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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공존,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무용생태계의 공정과 공존’을 위한 공동토론회 스케치

한국문화예술진흥원(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은 1973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크고 작은 역할을 담당해 왔다. 여러 다양한 지원 사업과 지원 기금을 통해 순수 예술을 진흥해 왔다. 하지만 올해 2024년도 지원기금 선정 발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결과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7개의 예술 장르 중 늘 최소의 지원금을 받아 온 무용 분야에서 그동안 잠재되었던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예술지원금의 선정 과정과 결과에 있어 불공정성이라는 적폐가 이번에 완전히 드러난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된 것은 작년에 새롭게 개편되어 통폐합된 지원사례 중 [창작주체] 사업의 심사 과정과 결과였다. 총 5명으로 구성되어야 할 심의위원 배정이 무용 분야만 4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론이나 비평 전문가는 배제되고 특정 장르에 편중되는 등 불공정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지난 1월 16일 모 인터넷 매체의 본인 칼럼 코너를 통해 ‘202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바 있다. 이어서 지난 1월 20일, 한국예술비평가협회 주최(사회_ 탁계석)로 두 명의 인터넷 매체 발행인들과 〈202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심사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긴급토론회에 참가하였다. 이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예술 지원 사업과 심사의 문제점을 짚고 대책 방안을 제시하였다.


2024년은 서울문화재단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20년 동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문화 발전에 주춧돌 역할을 해 오며 여러 성과를 이루었다. 한편 예술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여 기관과 현장 사이의 괴리감을 민낯으로 드러내는 순간도 있었던 20년이었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문화예술위원회에 이어 서울문화재단의 지원기금 선정 발표 후에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이슈들이 부각되었다. 2024 서울문화재단 무용분야 창작지원사업의 결과는 대학 교수를 중심으로 한 동문단체 위주의 지원과 독립무용가들에 대한 배제였다. 이에 대하여 무용계 곳곳에서 독립무용가들을 위시하여 많은 무용인의 불만과 분노, 항의성 토로가 이어졌다. 뜻을 같이하는 무용가 70여명은 자발적 모임인 〈독립무용생태계를 위한 액션 연대〉를 형성하고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또한 무용계를 포함 약 800여 명으로부터 지지 서명을 받는 등 의견 표출을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을 전개했다. 〈독립무용생태계를 위한 액션 연대〉의 행보를 지켜보니 이 모임은 결코 한시적이지 않으며, 앞으로 무용계의 중요 소통 경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댄스포스트코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매체에서 〈독립무용생태계를 위한 액션 연대〉을 지지하며 2024 서울문화재단 무용분야 지원기금의 문제점에 대한 칼럼을 게재하였다. 이윽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무용인들이 모여 공동 액션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그렇게 준비된 것이 〈댄스포스트코리아〉와 〈굿스테이지〉, 〈독립무용생태계를 위한 액션 연대〉가 공동주최한 ‘무용생태계의 공정과 공존: 공공기관 지원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토론회’(3월 19일 오후 2시, 을지공간)이다. 필자는 이 자리에 기조 발제자 격으로 참여하였다.


