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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리서치

안무가 정다슬 ‘의심·관계·여성·시노그라피’



현재가 교차하는 질문을 던지는 안무가.




정다슬이 꼽은 안무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4가지 키워드는

의심·관계·여성·시노그라피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안무를 하고 있는 정다슬입니다. 저는 안무 행위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구조와 요소를 질문하고 탐구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2021〈정다슬파운데이션 소장품전〉 ⓒHyunwooCho

첫 번째 키워드는 “의심”

저의 출발점은 안무라는 행위가 가지고 있는 고정적인 개념이나 관념들을 의심하는 것부터 시작되는데요. 안무라는 행위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고요. 또 어떻게 안무가 확장될 수 있는지 혹은 안무이지 않은 행위들을 얼마만큼 포섭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고 질문이에요. 결국은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그리고 다르게 바라보는 지점에서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우리는 안무 혹은 그 안팎에 있는 개념들에 대해서 A는 B라는 식의 고정된 정의를 내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안무가 고정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고정된 형태와 모습, 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되면서 동시대적이고 사회 문화적인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쓰이고 또 다양하게 읽히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가능하면 안무를 정의할 수 없는 개념으로, 그 안의 가능성 혹은 잠재성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 자체로 받아들이려 해요. 


2019 <인용무-움직임들의 움직임> ⓒSang Hoon Ok

두 번째 키워드는 “관계”

작업 과정 안에서는 다양한 층위의 관계들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저의 역할과 다른 참여자들과의 관계를 의미할 수도 있고, 전체 참여자들의 촘촘한 관계망 안에서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될 수도 있고, 모두가 작업에 임하는 태도에 대한 의미일 수도 있어요. 저는 작업 과정 안에서 서로 소통하며 다양한 의견들이 제안되고 또 서로 신뢰하는 태도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발생하는 작은 아이디어일지라도 분명히 저의 작업이 나아가는 방향과 도착하는 목적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공공하는 몸 1.> ⓒ금시원(qinxione)

세 번째 키워드는 “여성”

주체로서의 여성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이는 소수와 약자에 대한 관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저 또한 여성으로서, 아시안으로서, 퍼포머로서 그리고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 경험했던 상황에서 느꼈던 것들이 작업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것 같아요. 이러한 부분이 전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을 대변하거나 혹은 상징하는 언어나 기호들이 자연스럽게 담겨있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2015 〈Dusty Old Things〉 ⓒAgaveInteercambio


네 번째 키워드는 “시노그라피”

공연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일시적이고 기이하게 존재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시노그라피(scenography)’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는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그 (공기) 안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제 작업에서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중점적으로 풀어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현장 공연뿐만 아니라 필름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결국 큰 틀에서 보면 창작 과정을 거친 결과물의 전체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안무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모두 어떤 이미지에 시간성을 부여하고 어느 정도의 스케일로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는 작업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평면과 입체라는 차이는 있지만 현장 공연에서도 무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글_ 서현재(에디터)
사진제공_ 정다슬