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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소리와 몸짓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국립남도국악원 개원 20주년 기념 “한국을 가슴에 품다"

 

서울국립국악원에서 단체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유난히도 무더웠던 2024년 8월 14일 여름밤 필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운무용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도착한 각 나라의 전통예술단원들과 함께 국립남도국악원(이하 남도국악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남도국악원 개원 20주년 기념 공연 준비를 위해 합숙훈련을 하기 위해서이다. 필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학하던 시절 소운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 매년 여름 남도국악원을 방문하여 집중훈련을 받아온 무용단은 10여 년의 시간을 거쳐 이번 행사에 특별 초청되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무용단의 성장을 지켜보며, 필자는 책임감과 기대감 속에서 다시 함께 무대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서울행 버스 안에서 소운무용단  ⓒ소운무용단 제공

 


국립남도국악원의 해외동포 및 국악단체 연수사업: 〈모국체험- 한국을 가슴에 품다〉


남도국악원은 2006년부터 해외동포 및 국악단체 초청 연수사업 〈모국체험- 한국을 가슴에 품다〉를 진행해 왔으며, 이는 지금까지 19개국 85개 단체에서 2,198명이 참가한 남도국악원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이다. 올해는 개원 20주년을 기념하여, 연수에 참가했던 단체들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5개 단체(러시아 모스크바 전통소리 맥,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운무용단, 미국 뉴욕 한국공연예술센터, 에스토니아 아리랑무용단, 헝가리 민들레)를 초청하여 서울, 남도, 부산국악원에서 순회공연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했다.


초청공연의 일정은 8월 14일 입국 후, 남도국악원에서 5일간 공연 준비를 거쳐, 8월 21일(수) 국립국악원 예악당, 8월 24일(토) 남도국악원 진악당, 8월 28일(수) 부산국악원 예지당에서 3회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례적으로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된 강도 높은 연습에, 한국의 여름 기후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전문 예술인들이 아니기에 짧은 시간에 각기 다른 무대에 적응하며 공연하는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단체별로 배정된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그들은 이미 연수에서 배웠던 남도국악원 작품들을 다듬어 나갔다. 



남도국악원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필자와 단원들 ⓒ소운무용단 Nina Silaeva 제공

 


무엇이 우리를 계속 춤추게 하는가?


이번 초청프로그램에 소운무용단은 대표 알렉산드라 김을 비롯해 잔나 김, 스베틀라나 라브리쉐바, 니나 실라예바, 마리나 리, 나탈리아 파루소바, 레기나 미츠케비치, 올가 안티포바, 엘리자베타 코로트카야 그리고 필자까지 10명이 참가했다. 남도국악원 무용단 전여경 선생이 무용단의 작품지도를 맡았다. 전여경 선생은 2012년 무용단이 처음 남도국악원의 모국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배운 〈부채춤〉에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요소들을 가미하여 한층 더 새롭고 수준 높은 작품으로 재구성하였다. 그동안 단원들은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남도국악원을 방문해 왔지만, 이번에는 특별 초청을 받아 정식 국악원 무대에서 공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열정적으로 연습에 임했다. 모두들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새로운 동작을 완벽하게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외국에서 한국 전통공연예술을 배우는 것은 여러 가지 제약으로 어려운 일이기에 실력을 떠나 해외에서 열심히 우리 전통예술을 연마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출연자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단기간에 압축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과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국적도, 언어도, 민족도, 직업도, 모두 다른 우리가 계속해서 한국춤을 추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공연 준비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전 출연자가 함께 출연하는 첫 작품 〈여는굿〉ⓒ국립국악원 제공

 


공연은 러시아 모스크바 전통소리 맥을 필두로 전 출연자가 함께하는 〈여는굿〉으로 포문을 열었다. 뒤이어 헝가리 국악앙상블 민들레의 〈사물놀이〉, 에스토니아 아리랑무용단의 〈매향무〉, 미국 뉴욕한국공연예술센터의 〈소고춤〉, 러시아 소운무용단의 〈부채춤〉, 전통소리 맥과 뉴욕한국공연예술센터의 공동작품 〈판굿과 소고놀이〉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소운무용단의 〈부채춤〉 ⓒ국립국악원 제공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국문화교육센터 ‘난’과 소운무용단