공동토론회에서 마주한 무용가들은 평소 공연장이나 무대에서 보던 자유분방한 모습도, 그렇다고 공공노조 활동하는 자들의 비장한 표정도 없었다. 그들은 진지한 철학동아리 모임에 온 집단 지성인들의 분위기를 풍겼다. 이번 토론회의 진행은 무용인류학자인 최해리 〈댄스포스트코리아〉 발행인이 맡았다. 무용가들은 저마다의 감정과 고민, 그리고 현실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의미 있는 토론을 이어나갔다. 토론에는 아티스트로서의 단단한 내공과 진심이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걸려 있었다. 그들은 감정과 비판을 절제하고 예술가로서의 자존감을 자신들의 언어로 표현하였다. 이들 패널의 주장과 논의는 기성세대 기획자인 필자의 뇌리에 묵직한 타격감을 주었다. 무대에서와는 다른 의외의 모습은 마치 공연 작품처럼 보였고, 그들의 소리는 독특한 서사로 다가왔다. 종합 토론의 진행은 안무가 이소영이 맡았다. 발제자들과 무작위 토론자들이 활발하게 서로의 견해를 교환하고 향후 대안에 소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토론회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송출되었으며, 시청자들은 실시간 댓글로 의견을 올렸다. 토론회에서 나왔던 의견 몇 가지를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사업은 그간 지원 트랙을 결정할 때 경직된 수치로만 구분하였으며, 현장 작업자들을 판단할 때 단순히 서류로만 관습적으로 판단해 온 폐해가 있다. 이는 심사 구성원 및 문화재단 행정가들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향후에는 현장을 반영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 무용과 교수들이 이끄는 동문단체에 지원이 편중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독립무용가들이 배제되는 부조리한 결과가 이어졌는데, 2025년 지원 사업부터는 독립무용가들의 생존과 무용생태계 공존을 위한 대안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동토론회에서 제기된 현실 인식과 향후의 방향성은 단순히 창작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차원적 요구를 넘어섰다. 이 토론 자리는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인 무용생태계를 꿈꾸는 무용인들의 연대의 현장이었다. 여기서 무용인들은 서로의 관계를 인식하고 공동체적 문제의식을 집결시켰으며 나아가 모든 무용인의 생존을 위한 결연한 제안을 주고받았다. 이들의 건강한 비전과 강한 실천 의지가 제도권에 다다라 무용계 모든 구성원이 공정하고 안전한 생태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 가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무용계 구성원 하나하나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활동권을 주장하고, 동료들의 생존권을 배려하며, 나아가 무용생태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때로는 단합해 줄 것을 희망한다.


필자는 진심으로 〈독립무용생태계를 위한 액션 연대〉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지천에 소리 없이 피어난 들꽃처럼, 무용생태계에는 제 역할을 묵묵하게 수행하는 소중한 구성원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 민들레 홀씨처럼 자신의 예술을 스스로 흩뿌릴 수밖에 없는 그들이 지금 여기 이 땅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이 보다 충실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글_ 장승헌(공연기획자·(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

사진제공_ 독립무용생태계를 위한 액션 연대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Fairness and coexistence, are they really that difficult?: Sketch of a joint discussion session for ‘Fairness and coexistence in the dance ecosystem’



Since its establishment in 1973, the Korea Culture and Arts Foundation(now the Arts Council Korea) has played a large and small role in the development of culture and arts in Korea. The fine arts have been promoted through various support projects and support funds. However, the announcement of the selection of the 2024 support fund this year was a result that was completely incomprehensible. Among the seven art genres supported by the Arts Council of Korea, a latent problem has emerged in the field of dance, which has always received the least amount of support. The deep-rooted evil of unfairness in the selection process and results of arts subsidies has been fully revealed this time. Among them, the hottest issue was the screening process and results of the [Creative Entity] project, one of the newly reorganized and consolidated support cases last year. The allocation of deliberation committee members, which were supposed to consist of a total of 5 people, consisted of only 4 people in the dance field, which was enough to create a misunderstanding that it was unfair, as theory and criticism experts were excluded and concentrated on specific genres. Taking this as an opportunity, the author wrote an article titled ‘Regrets about the 2024 Arts Council Korea Support Project’ through his column corner of an internet media outlet on January 16. Subsequently, on January 20th, hosted by the Korean Art Critics Association (moderator: Tak Gye-seok), he participated in an emergency discussion session with two Internet media publishers called 〈What is the problem with the 2024 Arts Council Korea application review?〉 In this discussion, the panelists pointed out problems in arts support projects and screening and proposed countermeasures.


