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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니버설발레단 40년: 역사, 공헌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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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11-2 (2024.11.20.) 발행

글_김수인(무용이론가)

사진제공_ 유니버설발레단




우리나라 발레계의 두 기둥 중 하나인 유니버설발레단(Universal Ballet, 이하 UBC)이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심포지엄 “유니버설발레단 40년: 역사, 공헌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11월 8일 선화아트홀에서 개최하였다. 국공립이 아닌 민간단체로 40년의 역사를 가진 무용단은 UBC가 유일할 것이다. 그동안 UBC가 발레 장르를 넘어 한국의 무용계에 미친 영향을 생각할 때 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이날 행사에는 발레단 창단 멤버들을 비롯하여 역대 발레단원들과 관계자들, 선화예중·고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진 및 내빈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좌장 깅창일 낙동아트센터 개관 준비단장과 축사를 전한 이상일 평론가, 조남규 (사)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자신의 삶 속에서 UBC와 맺은 인연을 소개하였는데, 공연 후 무대 위 단원들에게 소감을 잘 전하지 못해 후회했던 기억과 〈호두까기 인형〉에 쥐 탈을 쓰고 나와 발레리노 데뷔를 했다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UBC가 무용인들에게 남긴 족적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심포지엄은 3명의 발제와 3명의 지정 토론으로 이루어졌는데, 그에 앞서 문훈숙 단장의 환영사가 있었다. UBC의 탄생부터 함께해 온 그의 환영사는 UBC의 존재를 가능케 한 고 문선명 총재와 박보희 초대 이사장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진행되었다. 문훈숙 단장은 당시 박보희 초대 이사장의 비전을 일컬어 “돈키호테 같은 꿈”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때부터 현재까지 불가능할 것이라는 꿈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루어내었음을 설명하였다.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를 예술감독으로 모셔와 〈백조의 호수〉를 1년 만에 공연한 일, 북미 투어 공연을 위해 풀 질러드 프로덕션과 접촉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했음에도 발레단의 실력을 보여주어 담당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한 일 등은 그간의 역사와 명성이 공으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하였다.



첫 번째 발제는 문애령 평론가의 「유니버설발레단 40주년사의 의미와 가치」였다. 그는 40년의 역사를 4개의 시기로 구분하였는데, 크게 ‘한국 발레를 정립한 창단기(1984-1997),’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예술감독 취임과 국제적 명성 확립기(1998-2006),’ ‘현대발레와 드라마 발레 수입, 그리고 대중 친화적 확장기(2007-2016),’ ‘한국적 레퍼토리 강화, 그리고 ’유니버설‘한 발레단 계획기(2017-현재)’로 구성된다. 각 시기의 주요 인물과 공연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지적하였으며, 특히 한국 발레계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논평하였다. 결론에서 문애령 발제자는 발레단의 성취와 한국 발레계에의 영향이 관계자들의 노력뿐 아니라 종교 재단의 후원인 것이 특기할 만하다고 지적하였다. 동시에 국가의 지원을 요청하는 문훈순 단장의 말을 인용하며 이후 UBC가 변화를 겪을 것임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는 정옥희 이화여자대학교 무용학 연구소 연구교수가 「네 가지 키워드로 본 유니버설발레단의 성취와 공헌」을 논의하였다. 먼저 체계성에 있어 학교-발레단-극장으로 연계되는 전문성 강화와 선진적 무용 단체 운영 체계를 지적하였다. 다음으로 예술성에 있어 고전 레퍼토리의 정통성과 완성도 추구뿐 아니라 한국적 발레 레퍼토리를 구축하고 더불어 모던/컨템퍼러리 발레까지 다각적인 레퍼토리를 포용했다고 설명하였다. 셋째, 국제성에 있어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해외 공연 투어를 실행하였으며, 넷째 대중성에 있어 기획과 홍보 전략, 대중적 레퍼토리 개발, 사회적 공헌에 힘썼음을 논평하였다.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성취 뒤에 그것이 가능하게 한 인프라가 곧 한국 발레계의 소중한 자산임을 강조하였다.