러시아 제2의 도시이자 문화예술의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러시아 법무부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 한국문화교육센터 ‘난(蘭)’(이하 센터 난)은 1995년 고려인들이 잃어버린 조상들의 문화를 되찾기 위한 한글 반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언어만으로는 문화 교육에 한계를 느낀 회원들의 요구에 ‘아리랑 문화교실’ 아래 사물놀이 팀 ‘한누리’(2001), 전통무용단 ‘소운’(2003)이 조직되었고, 한지공예반(2005), 어린이무용단(2009-2013), 실버무용단 ‘아름이’(2016), 한복클럽(2021), K-POP 댄스팀(2023) 등 한국문화를 매개로 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처럼 센터 난은 30년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디아스포라뿐만 아니라 현지 사회에서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홍보하고 보급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단체이다.


소운무용단은 2003년에 정주미 선생의 제자인 유학생 천현영과 4명의 고려인, 1명의 러시아인이 모여 시작되었다. 2004년 8월에는 한 달간 정주미 선생에게 재인청 춤연수를 받으며 전통춤의 기초를 다졌다. 2006년 필자가 부임하면서 정기 수업과 공연을 통해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2013년부터 무용단은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하며, 남도국악원 연수와 더불어 필자가 러시아를 오가며 활동을 이어왔다. 코로나 이후, 여러 정치적인 이슈로 러시아와의 실질적인 교류가 어려웠던 시기를 지나 그동안 간헐적으로 줌을 통한 원격수업 등으로 교류했다. 그동안 단원들 사이에는 세대교체가 있었고, 많은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했다.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향유자도 소비자도 더 이상 한국인이나 디아스포라에 국한되지 않은 시대가 온 지 이미 오래다. 센터 난과 무용단의 구성원들도 동포들보다는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러시아인들이 과반수를 차지한다.


 

소운무용단을 지도한 전여경 선생과 함께  ⓒ국립국악원 제공

 

 

한국 전통 공연예술의 저변 확대와 현지 지역사회 공헌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문화예술단체는 이주 경험과 문화적 혼종성을 예술로 표현하며,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자신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하고, 외부와 소통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들은 예술을 통해 고유한 역사적 경험과 정체성을 표현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그들의 문화를 재해석하며, 정체성 혼란이나 차별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다른 공동체와의 소통을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라는 사회적 역할도 수행한다. 2010년 이후 러시아에 본격적인 한류의 확산이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한-러 교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센터 난과 소운무용단은 한국 전통춤과 음악을 통해 한국문화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전파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예술을 통해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탐구하고 재해석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남도국악원은 약관(弱冠)을 맞아, 그동안 해외 동포 및 국악 단체를 대상으로 한 초청 연수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동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다양한 국가의 동포들에게도 관심을 확장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전통 공연예술을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과 안정에 기여하며, 외국인 전문 강사 양성 프로그램과 외국인을 위한 체계적인 전통예술 교육 시스템 구축에 대한 비전을 고민할 시점이라 생각된다.


이번 특별 초청공연이 20년간 소운무용단이 외국에서 전통을 지켜온 노력에 조금이라도 보상이 되어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고, 한국의 전통 예술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문화예술단체로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남도국악원을 방문하는 여러 해외 국악단체들의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힘든 일정 속에서 모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든 출연자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훌륭히 이끌어 주신 국악원의 모든 구성원들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남도국악원 진악당 공연 후 커튼콜 ⓒ국립국악원 제공

  

한국을 가슴에 품다 웹전단  ⓒ국립남도국악원 제공

 


글_ 양민아 (전 소운무용단 예술감독, 중앙대학교 중앙사학연구소 연구교수)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Stories of people communicating with the world through Korean sounds and gestures 