2024 marks the 20th anniversary of the establishment of th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Over the past 20 years, th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has played a cornerstone role in the cultural development of Seoul, the capital of Korea, and has achieved many achievements. On the other hand, it was a 20-year period in which the lack of understanding of the art scene revealed the gap between the institution and the scene. Unfortunately, this year, following the announcement of th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s selection of support funds, unfair and unreasonable issues were highlighted. The result of the 2024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s creative support project in the field of dance was support centered on alumni groups centered on university professors and exclusion of independent dancers. Regarding this, many dancers, including independent dancers, continued to express their dissatisfaction, anger, and protest throughout the dance world. About 70 like-minded dancers formed a voluntary group, 〈Action Solidarity for an Independent Dance Ecosystem〉, and issued a statement. In addition, they carried out organized activities to express their opinions, including receiving signatures of support from about 800 people, including those in the dance world. As I watched the progress of 〈Action Solidarity for the Independent Dance Ecosystem〉, I became convinced that this group was by no means temporary and could become an important communication channel in the dance world in the future.


Afterwards, several media outlets, including 〈Dance Post Korea〉, supported 〈Action Solidarity for the Independent Dance Ecosystem〉 and published columns on the problems with the 2024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Support Fund in the field of dance. Eventually, dancers who shared a sense of the problem gathered together and created a space for joint action. What was prepared in this way was ‘Fairness and Coexistence in the Dance Ecosystem: A Joint Debate on Improving the Support System for Public Institutions’ co-hosted by 〈Dance Post Korea〉, 〈Good Stage〉, and 〈Action Solidarity for Independent Dance Ecosystem〉 (March 19., 2 pm., Eulji Gong-gan). I participated as a keynote speaker at this event.


The dancers we met at the joint debate did not have the free-spirited appearance we usually see in performance halls or on stage, nor did they have the solemn expressions of those active in public unions. They gave off the vibe of a group of intellectuals attending a serious philosophy club meeting. This discussion session was moderated by dance anthropologist Haeri Choi, publisher of 〈Dance Post Korea〉. The dancers continued meaningful discussions by voicing their own emotions, concerns, and realities. In the discussion, the solid strength and sincerity as an artist were tightly hung by the weft and warp threads. They controlled their emotions and criticism and expressed their self-esteem as artists in their own words. The arguments and discussions of these panels made a heavy impact on the mind of the author, a planner from the older generation. Their unexpected appearance on stage seemed like a performance piece, and their sound came across as a unique narrative. Choreographer Soyoung Lee was in charge of hosting the general discussion. Presenters and random discussants actively exchanged views and presented valuable opinions on future alternatives. The debate was broadcast in real time through Instagram and YouTube channels, and viewers posted their opinions in real-time comments. Some of the opinions expressed in the discussion are as follows. Th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s support projects have so far been categorized only by rigid numbers when deciding on support tracks, and there is the harmful effect of judging field workers by simply relying on documents. Since this is a result of a lack of understanding by review members and cultural foundation administrators, it should be improved with a practical support policy that reflects the field in the future. In addition, as support was concentrated on alumni organizations led by university dance department professors, the absurd result was that independent dancers were relatively excluded. Starting with the 2025 support project, an alternative plan is needed for the survival of independent dancers and the coexistence of the dance ecosystem. That is to say.


The awareness of reality and future directions raised at the joint discussion went beyond one-dimensional demands that simply pointed out problems with the creative support system. This discussion venue was a site of solidarity among dancers who dream of a healthy and future-oriented dance ecosystem. Here, dancers recognized their relationships with each other, gathered community awareness, and further exchanged resolute proposals for the survival of all dancers. We hope that their healthy vision and strong will to implement will reach the institutional level and improve the system so that all members of the dance community can operate in a fair and safe ecosystem. Above all, we hope that each member of the dance community will independently assert his or her right to activity, be considerate of the right to survival of his or her colleagues, and further make concessions and sometimes unite for the development of the entire dance ecosystem.


I sincerely support and support 〈Action Solidarity for the Independent Dance Ecosystem〉. Like wild flowers blooming silently in the sky, there are countless precious members in the dance ecosystem who quietly perform their roles. I hope that public institutions such as the Arts Council Korea and th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will play a more fulfilling role so that these people, who have no choice but to spread their art on their own like dandelion seeds, can firmly take root and work here and now.

                     

 

Written by Jang Seung-heon (Performance planner, Director of Professional Dancer Support Center)

Photos provided by Action Solidarity for the Independent Dance Ecosyst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