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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이 선보이는 예술의 새로운 터전 ‘댄스하우스’


국립현대무용단의 새로운 공간인 댄스하우스 정식 개관이 11월 3일 금요일 오후 7시에 진행되었다. 서울 강남의 번화한 거리를 벗어나 조용한 골목길 언덕을 따라 걷다 보면, 주변 주택건물들과는 다르게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건물이 눈에 띄는데 이곳이 바로 국립현대무용단이 새롭게 문을 연 거점 스튜디오 ‘댄스하우스’이다. 연습과 공연, 무대와 관객의 경계를 허무는 창조적 공간으로 김성용 예술감독의 인사말과 함께 시작된 행사는 먼저 댄스하우스의 층별 공간 안내로 이루어졌다. 


제일 밑 지하층에 위치한 공간은 무용단의 메인 스튜디오와 유사한 바닥 면적을 자랑하며, 높은 층고 덕분에 지하 특유의 답답한 느낌이 없고 출연자와 관객의 입장을 분리할 수 있는 두 개의 출입구와 조명 기구 설치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어,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한 공간이었다. 이번 행사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프로세스 인잇> 렉처퍼포먼스는 이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1층은 지하층보다 규모는 작지만, 클래스와 소규모 프로젝트에 적합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다른 공간과의 다른 점은 샤워실과 탈의실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주관하는 '무용학교'와 '어린이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이상적으로 보였다.


이번 행사가 진행되었던 2층은 다목적 공간으로 잘 관리 되어 있는 댄스 플로어가 있고 다양한 행사 또는 공연 진행이 가능해 보였다. 플로어와 객석이 분리되어 있어서 소규모 리허설과 프레젠테이션을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건물의 상층부에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사무국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은 댄스하우스의 운영과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지는 핵심 공간으로, 예술가들과 직원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창작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루프탑은 강남의 아름다운 시티뷰를 배경이 보이는 공간으로 댄스필름 촬영, 야외 워크숍 등을 진행하기에 이상적인 공간이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이미 이 공간을 댄스필름 상영회 등의 문화 프로그램에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처럼 댄스하우스는 단순한 무용수들의 연습 공간을 넘어서, 무용 예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창조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공간들의 소개가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프로세스 인잇> 렉처퍼포먼스가 지하층에서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무용단 김성용 예술감독의 신작 <정글_ 감각과 반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세밀하게 조명했다. ‘프로세스 인잇’은 김성용 예술감독이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로 만든 움직임 리서치 방법의 이름으로 고유명사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서, 김성용 예술감독의 움직임의 철학을 통해 제작되는 과정과 무용수들의 움직임 개발 방식 등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시간이었다.


<프로세스 인잇>의 가장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공간을 활용한 창의적인 연출이었다. 회전의자를 사용하여 강연과 퍼포먼스 공간을 구분한 이 방법은, 관객들이 쉽게 시선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강연이 진행되는 앞쪽 공간에서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배경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관객들은 의자를 돌려 뒤쪽을 바라볼 때, 바로 그 설명된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공간 활용은 단순한 시각적 변화를 넘어서, 강연과 퍼포먼스 공간을 넘나드는 과정 자체를 또 하나의 퍼포먼스로 만듦으로써 관객들에게 창작의 현장을 더 깊이 이해하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프로세스 인잇> 렉처퍼포먼스처럼 댄스하우스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단순한 예술행사를 넘어 관객들에게 예술창작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대무용의 이해를 심화시킬 것이다. 창작 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통해 예술가와 관객 간의 거리를 좁혔으며, 현대무용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는 새로운 창을 열었다. 관객들에게 예술가의 창작 과정에 대한 통찰을 제공함으로써 현대무용 공연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감상을 할 수 있게 한다. 댄스하우스는 이러한 창의적 접근을 더욱 확장하고 다양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김미영 작가는 다른 무용수들의 연습실을 방문하며 느낀 바를 이야기하며, 댄스하우스가 관객들에게도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무용가들의 연습실을 방문할 때마다, 마치 친해지고 싶은 친구의 집에 초대받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곳은 덜 가식적이고, 순수한 본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장소죠. 댄스하우스도 관객들에게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처럼 국립현대무용단의 댄스하우스의 개관은 단순한 연습 공간을 넘어, 관객들에게 무용 예술의 진정한 본질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댄스하우스는 한국 현대무용의 미래를 모색하고 형성하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관객들에게는 예술을 더 깊고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국립현대무용단의 댄스하우스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예술을 탐구하고 무용의 가능성을 확장 시키는 과정은 한국 무용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글_ 한성주(에디터)

사진제공_ 국립현대무용단(스튜디오오프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