: Special invitation performance by overseas Koreans and traditional Korean music groups to commemorate the 20th anniversary of the opening of the National Namdo Gugak Center  “Holding Korea in Your Heart”



On an unusually hot summer night on August 14, 2024, I boarded a bus headed to the National Namdo Gugak Center (hereinafter referred to as the Namdo Gugak Center) with members of traditional art groups from each country who had arrived in Korea as a member of the Soun Dance Troupe from St. Petersburg, Russia. This was to prepare for a performance commemorating the 20th anniversary of the opening of the Namdo Gugak Center. When I was studying abroad in St. Petersburg, I worked as the artistic director of the Soun Dance Troupe. The dance troupe, which has been visiting the Namdo Gugak Center every summer since 2012 to receive intensive training, was specially invited to this event after more than 10 years. Watching the growth of the dance troupe that we have been together for a long time, I decided to prepare the stage together again with a sense of responsibility and anticipation.


National Namdo Gugak Center’s overseas compatriots and traditional music group training program: 〈Experience the Motherland - Embracing Korea in Your Heart〉


Since 2006, the Namdo Gugak Center has been conducting the overseas compatriots and traditional music group invitation training program 〈Experience the Motherland - Embracing Korea in Your Heart〉, which has been one of the main projects of the Namdo Gugak Center with 2,198 participants from 85 groups in 19 countries. This year, in celebration of the 20th anniversary of the opening, the five most active groups (Moscow Traditional Music of Russia, St. Petersburg Soun Dance Company, New York Korean Performing Arts Center, Estonia Arirang Dance Company, Hungary Dandelion) that participated in the training were invited to tour performances at Seoul, Namdo, and Busan Gugak Center to introduce their achievements.


The schedule for the invited performances was as follows: After entering the country on August 14, after five days of performance preparation at Namdo Gugak Center, three performances were scheduled: August 21 (Wednesday) at the National Gugak Center Yeakdang, August 24 (Saturday) at Namdo Gugak Center Jinakdang, and August 28 (Wednesday) at Busan Gugak Center Yejidang. It was not easy for the foreigners, who were not familiar with Korea’s summer climate, to adapt to different stages and perform in a short period of time due to the intense practice in unusually hot weather. However, under the guidance of the teachers assigned to each group, they refined the works of the Namdo Gugak Center that they had already learned in training.


What keeps us dancing?


In this invitation program, 10 members of Sowoon Dance Company participated, including the representative Alexandra Kim, Zhanna Kim, Svetlana Lavrisheva, Nina Silaeva, Marina Lee, Natalia Parusova, Regina Mitskeevich, Olga Antipova, Elizaveta Korotskaya, and the author. Jeon Yeo-gyeong, a teacher at the Namdo Gugak Center Dance Company, was in charge of directing the dance company's works. Teacher Jeon Yeo-gyeong reconstructed the “Fan Dance” that the troupe learned when they first participated in the Namdo Gugak Center’s motherland experience program in 2012 into a newer and more advanced piece by adding dynamic and splendid elements. The troupe had previously visited the Namdo Gugak Center to participate in training programs, but this time, they felt a great sense of responsibility to perform on the official Gugak Center stage after receiving a special invitation, and they practiced passionately. They all worked hard to perfectly master the new movements until close to midnight. Learning Korean traditional performing arts abroad is difficult due to various restrictions, so it was surprising that they were practicing our traditional arts overseas, regardless of their skills. Through this opportunity, the performers were able to gain compressed and intensive training and diverse stage experience in a short period of time. The question “What is the driving force that keeps us dancing Korean dance despite our different nationalities, languages, ethnicities, and occupations?” never left their minds while preparing for the performance.


The performance opened with 〈Yeo-neun-gut〉, led by the Moscow Traditional Music Festival of Russia, and performed by all the performers. It was followed by 〈Samulnori〉 by the Hungarian traditional music ensemble Mindeulle, 〈Maehyangmu〉 by the Estonian Arirang Dance Company, 〈Sogochum〉 by the New York Korean Performing Arts Center, 〈Buchaechum〉 by the Russian Soun Dance Company, and 〈Pangut and Sogo-nori〉, a joint work by the Traditional Music Festival and the New York Korean Performing Arts Center, bringing the show to a grand close.


