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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평론가 장지원의 ‘님과 함께’ - 현대무용가 이경은 님과 박상윤 사진전을


 국내외 유명 예술인들 수천명의 사진을 25년간 앵글에 담아온 사진작가 박상윤이 자신이 만난 예술가들의 사진 100장을 한데모아 뜻 깊은 전시회를 가졌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1월 일~21일까지 열린《박상윤 사진전》에는 세계적인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를 비롯하여 무용, 음악, 연극 등 전 공연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예인들의 찰나의 순간이 담겨있다. 현대무용가 이경은은 리케이댄스를 이끌며 뚜렷한 자신의 색깔을 갖고 창작작업에 임해온 소신있는 무용가로 필자와 함께 몸과 사진이라는 매체에 집중해 대화를 나눠보았다.




Q. 간략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A. 현재 안무가, 무용수, 리케이댄스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릴 적 TV에서 체조를 보고 몸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부분에 경이감을 느껴 무용에 입문하게 된 이래로 스스로 몸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왔다. 이후 한양대 이숙재 교수님 밑에서 석사, 경기대 공연예술대학원에서 박사를 마쳤다. 현장에 있으면서 공연예술계로 활동영역이 넓어졌고, 퍼포밍아트에 관심이 많아져 공연예술을 포괄하는 공연예술대학원에서 학문간 융합과 그 실행에 주력했다. 현재는 국민대학과 경기대학에서 무용수업을 하고 있고, 국립극단과 국립창극단에서 연극과 창극의 안무, 웹드라마에서 안무와 무용연출 등을 병행하고 있다.


Q. 박상윤 사진전을 보면 여러 예술가들의 삶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 사진전을 보면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A. ‘100인전’인 관계로 특히 고인이 되신 김영태‧ 이매방‧ 김기인‧ 정재만 선생님‧ 피나 바우쉬 등을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사진의 힘이구나!’라고 느껴졌고, 그분들을 박상윤 작가의 시선과 관점으로 찍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예인들에게 남는 것은 사진이고 사진작가의 관점으로 춤의 힘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사진이 지닌 포지션과 동료의식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며 사진에서 바로 전달받을 수 있는 직접적 감성과 현장성이 전달되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 사진은?
A.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몸인데, 특히 김수악 선생님의 몸이 첫 번째로 눈에 들어왔다. 세월이 담긴 주저앉은 몸이지만 화려한 의상과 묘한 대조를 이루며 세월을 겪은 몸, 역사를 담은 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장금도 선생님의 몸은 폼 내고 갈고 닦여진 몸이 아닌 예술과 생활이 하나가 된 손매를 통해 그것 하나로도 바로 생활인의 몸이며 예인의 몸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전체적으로 작위적인 춤이 아니라 무심하게 추는 춤이 오히려 더 감동을 주며 깊게 각인되었다.



 

Q. 무용인들에게 이 사진전을 추천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A. 무용인들이 조금만 몸에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유한한 몸에 대한 관심과 생각, 철학이 확장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이 담긴 역사적 몸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예인들의 몸은 이미 일그러진 몸이지만 그것 또한 강렬하게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나이든 몸과 젊은 몸에 대한 인식, 예인의 몸을 주목해서 보았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주제 자체가 무용가들이 인물로 담겨 있으므로 이들과 역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Q. 이번 작품 <산행>도 일상적인 삶과 연결되어 있다고 들었다. <산행>이라는 제목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낯설지 않은데 작품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이것은 꿈이 아니다, 산행>은 레퍼토리 공연으로, 꿈에 대해 다루는 작품이다. 일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기이한 산행을 다룬다. 가구를 타는 것이 우리 작품의 컨셉이다. 산행을 하면서 드는 단상들, 산행을 완주하고 드는 생각은 그 안에서 오르막 내리막, 어려운 일들이 교차하면서 인생과 비슷한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제에 맞춰 많은 리서치를 했고, 스핑크스의 질문처럼 네발, 두발, 세발로 변화되는 인간의 몸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시야도 넓어졌고 그 같은 인생철학이 관심분야로 다가왔다. 작품 자체가 재미있고 현실과 상상, 환타지가 이뤄내는 에피소드가 잘 어우러져서 무용수들 스스로도 좋아하는 작품이다. 라이브 퍼포먼스, 보이스 퍼포먼스를 하므로 시청각이 동시에 자극되는 즐거운 공연이며 이번에는 무용수들을 보강해 춤에 더욱 중점을 두었기에 움직임이 강화되었다.


Q.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애기해달라.
A. <산행>과 내년 6월에 공연할 솔로작을 준비하고 있다. 솔로 신작의 제목은 <마음 도깨비>로 프랑스 센-생드니 안무축제에 초청받은 작품인데, 제작이 1년 전부터 일찍 들어가서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내년이 리케이댄스 무용단 15주년이라 무엇을 진행할지 논의 중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무용이지만 국립극단 작품도 참여하고 있어서 앞으로 공연예술 전반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바쁘게 모든 작업들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인터뷰, 글_ 공동편집장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