세 번째 발제는 한정호 에투알 클래식&컨설팅 대표의 「우리는 언제나 유니버설발레단의 미덕을 알았다: 해외 저명 발레단 재정구조를 통해 본 UBC의 지속가능에 대해」였다. 발제자는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English National Ballet), 샌프란시스코 발레(San Francisco Ballet), 일본 K 발레단(K-Ballet Tokyo)의 현황과 재정구조를 분석하여 각 발레단이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꾀한 전략들을 소개하였다. 이에 따르면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는 정부 보조금과 웨스트민스터 구청 등의 기부금과 공연장 간 거래 공연권 수익, 그리고 부동산 개발 연계 기금 투자 운용이 주요 재정을 뒷받침해 주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발레는 공공재원 없이 사적 기부금 유치와 투자 운용, 지역 사회와의 유기적 교류, 일본 K-발레단은 TBS라는 방송사 지주회사와의 업무 제휴와 미디어 관련 파생상품으로 사업 다각화라는 점들이 주요한 재정구조로 파악되었다. 발제 말미에 UBC에 관한 시사점으로는 발레 제작 관련 전문 기업으로 주식회사 형태의 효율성을 점검할 만하다고 제안하였다.





지정 토론에는 각각 장지영 국민일보 선임기자, 박재홍 (사)한국발레협회 회장, 김수현 SBS 보도국 부국장이 참여하였다. 발제에서 미처 다 포함하지 못한 주요 인물과 한국 발레계에의 영향이 주로 언급되었다.


전체적으로 심포지엄은 학술적인 토론이라기보다는 UBC가 지난 40년간 이룬 성취에 대해 되돌아보고 그간의 업적을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UBC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도 피력되었다. 특히 지난 업적들을 가능케 했던 종교 재단과의 관계 변화와 최근 설립된 서울시립발레단과의 역학 관계는 UBC의 변화를 예상할 수밖에 없게 한다. 발제와 토론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듯이 발레란 돈이 많이 필요한 예술이다. 때문에 유럽처럼 국가적 지원이 있거나, 미국처럼 사적 기부가 간접적으로 세금 혜택을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민간 기업이 수준 높은 공연을 장기간 지속하기 어렵다.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발레에 대한 수요와 인식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발레 댄서들의 고용 형태도 지난 세대와는 달리 기간이 단축되어 고용불안은 만성적인 것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발레단의 지속가능성은 “티켓 혹은 작품이 팔릴 것인가”와 “지원 혹은 후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두 가지 질문 속에 놓여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발레는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돈키호테의 꿈으로 지난 40년 간 UBC의 역사를 만들어 왔기에, 불안하고 힘든 현재의 상황에서 발레단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Focus

Vol.111-2 (2024.11.20.) Issue

Written by Kim Su-in (Dance Theorist)

Photo provided by Universal Ballet Company



What does ballet live for?: “40 Years of Universal Ballet: History, Contributions, and Sustainable Future”



Universal Ballet (UBC), one of the two pillars of the Korean ballet world, celebrated its 40th anniversary this year and held a symposium to commemorate the occasion, “40 Years of Universal Ballet: History, Contributions, and Sustainable Future,” at Seonhwa Art Hall on November 8. UBC is the only private dance company with a 40-year history, not a public one. Considering the influence UBC has had on the Korean dance world beyond the ballet genre, it is meaningful to commemorate and celebrate this. The event was attended by founding members of the ballet company, former members, officials, students and parents of Seonhwa Arts Middle and High School, faculty, and guests, making it a great success. The chairman, Ging Chang-il, the director of the Nakdong Arts Center opening preparation team, and critic Lee Sang-il and the chairman of the Korea Dance Association, Cho Nam-gyu, introduced their connections with UBC in their own lives. They vividly conveyed the traces UBC has left on dancers by talking about their regrets for not being able to properly convey their feelings to the members on stage after the performance and the episode of debuting as a ballet dancer wearing a mouse costume in 〈The Nutcracker〉.


The symposium consisted of three presentations and three designated discussions, and before that, there was a welcoming speech by Director Moon Hoon-sook. Having been with UBC since its inception, his welcoming speech expressed gratitude to the late Reverend Sun Myung Moon and the first director, Park Bo-hee, who made UBC’s existence possible. Director Moon Hoon-sook described the vision of the first director, Park Bo-hee, as a “Don Quixote-like dream,” and explained that from then until now, she has repeatedly achieved dreams that seemed impossible. The fact that Oleg Vinogradov was brought in as artistic director and 〈Swan Lake〉 was performed in just one year, and that the company was rejected by Fuller Productions for a North American tour, but then showed the ballet company’s skills and signed a contract with the agency in charge, shows that the history and reputation were not earned on merit.