The Korean Cultural Education Center "Nan" and Soun Dance Company in St. Petersburg, Russia


The Korean Cultural Education Center "Nan" (hereinafter referred to as Center Nan), a non-profit private organization registered with the Russian Ministry of Justice located in St. Petersburg, the second largest city in Russia and the capital of culture and arts, started in 1995 as a Hangul class for Koryo people to recover the culture of their lost ancestors. However, in response to the demands of members who felt that language alone was limited in cultural education, the Samulnori team "Han Nuri" (2001) and the traditional dance company "Soun" (2003) were organized under the "Arirang Cultural Classroom," and various activities using Korean culture as a medium were carried out, such as the Hanji Crafts Class (2005), Children's Dance Company (2009-2013), Silver Dance Company "Areumi" (2016), Hanbok Club (2021), and K-POP Dance Team (2023). In this way, Center Nan is an organization that has been making great efforts to promote and spread the beauty of Korean culture in the diaspora as well as the local society in St. Petersburg for 30 years.


The Soun Dance Company was started in 2003 by Cheon Hyeon-yeong, a student of Jeong Ju-mi, and 4 Korean-Russians and 1 Russian. In August 2004, I received a month-long training in traditional dance from Jeong Ju-mi and laid the foundation for traditional dance. When I took office in 2006, I expanded the repertoire and worked to improve my skills through regular classes and performances. Since 2013, the dance company has been on its own path, and I have continued my activities by traveling to Russia in addition to training at the Namdo Gugak Center. After COVID-19, there was a period when actual exchanges with Russia were difficult due to various political issues, but we have been exchanging intermittently through remote classes via Zoom. During this time, there has been a generational change among the members, and many new faces have joined. It has been a long time since the enjoyers and consumers of traditional Korean performing arts were no longer limited to Koreans or the diaspora. The majority of the members of the Center Nan and the dance troupe are Russians who are interested in Korean culture rather than compatriots.


Expanding the base of traditional Korean performing arts and contributing to local communities


Korean cultural and artistic groups operating overseas express their migration experiences and cultural hybridity through art, and serve as important mediators for diaspora communities to maintain their culture and identity and communicate with the outside world. They express their unique historical experiences and identities through art, reinterpret their culture in new environments, sublimate identity confusion and discrimination into art, and also play a social role in improving social awareness through communication with other communities. Since 2010, the full-scale spread of the Korean Wave in Russia has begun, but in a situation where Korea-Russia exchanges have become difficult due to COVID-19 and the Ukraine-Russia War, the Center Nan and Soun Dance Company are spreading Korean culture in St. Petersburg through traditional Korean dance and music. Their activities are contributing to preserving and passing down traditional culture through art, and exploring and reinterpreting identity based on various cultural backgrounds.


As the Namdo Gugak Center approaches its young age, it should expand its interest to not only overseas compatriots but also compatriots from various countries living in Korea based on its successful experience in operating invitation training programs for overseas compatriots and gugak groups. In addition, it is time to consider a vision for contributing to the development and stability of the local community through traditional performing arts, and establishing a program for training foreign professional instructors and a systematic traditional arts education system for foreigners.


We hope that this special invitation performance will be a small reward for the efforts of the Sowoon Dance Company to preserve its traditions overseas for 20 years, and will serve as an opportunity for the company to become more active in the future and grow into a cultural and artistic group that conveys the beauty of Korean traditional art. We also hope that it will become a role model for many overseas traditional music groups visiting the Namdo Gugak Center. Lastly, we would like to congratulate and thank all the performers who successfully completed all the performances despite their difficult schedules, and all the members of the Gugak Center who led this program well behind the scenes.



Written by Yang Mina (Former Artistic Director of the Sowoon Dance Company,

Research Professor, Central Institute of History, Chung-Ang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