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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엔젤스예술단 창단 60주년기념 학술심포지엄: 태극기를 세계로- 지난 60년의 문화예술사적 가치 재조명


 

눈이 소담하게 오던 2022년 1월 19일(수) ‘리틀엔젤스예술단 창단 60주년기념 학술심포지엄’이 선화예술중학교 선화아트홀에서 진행되었다. 리틀엔젤스는 1962년 한국문화재단에 의해 한국의 전통예술을 세계에 알리려는 목적으로 창단되었다. ‘전쟁, 기근, 고아, 구호물자’로 인식되고 있던 당시 한국을 향한 국제적 시선을 딛고 한국의 역사, 문화, 전통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50여 개국의 정상과 만남, 60여 개국의 해외공연, 7000여 회의 국내외 공연, 600회 이상 TV출연으로 활약해왔다. 이들의 활약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가 부족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재)효정한국문화재단 주최, 한국춤문화자료원 주관으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 리틀엔젤스의 문화예술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지난 6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신순심 리틀엔젤스예술단 초대감독

 

 

‘태극기를 세계로’라는 사명으로 ‘예술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미래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으로 매진할 것”이라는 한국춤문화자료원 김향 연구원의 개회선언과 “리틀엔젤스의 역사적, 예술적, 학문적 가치를 평가하고 좌표를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 미래를 계획하겠다”는 효정한국문화재단 문훈숙 이사장의 환영사가 있었다. 이어서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의 축사로 본격적인 발제가 진행되었다. 

 

 

발제자 발표

 

리틀엔젤스의 활동을  ‘창설기(1962∼1964)’, ‘문화사절단 활동기(1965∼1976)’, ‘민간예술단 전환기(1977∼1989)’, ‘평화사절단 활동기(1990∼현재)’로 구분한 김희선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는 ‘리틀엔젤스예술단의 공연예술사적 의미’에 대해 “리틀엔젤스의 연구는 한국공연예술사를 연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며 어린이 예술단, 민간단체이기에 지금껏 제외되어 왔지만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그간 발견되지 못했던 가치가 발견되어지길 바란다.”며 ‘국립단체도 하지 못했던 해외공연, 한국무용교육이 하지 못했던 어린이를 위한 전문예술가 양성 교육과 훈련, 탈냉전기 평화사절단으로의 공연’에 가치를 두었다.  

 

리틀엔젤스예술단 출신 예술가 및 관계자 라운드테이블

 

리틀엔젤스의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발제도 있었다. 윤중강 국악평론가는 레퍼토리 중 <밤길>에 큰 감동을 받은바 있다며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음악’을 구축해온 38명의 악사들을 주목했다. 라이브 연주로 공연이 이루어진 1976년까지 악사의 비중은 클 수밖에 없었다. 초대단장 신순심의 체제로 구축되며 70년이 되어 국악사 양성소 4기 출범으로 전성기를 맞게 된 리틀엔젤스의 음악적 가치는 시각적 소품과 청각적 악기의 만남에 있다며 거의 모든 레퍼토리가 가지고 있는 소품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부채나 향발, 아박, 쌍고 등의 사용과 국악기만을 사용했던 무용음악은 리틀엔젤스만의 특징이 되었다. ‘남도식’병창을 배제한 리틀엔젤스의 가야금병창과 유병무, 신영옥이 합류한 합창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리틀엔젤스의 작품배경이 된 일제강점기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무용예술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와 리틀엔젤스의 클래식 레퍼토리를 복원하고, 최근 <설날>과 같은 새로운 전통이 될 수 있는 음악적 보강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참여자 단체사진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본격적으로 리틀엔젤스의 무용레퍼토리를 진단했다. 신순심 초대단장이 국악계 인간문화재 박성옥을 초빙하여 만든 <부채춤>, <장고춤>, <농악>, <강강수월래>, <꼭두각시>, <시집가는 날>, <무사놀이> 등 주로 60년대 만들어진 레퍼토리에 대한 설명과 작품의 발표현황 및 레퍼토리 재연 횟수를 해외공연을 중심으로 발표하였다. 제1차 해외공연부터 가장 많이 공연된 <부채춤>, 리틀엔젤스에서만 볼 수 있는 <처녀총각>, 세계 각국에서 큰 갈채를 받았던 <북춤>, 우리나라의 조혼 풍습이 담긴 <시집가는 날>, 우리나라 대표 궁중무인 <화관무> 등의 초기 작품에서부터 가악레퍼토리, 2019년 이후의 새로운 레퍼토리에 이르기까지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마지막 발제는 최해리 무용역사기록학회 회장의 ‘리틀엔젤스예술단의 춤과 교육분석’이다. 리틀엔젤스의 저력은 프로페셔널리즘으로 무장한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에게 있다고 말하며 ‘마음이 고와야 춤이 곱다. 마음이 고와야 노래가 곱다. 마음의 고와야 얼굴도 곱다’는 고 박보희 총재가 지은 단훈의 교육철학을 분석했다. 이들은 박보희 총재가 구축한 예술경영시스템, 박성옥과 신순심의 고전무용 레퍼토리의 개발,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고 돌보는 공동체적 훈련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또한 백의 민족을 상징하는 흰색과 평화를 상징하는 푸른색의 단복, 정열을 상징하는 붉은 모자에 태극뱃지를 달고 한국의 역사와 예술을 나타내고자 전 세계를 누볐다. 그 결과 <뉴욕타임즈>의 안나 키셀로프에게 ‘경이로운 무용단’, 소련의 인민배우 나탈리아 이리니찌아 사쯔에게서 역시 놀라운 예술성에 찬사를 받을 수 있는 동력이 이런 교육시스템에 있었다.  

 

고 박보희 창단자의 구술채록을 한 최회장은 리틀엔젤스의 단원선발과정, 수개월씩 해외공연을 다니면서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이루어낸 정신훈련과 인격도야를 최우선으로 한 교육철학의 가치를 높이 사는 한편 뉴노멀 시대의 세계와 소통할 것과 미래를 향한 교육과 평화사절단에 버금가는 리틀엔젤스의 제3의 모토 수립을 제안했다. 

 

이후 평양공연 때 교사로 합류했던 홍주희 제주대 교육대학 음악교육과 교수, 이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한국예술학과 교수, 김경애 무용평론가, 박재홍 한성대 예술학부 교수의 토론과 효정한국문화재단 박노희 이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 명예교수 김덕수, 국립남도국악원 초대안무자 이노연, 한국춤문화포럼 대표겸 예술감독 홍경희, 이화여대 음악대학 교수 곽은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객원교수 정보경 등 리틀엔젤스예술단 출신의 예술가 및 관련자들의 라운드테이블로 마무리되었다. 

 

                                             글_ 김미영(무용평론가) 

 사진제공_ (재)효정한국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