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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춤꾼 이애주 1주기를 추모하며

 

이애주(李愛珠, 1947-2021)

▶ 서울 출생

▶ 김보남, 한영숙(승무, 검무, 살풀이춤, 태평춤, 학춤 등)

   이근성(봉산탈춤), 이용우, 조한춘(경기도당굿)

   박송암(불교작법), 박상화(영가무도) 사사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및 명예교수

▶ 한국전통춤회 대표

▶ 국가무형문화재 승무(한영숙류) 보유자

▶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 이애주문화재단 설립

▶ 박헌봉 국악상 및 대한민국전통춤4대명무 한영숙상 수상

▶ 옥조근정 훈장 및 보관 문화훈장 수훈

▶ <불꽃춤>, <해방춤>, <나눔굿>, <도라지꽃>, <썽풀이춤>

   <바람맞이춤>, <연꽃춤>, <상생평화춤>, <진혼춤>, <넋살풀이>

   <무극살풀이>, <오방북놀이> 창작



민족춤의 뿌리를 붙들고 무궁 창성에 앞장섰던 전통춤 계승자 그리고 추악하고 해로운 액운을 제치고 새로운 세상 문을 열어 이로운 기운을 불러들였던 시국춤 창안자 이애주 1주기 추모 행사가 지난 2022년 5월 10일(화) 오전 11시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묘지에서 ‘시대의 춤꾼: 이애주 선생 1주기 추모 나눔굿’을 시작으로 개막되었다. 추모행사는 다음 날 5월 11일(수) 오후 8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우리 춤의 혼과 맥 그리고 기억’으로 이어졌고, 5월 27일(목) 오후 2시 과천 이애주문화재단에서 ‘출판기념회: 이애주 저, 『한성준 바탕–한영숙 류–이애주 맥: 승무의 미학』(2022), 『고구려 춤 연구』(2022), 『춤꾼은 자기 장단을 타고난다』(2022)’ 및 ‘이애주 춤: 학예굿’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애주와 함께 민족춤 문화 회복을 위해 동고동락했던 동지 그리고 춤계 선후배 및 동료와 제자 등이 함께하여 고인을 추모하였다.

 




전통과 시대적 창안을 오가며 무한히도 성했던 이애주 춤은 세기에 부응하여 신명의 날개를 활짝 펴고 민족의 춤으로 거듭났다. 가락에 흥과 멋을 얹은 춤새를 신명으로 불태웠고, 그것이 궁극에 달하여 예술로 승화되었다. 그리고 그 춤은 혼돈에 처한 시국에 올라앉아 민주화를 울부짖는 바람맞이춤으로 거듭났다.

 

 

이애주는 한성준의 제자 김보남과 한영숙에게서 승무, 살풀이춤, 태평춤 등을 학습하여 전통춤 창달에 시대적 맥을 그은 계승자이다. 스승들은 일찍이 전통춤을 무대 예술로 끌어 올리는데 많은 공을 들인 한국 근대 춤계의 거목들이다. 그들의 춤 맥락에는 시대 철학이 깃들어 있으며 우리 춤의 근본이 살아 숨 쉰다. 근본과 원리로부터 표출된 예술적 자세와 정신을 스승들로부터 고스란히 이어받은 이애주 전통춤은 미래를 향해 더욱더 뻗쳐 나가 민중의 영혼과 사상을 펼쳐 보였다. 섬세하고도 장엄한 춤사위로 환희와 기쁨을 품어 내어 깊은 춤 맛을 우려냈다. 전통춤 계승을 완수한 이애주가 주목받았던 이유이다. 이제 그의 유지를 받드는 이금주, 윤영옥, 김연정, 주연희, 권효진 등의 계승자가 이애주의 춤 정신과 예술을 잇는다.

 



춤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관(內觀)으로 추어지는 깨달음의 몸짓이라는 지론은 거시적 안목으로 설파된 이애주 춤론이다. 그러하기에 이애주의 춤추기에는 악에서 선으로의 개심, 거짓에서 참으로의 회개, 어두움에서 밝음으로의 전환을 도모하는 생명 살림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그 춤으로 사회적 구원을 외쳤던 시대의 춤꾼 이애주, 생득적 자질, 면면한 학습, 심미적 재능의 삼위일체를 곧게 갖추어 세기의 춤꾼으로 우뚝 선 그를 추념한다.

 



 

글_ 양종승(민속학, 샤머니즘박물관 관장)

사진제공_ 이애주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