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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띤 토론으로 근대춤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집중 조망해 본 현장: 제25회 무용역사기록학회 국내학술심포지엄 ‘시대를 담은 춤, 근대춤의 재조명’


한국연구재단의 후원을 받아 무용역사기록학회가 주최, 주관한 제25회 무용역사기록학회 국내학술심포지엄이 9월 16일 숙명여자대학교 제2창학캠퍼스 B107호(젬마홀)에서 있었다. 무용역사기록학회는 최근 신무용부터 최근의 춤경향까지를 다채롭게 탐색하고 이론과 실제의 융합으로 실천해왔다. 이번 국내학술심포지엄 역시 흥미롭고 시의성 깊은 주제 때문인지 수많은 무용관계자들로 홀을 꽉 채운 가운데 경희대학교 정승혜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실제 세션은 무용역사기록학회 고문인 한경자가 이끌어갔다. 첫 시작에 있어서 무용역사기록학회 회장 김선정의 인사말과 최응천 문화재청장의 영상 축사, 조남규 (사)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의 격려사로 시작되었다.

 

기조발제는 무용역사기록학회 고문인 김운미의 ‘근대춤, 무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였다. 그녀는 한국 근대춤은 ’신분 철폐‘라는 의식의 대변환을 통해 건강, 교육, 사회적 이념까지도 함축한 춤사위로 구현되면서 ‘유례가 없는 새로움’의 형태로 대중과 호흡한 춤으로 보았다. 또한 현재는 근대춤의 연장선상에서 ‘추는 춤’, ‘보는 춤’, ‘다목적의 춤’으로 새로움을 추구함을 강조하면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최고의 연구자들과 함께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을 확신했다. 



Session 1은 좌장인 한경자 무용역사기록학회 고문의 진행으로 (사)김백봉춤연구회 이사장인안나경의 발제가 ‘신무용 100년! 새로운 한 세기의 시작을 준비하며’라는 제목으로 이뤄졌다. 그녀는 신무용의 개념과 성격을 역사적 맥락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로 주목하면서, 신무용의 개념 정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근원적 문제 해결을 위해 몰이해에서 벗어나야 하며 인식의 장벽을 허물어야 함을 역설했다. 또한 문화원형은 하나의 허브(Hub)이며 우리는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며 신무용의 창조정신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종합토론에서 고려대학교 외래교수인 이주영은 신무용이 위치하고 있는 창작의 근간과 자생성에 관해 주목해 질문을 던졌고 안나경은 창작의 근간을 춤추는 몸, 표현적 신체로 보고 또한 사람 그 자체인 동시에 춤기본이라 답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술연구교수인 조경아는 한국신무용의 출발점, 신무용이라는 용어와 존재의 불일치, 신무용의 새로운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발제자는 안제승 선생의 논점과 기존의 이론에 근거해 신무용의 출발점을 다시금 굳건히 밝혔고 신무용의 의미와 새로운 방식이란 오랜 역사 속 다져진 민족적 공감대이며 과거의 춤이 아니라 미래의 신무용일 것임을 주장했다.



(사)한국춤문화자료원 이사장인 최해리는 신무용의 개념적 전환과 한국무용의 기원에 관해 발제했다. 그녀는 일본 신무용의 유입부터 조선 신무용으로의 전환까지를 신무용의 개념 전환으로 보았고, ‘분단 시기 대한민국의 춤’에서 시작해 재건 시기 ‘대한민국’의 표상까지 한국무용의 기원을 심도 있게 다뤘다. 특히 ‘지금, 여기’라는 현재적 시각에서 신무용의 본질과 맥락을 제도, 관습, 이념, 정서라는 측면에서 면밀하게 읽고 다시 쓰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임을 역설했다. 종합토론에서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인 임수정은 한국무용 전공자로서 한국무용 전반과 신무용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졌고 중앙대학교 HK 연구교수인 양민아는 일제강점기와 신무용의 변화를 해외 학자가 제시한 접촉(Contact)의 관점으로 볼 수 있을지, 러시아 유명 발레단인 볼쇼이와 마린스키 발레단의 일련의 활동이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 과시와 홍보의 수단으로 쓰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활동을 어떤 입장으로 바라봐야 할지에 관해 전문가적 조언을 구했다.  

 

Sesson 2는 근대춤의 동시대성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인 김윤수가 한국무용가가 아닌 발레라는 전공을 살려, 주리의 <푸른 道袍(도포)>에 내재된 동시대성 연구를 발표했다. 주리는 스페인 춤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국립무용단 최초의 여성 안무가로서 주리가 말하는 한국적 발레란 무엇이며 동시대의 발레 작품에 나타난 ‘한국적 특성’을 사회정치적 맥락에서 살펴보았다. 특히 주리의 <푸른 道袍(도포)>의 연구를 통해 당시의 사회,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와 한국적 정서의 삽입, 한국적 발레의 양식 등을 결론으로 도출했고 동시대성에 대한 탐색했다. 종합토론에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김순정은 50년대 이후 발레 작품의 자료가 미비한 상황에서 자료 확보의 연구방법과 컨템포러리 코리아 발레가 가지는 특성들에 관해 질문했다. 또한 강원대학교 교수인 박기현은 ‘한국적 발레는 과연 무엇일까’, 좋은 공연들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체계적 도움, 발레 교육의 방향성 등에 관해 언급했다.



마지막 발제는 한국춤평론가회 회장인 심정민이 근대시대 예술춤의 재현 방법에 관한 비평적 접근에 관해 현장에서 활동하는 비평가, 전문가로서 전문성 있게 논제를 풀어갔다. 그녀는 근대시대 예술춤의 전개를 살펴보고 한국춤의 다양한 구분에 대한 정리의 필요성을 느껴 무용계 인사의 인터뷰와 기관이 언급한 구분을 정리해 시각화했으며 중요한 것은 한국춤의 구분에 대한 무용사회의 함의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근대시대 예술춤의 재현방법과 이 학회가 중점을 두고 있는 근대시대 예술춤의 재현 방법으로 무용역사기록학회의 ‘리서치 기반 콘텐츠’의 실례를 들어 그 장단점을 명확하게 밝혔다.

 

경희대학교 강사인 김수인은 무용역사기록학회의 리서치 공연이 서로 다른 장르에 기반 해 합의된 이해에 이르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과 저작권 문제에 관해 질문했고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인 차수정은 헌 시대에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창작 작업의 형태와 이 공연이 지속 가능한 공연이 될 수 있는 기준에 관해 자문을 구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열띤 질의응답을 통해 무용계가 직면한 신무용에 대한 논의와 근대춤의 동시대성, 근대시대 예술춤의 다양한 재현방법 등에 관해 다뤘다. 무용계의 원로부터 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포함해 근대춤에 대해 논의를 했다는 점이 의미 있었고 무용역사기록학회가 글로컬한 무용학문의 길을 모색함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대규모 학회로서 공연과 이론을 포괄하며 선도적인 자세로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또한 근대춤과 특히 신무용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이는 앞으로 발생할 수많은 분쟁들을 없애고 동시대성을 고려한 다양한 재현방식의 공연이 나타날 수 있는 근간이 될 것이며 한국무용계가 새로운 원동력으로 발전해나가도록 힘을 더할 것이다. 



 

                                                        글_ 장지원(춤평론가)

                                                     사진제공_ 무용역사기록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