화 우수국악작품육성사업에 무용분야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되어 공연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연은 10월 3일(토)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한국춤의 놋다리를 同床異夢으로 춤추다Ⅱ>라는 제목으로 있다. 10월 8~10일 수원화성문화제에 참여하는 일정까지 무용단의 활동도 이어진다.
Q. 심소 김천흥 선생님과 관련해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심소 김천흥 무악예술보존회 김천흥 콜렉션 기념전시실’에는 어떻게 방문하게 되었는지?
A. 2008년 한국춤문화자료원 준비위원회 시절, 김천흥 컬렉션 디지털 아카이빙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전통예술원 재학시절 알게 된 유시현 선생님(당시 한국춤문화자료원 연구위원)의 권유로 김천흥 컬렉션 DB작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후 6여년간 한국춤문화자료원에서 김천흥 컬렉션을 활용한 아카이빙, 전시, 공연 등의 작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심소 김천흥 선생님(이하 보존회 분들)과의 인연이 지속되었다. 그 인연의 연장으로 새롭게 오픈한 전시실을 방문하게 되었다.
Q. 기념전시실의 아카이브 작업과 자료의 활용을 본 소감은?
A. 지난 전시들(심소 김천흥 100주년 기념전시, 추모 5주기 전시 등)에서 2차 생성된 전시물들과 아카이빙 자료들을 연도별, 매체(종류)별로 전시 및 보관을 해둠으로서 심소 김천흥 선생님의 개인 컬렉션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뿌듯했다. 한 세기를 전통예술 및 무용에 바쳐 살아오신 선생님의 자료들이 1차적인 자료에만 머물지 않고 2차, 3차 활용된 전시물과 공연자료들을 보면서 창작소재 및 연구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보물창고처럼 느껴졌다.
Q. 심소 김천흥 기념전시실 방문을 무용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A. 21세기 들어 아카이브가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무용분야 개인 컬렉션 디지털아카이빙으로는 심소 김천흥 선생님의 자료가 처음인 걸로 안다. 그만큼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어 나온 2차 생성물들(아카이빙, 공연, 전시, 출판 등)을 통해 자료활용이 용이한 장점을 지녔다. 전시실에는 전통무용계의 역사, 전통소재, 타분야와의 교류, 안무가 및 무용가의 일상생활의 중요성 등이 개인의 컬렉션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작소재가 개발되고 연구자료로서 그 파악과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개인적으로 무용가들만이 아니라 전통예술인, 더 나아가 장르불문하고 모든 예술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Q. 춤, 하나 댄스컴퍼니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번 공연은 어떤 컨셉을 가지고,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A. 춤,하나 댄스컴퍼니는 한국무용의 전통을 근간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공연 및 교육, 창작을 하는 예술단체이다. ‘전통(옛 것을 이어 스며드는 숨)’을 보다 더 ‘전통’스럽게 만든 이번 무대는 전통작품을 다시 재구성한 것과 기존의 전통에서 나아가 새로운 시각으로 안무한 것들로 준비했다. 컨셉은 시대별 한국춤을 놋다리에 비유해 ‘궁중무용’, ‘민속무용’, ‘신무용’ 으로 징검다리를 놓고 ‘비슷한 듯 다른’, ‘같이 또 다르게’ 건너가며 표현하고자 했다. 전통춤을 소재로 기획하여 창작안무로 도전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그간 전통춤의 활성화를 위해 고민했던 것들을 단원들과 각각의 영역에서 경험한 것을 공유하고, 또 같이 하나씩 도전하는 것에 무게를 실어가며 타 장르와 접해보는 방법 등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Q. 향후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A. 춤, 하나는 10월에 있을 제4회 정기발표회 <한국춤의 놋다리를 同床異夢으로 춤추다Ⅱ>와 수원화성문화제 <춤ㆍ하나ㆍ판> 참여를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일정은 마무리된다. 이후 12월까지 자료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내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작업 등을 통해 전통에 대한 깊이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들을 하였고, 해외활동을 시도해보기 위해 향후 단원들과 스터디도 진행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무용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위해 실질적인 계획과 실천을 병행하게 될 것이다.
인터뷰·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