The first presentation was 「The Meaning and Value of the 40th Anniversary of Universal Ballet」 by critic Moon Ae-ryeong. She divided the 40-year history into four periods, which are largely composed of “the founding period that established Korean ballet (1984-1997),” “the period of Oleg Vinogradov’s appointment as artistic director and establishing international reputation (1998-2006),” “the period of importing modern ballet and dramatic ballet, and expanding to be more user-friendly (2007-2016),” “the period of strengthening the Korean repertoire, and planning a ‘universal’ ballet company (2017-present).” The key figures and performances of each period were introduced, their significance was pointed out, and events that had a significant impact on the Korean ballet world were especially commented on. In conclusion, presenter Moon Ae-ryeong pointed out that it is noteworthy that the achievements of the ballet company and its influence on the Korean ballet world were not only due to the efforts of those involved, but also to the support of religious foundations. At the same time, she quoted Director Moon Hoon-soon’s words requesting national support, suggesting that UBC will undergo changes in the future.


The second presentation was by Professor Jeong Ok-hee of the Dance Research Institute at Ewha Womans University, who discussed 「The Achievements and Contributions of the Universal Ballet Company as Seen through Four Keywords」. First, in terms of systematization, she pointed out the strengthening of professionalism linked to the school-ballet company-theater and the advanced dance organization management system. Next, she explained that in terms of artistry, in addition to pursuing the authenticity and perfection of the classical repertoire, they built a Korean ballet repertoire and embraced a diverse repertoire that included modern/contemporary ballet. Third, in terms of internationality, it established an international network and actively conducted overseas performance tours, and fourth, in terms of popularity, it commented on the efforts made in planning and promotional strategies, development of popular repertoire, and social contribution. It emphasized that the infrastructure that made the splendid achievements shown on stage possible is a valuable asset of the Korean ballet world.


The third presentation was by Han Jeong-ho, CEO of Etoile Classic & Consulting, titled 「We Always Knew the Virtues of Universal Ballet: UBC’s Sustainability Seen Through the Financial Structure of Renowned Overseas Ballet Companies」. The presenter analyzed the current status and financial structure of English National Ballet, San Francisco Ballet, and K-Ballet Tokyo, and introduced the strategies each ballet company has devised to continue operating. According to this, the English National Ballet is supported mainly by government subsidies, donations from Westminster Borough, revenue from performance rights transactions between performance venues, and investment management of real estate development-related funds. San Francisco Ballet is mainly supported by private donations and investment management without public funds, organic exchanges with the local community, and Japan K-Ballet Company is diversified by business partnerships with TBS, a broadcasting company holding company, and media-related derivatives. At the end of the presentation, it was suggested that UBC should examine the efficiency of a stock company as a specialized ballet production company.


Jang Ji-young, senior reporter at Kukmin Ilbo, Park Jae-hong, president of the Korea Ballet Association, and Kim Soo-hyun, deputy director of the SBS news department, participated in the designated discussion. Key figures who were not included in the presentation and their influence on the Korean ballet world were mainly mentioned.


Overall, the symposium was more about looking back on UBC’s achievements over the past 40 years and celebrating its achievements than an academic discussion. However, on the other hand, curiosity about UBC’s future was also expressed. In particular, the change in the relationship with the religious foundation that made the past achievements possible and the dynamic relationship with the recently established Seoul City Ballet make it inevitable to anticipate changes at UBC. As repeatedly mentioned in the presentation and discussion, ballet is an art form that requires a lot of money. Therefore, unless there is national support like in Europe or private donations indirectly receive tax benefits like in the United States, it is difficult for private companies to sustain high-quality performances for a long time. At the same time, the demand for and perception of ballet are changing worldwide. Unlike the previous generation, the employment period for ballet dancers has been shortened, and job insecurity has become chronic. In this situation, the sustainability of the ballet company lies in two questions: “Will tickets or works be sold?” and “Will support or sponsorship be available?” How can ballet survive in a neoliberal system? Since the history of UBC has been created over the past 40 years with the dream of Don Quixote that “seemed impossible to achieve,” we cannot help but pay attention to how the ballet company can survive in the current uncertain and difficult situ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